[Opinion] 바로 건너편, 낯선 북한에 대하여 [문학]

영화와 문학으로 만나는 북한
글 입력 2016.09.1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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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기간이 다가와서인지,
혹은 요즘들어 북한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인지
종종 요즘 TV를 틀어보면, 탈북자에 관한 이야기나
이산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보입니다.

우리는 늘 이렇게 매체를 통해서 북한의 모습을 보지만
실제로 그들은 꽤나 가까운 곳에서 숨쉬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지방 구석 구석을 들리고 오면
우리 나라가 참 좁구나 하는 것을 몸소 다시 실감하게 되는데,
이렇게 좁은 나라에서 바로 얼마 안가 건너편에 있는 북쪽은
전혀 알 수 없는 공간이라는게, 섭섭하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낯선 공간인 북한에 관한 영화, 책들이 많이 등장하고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이겠죠?

물론, 정치적으로는 북한이라는 나라는
참 좋게만 볼 수 없는 이웃임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땅 위에서 하나 하나 숨쉬고 있는 사람들은
때로는 소박하기도 하고 강직하기도 한 사뭇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입니다.

막연한 '북한'이라는 집단에 대한 적대감을 없애고 보면
그 공간 위에서 외치는 북한 사람들 개개인의 몸부림이
그들의 어쩔 수 없는 아우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들려옵니다.

이런 북한에 대해 다룬 다양한 영화가 있지만
북한 군인에 대해 다룬 영화중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공동경비구역 JSA'가 아닐까 합니다.


2.PNG

 
북한군과 남한군의 스릴넘치면서 유쾌한 만남,
그리고 결국 이어지는 비극은 갈라진 한반도를 더욱 원망스럽게 만듭니다.
'군인' 또는 '북한'이라는 큰 범주에서 벗어나 개개인을 들여다보면
결국은 웃고 화내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인데,
영화에서 맞이하는 그들의 비극적인 운명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이런 비극적인 운명이 실제로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실제의 시나리오 라는 것이 씁쓸합니다.

또, 이후에 가장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중에 가장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단연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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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뮤지컬로까지 리메이크 되고 있는 이 영화는
원래 웹툰에서 시작한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북한 군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특히 북한의 간첩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남한의 사람들에게 잘 어우러져 사는 간첩들의 모습이
익살스럽기도 하고, 결국은 간첩이라는 사실이 떠올라 짠 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도 마찬가지로 비극적인 결말로 끝이나는데,
처음에는 극 중 주인공의 아픔에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다가도
나중에는 이럴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야기한 그어진 38선을 원망하며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이렇게 마음을 일렁거리게 하는 북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외에도
북한을 그리고 있는 책 역시도 존재합니다. 특히 얼마전 출판관 책으로,
앞선 영화처럼 북한군에 대해 다룬 책,
'각하, 죽은 듯이 살겠습니다' 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1.PNG
 
[구광렬 장편소설 - '각하, 죽은 듯이 살겠습니다']


책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북한 무장공비들이 남한으로 침투해 오는데, 그 중 몇명을 포로로 잡아
남한의 군으로 만들어 역으로 북으로 침투해 들어갑니다.
그 과정에서 작전을 맡은 대위 '한창욱'의 일기,
그리고 한창욱과 함께하는 북한의 공비들의 이야기는
북한을 친근한 이웃으로 느끼게 합니다.

책속에서 즐겁게 떠들기도 하고 남한의 한 여인에게 가슴떨려하기도 하는 풋풋한 그들이
자신의 조국을 향해 총구를 돌려 겨누어야 하는 그들의 심정은
우리가 함부로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역으로 북으로 올라가는 그들의 노선을 숨죽이며 따라가다 보면
과연 우리가 원망하는 대상은 무엇인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건지
의문점을 제기하게 됩니다.

이렇게 북한에 대해 다룬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다보면
북한군에게도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그런 북한을 겨누는 남한군에게도 연민이 느껴집니다.
또한, 동시에 우리가 원망해야 할 대상은 정작 과거에 남겨진 한반도의 상처와 조각난 땅인데
피를 타고 지금까지 전해진 분노로 막연히 서로를 원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라도 문학과 영화를 통해 북한과 남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다 보면,
의미없는 총성을 울리며 서로를 적대시 하지 말고
베를린 장벽이 자연스레 무너졌듯, 한반도에 그어진 굵은 선이
자연스레 사라지기를 바라게 됩니다.
낯설고 때로는 무서운 북한이지만
 글과 영상을 통해서 한번 그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전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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