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되짚어보는 고전의 가치 - ‘벤허’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9.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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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허포스터.jpg


 1959년 아카데미상에서 12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11개의 수상기록을 남긴 명작 ‘벤허’가 리메이크로 돌아왔다. 약간의 각색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는 비슷했다. 로마가 유대를 다스리던 시대. 예루살렘의 왕족으로 살고 있던 ‘유다 벤허’. 벤허에게는 입양된 로마인 형이 있었는데 그가 ‘메살라 세베루스’였다. 형제는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며 성장했지만, 태생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열등감이 메살라를 괴롭게 했고, 결국 그는 로마 군대로 입대해 부와 명성을 거머쥐게 된다. 장군이 되어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메살라는 당시 로마 총독인 본디오 빌라도를 모시게 되는데, 벤허의 집을 지나는 순간 벤허가 보살펴주던 반 로마세력의 소년이 빌라도에게 화살을 쏜다. 빌라도는 죽지 않았지만, 이 일로 벤허의 가족은 처벌을 받게 된다. 벤허는 로마의 전함에서 노를 젓는 노예로 살아가게 되는데, 전투의 혼란을 틈타 배를 탈출한다. 표류 끝에 닿은 육지에서 벤허는 일더림을 만난다. 전차경주를 통해 돈을 버는 상인 일더림은 말을 잘 아는 벤허에게 자신의 말을 맡기고 신뢰한다. 마침내 돌아가게 된 예루살렘에서 메살라와 벤허는 재회한다. 치열한 경주 끝에 벤허는 승리하는데, 처참하게 망가진 메살라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그토록 바란 복수의 실체를 마주한다. 나사렛 예수의 죽음을 목격하며 벤허는 참회하고, 다시 만난 형제는 그간의 증오심을 털어버리고 뜨거운 화해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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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허’라는 대작이 리메이크된 것에 대해 말들이 많다. 원작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비교는 당연히 피해갈 수 없을 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벤허’안에서 얘기하고 있는 메시지는 지금도 명확하다. 시대가 낳은 운명적 비극으로 형제는 갈라서지만, 복수를 마친 벤허의 얼굴에는 승리의 기쁨이나 성취감이 아닌 의문만이 남아있었다. 전차에서 떨어져 처참하게 망가진 자신의 형을 보며 벤허는 그것이 자신이 바란 복수였는지를 다시 생각한다. 영화에 전면으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나사렛 예수의 존재는 중요하다. 그가 자신의 평생을 바쳐 증명하려고 한 사랑의 가치가 벤허를 참회시켰기 때문이다. 증오심으로 살아가는 것은 지옥을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피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한 것들을 나누며 서로를 아끼던 형제가 그 증오를 털어버리고 화해를 나눈 순간이 마음을 울렸다.

 재개봉되는 영화들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 최신 개봉작 못지않게 재개봉된 영화들이 관객을 모으고 있다. ‘고전은 영원하다’는 말이 어불성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시대를 아울러 인간들이 추구해야할 보편적 가치를 아름답게 담아낸 고전들은 빛바랜 사진처럼 언제나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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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마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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