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사랑하는 가수 - ‘이소라’ [문화전반]

글 입력 2016.08.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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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이 에어컨을 틀어주셨다’는 우스갯소리와 어울리게 날씨가 많이 시원해졌다. 더운 여름을 몰아내듯 바람이 많이 불고, 하늘이 높아지는 계절이 다가옴을 느낄 때 듣고 싶어 지는 노래가 있다.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 간다
-이소라, 바람이 분다 1절

이소라 ‘바람이 분다’ : http://blog.naver.com/search_no3/220099600018
(‘나가수’무대는 편집이 과도하게 돼서, 윤도현의 MUST 버전입니다.)

 
나가수 이미지.jpg
 

 2011년 기성가수들의 가요 서바이벌이라는 새로운 음악 예능의 포맷을 제시하며 많은 논란을 낳았던 ‘나는 가수다’(MBC, 이하 나가수). ‘나가수’의 첫 회 첫 공연이 바로 이 노래였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2004년 발표된 이소라의 6집 ‘눈썹 달’의 수록곡으로 방송 이후 큰 호응을 얻었다. 이소라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이 노래의 가사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그녀가 참가한 ‘나가수’에서 그녀는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울렸으나, 그런 그녀의 노래는 경합이라는 성격에 어울리지 않았던지, 오래 참여하지는 못했다. 그녀의 ‘나가수’ 최고 성적은 보아의 ‘No.1’을 편곡해 부르고 얻은 2위이다.(사족이지만, 보아의 ‘No.1’을 락 음악으로 해석한 편곡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무대 이후라고 기억한다.)
 

이소라 ‘No.1’(원곡 보아) :

 
 내가 처음 이소라를 알게 된 것은 7집이 발표되고 1년 후인 2009년이었다. 당시 나는 음악프로를 챙겨보는 고1이었다. 순위에서 이소라의 이름이 보였다. 방송활동을 하지 않고, 앨범만으로 매주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가수에 흥미가 갔다. 당시 이소라의 ‘7집‘은 특이하게 전 곡의 제목을 따로 기재하지 않고 ‘Track’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2009년에는 네이버뮤직에서 선정한 ‘올해의 국내 앨범 BEST 10’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명반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소라의 감성을 이해하기 어렸던지, 내가 이소라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나가수’에서 부른 ‘바람이 분다’ 이후 였다.


이소라.jpg
 
 
 이소라가 좋았던 이유는 그 우울한 시선 때문이다. 그녀의 감성은 마냥 사랑을 순수하고, 밝고, 아름다운 것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물론 밝은 노래들도 많이 있지만 그녀의 감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안개처럼 짙게 깔린 우울한 감성이다. 그녀의 우울함은 단순히 사랑하는 연인에게 버리 받은 여인의 애처로운 감정이 아니라, 사랑하는 존재에게 사랑받을 수 없는 비참함(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사랑해서는 안되는 사람을 사랑함으로 느끼는 갈등(금지된), 사랑해도 괴로운 인간의 근본적 외로움(시시콜콜한 이야기)을 비추는 신랄한 시선이다.

 
 그녀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앨범은 8집 ‘8’(2014)이다. 이 앨범의 전 곡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발라드가 아니라, 락 장르의 음악이다. 기대와 다른 이소라의 앨범에 실망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사실 이소라는 그 동안의 앨범에서도 밴드 음악을 많이 발표했고, 그 중에 1,2곡은 강렬한 락도 있었다. 락 음악 역시 그녀는 그녀의 창법과 목소리만이 할 수 있는 노래들이 많이 있었고, ‘8’은 그런 그녀의 특성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소라 8집 타이틀 ‘난 별’ : https://youtu.be/K5_NImf9RfA

 
 이소라는 올해 초 V앱을 통해 ‘이소라 그녀 풍의 봄’을 방송한 이후, 9월 콘서트에서 신곡 발표와 더불어 정규앨범을 발표한다. 밝고, 아름다운 사랑 뒤에 가려진 이면에서 풍겨오는 우울함. 그 우울함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그녀만의 위로가 담긴 노래가 벌써 기대된다.




김마루.jpg
 

[김마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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