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늘의 예술가가 내일의 관객이라면, 연극 THE GUYS.

오늘의 예술가가 내일의 관객이라면, 무가치하고 볼품없다고, 재미 없고 감동없다고, 어느 누가 말할 수 있을까.
글 입력 2016.08.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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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달에만 4개의 연극을 봤다. 재미있는 소재의 연극보다는 극의 이후에도 오래도록 생각할 수 있는 여운있는 극들을 자주 보다보니, 오래도록 앉아있기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찰나에 만난 연극이 'THE GUYS'이다. 신개념 나이트 연극이라니, 어떤 이야기로 풀어갈지 대체 감도 안온다.

대학로 올래홀에 들어가자마자, 예쁜 언니들이 언냐, 언냐 하서 '화장실은 오른쪽 표끊는데는 왼쪽~'을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한편으로는 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극의 일부라는 생각이니 왠지 재미있었다.
극 속 4명의 주인공들은, 어떤 연극속의 주인공보다 존재감들이 대단하다. 그룹 포섬(4 SOME)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각자 삶을 들여다보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마냥 신나고 즐겁게 춤추며 시시덕거리며 살것 같은데, 각자 삶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돈을 벌며 공연을 뛰고,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오디션을 포기하기도 하는 등 벌어지는 사건 속에는 늘 사랑하는 사람과, 어려운 현실 속 결정과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특히 공연 중간중간, 나이트에서 일어나는 부킹 퍼포먼스나, 성인 나이트를 연출해내는 등의 시도는 여성 관객들로 엄청난 환호와 반응을 이끌어냈다.(실제로 관객 남녀성비의 90프로 이상을 여성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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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당 90분의 런닝타임 중 배우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거나 연기를 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것 같다. 다시 말하면 나머지의 시간동안은 거의 뛰거나 노래를 하는 식의 퍼포먼스를 하는데, 그들의 체력과 열정적인 퍼포먼스에 박수를 크게 보내고 싶었다. 엄청난 볼륨의 음악과 화려한 레이저 조명등으로 처음에는 정신없기도 하고 신이 나기도 해서 웃으면서 봤던 그들의 무대가, 시간이 갈수록 짠함과 생계유지에서부터 오는 스트레스, 서러움 등의 공감으로 웃으면서 박수를 치기가 조금 미안해지기도 하였다. 연극을 보다보니 얌전하고 정적이게, 앉아서 진지하게 보는 연극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와서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주인공들이 맡은 삶에 대한 책임에 대해 존경하며 열정에 대해 응원하며, 땀에 대해 존중하고 싶었다.

지하 무대에 있든ㅡ에어컨도 안나오는 소극장에 있든ㅡ먼지냄새 쾌쾌한 연습실에 있든간에ㅡ어디서든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예술이 될 수 있고 무대가 올려지는 곳 어떤 곳이든, 곧 예술무대가 되는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당연하게 출연진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관객이 되기도 하면서, 삶 이라는 이름의 무대를 꾸며나가는 예술가 일것이다. 오늘의 예술가가 내일의 관객이라면, 무가치하고 볼품없다고, 재미 없고 감동없다고, 어느 누가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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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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