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누구에게나 그만의 비밀이 있다. '베어 더 뮤지컬' [공연예술]

누구에게나 그만의 비밀이 있다.
글 입력 2016.08.1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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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보고 온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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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
피터 손승원
제이슨 성두섭
아이비 민경아
샨텔수녀 & 클레어 백주희


줄거리
성 세실리아 학교의 킹카인 제이슨과 비밀리에 교제중인 피터는 둘의 관계를 밝히기를 원하지만
제이슨은 이를 거부한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 오디션이 열리고
제이슨은 로미오역을, 아이비는 줄리엣 역을 맡고 아이비는 현실에서도 제이슨을 유혹한다.
그리고 제이슨은 계속 커밍아웃을 원하는 피터에게 이별을 고하고 남들과 다른 자신에 대한 오기로 아이비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 하룻밤으로 아이비는 제이슨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아이비와 제이슨, 피터의 갈등이 고조되며 성 세실리아 학생들은 피터와 제이슨의 관계를 알게 된다.
제이슨은 남과 다른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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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주제로 흥미를 끌었던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동성애라는 소재가 뮤지컬로 나오는 것은 처음 봐서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고 갔다.
베어 더 뮤지컬의  ‘베어(bare)’는 ‘모든 것이 발가벗겨지고 드러난’이라는 의미로, 제목만 봐도 이 뮤지컬의 끝을 알 수 있다.

베어 더 뮤지컬은 사람들에게 들켜서 조롱받을 것에 두려워하는 피터의 속마음이 나오면서 뮤지컬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피터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고 제이슨은 쿨하고 사교성 있는 모습을 보이길래 피터가 약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막에 모든 것이 밝혀진 후 빠르게 무너지는 제이슨의 모습을 보니 제이슨은 자신의 약함을 쿨함과 사교성으로 감추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동안 제이슨이 이 관계에 대해 얼마나 불안해 했을까, 얼마나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까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약한 사람이 무너지는 게 아닌 강해보이고자 애쓴 사람이 무너지니 그 크기가 더욱 크게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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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는 무너지지 않고 제이슨은 무너진 것은 그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 때문이었다.
피터는 수녀님에게, 제이슨은 신부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둘 다 청소년들이 기댈 수 있는 어른이지만, 이들의 방법은 아주 상이했다.
수녀님은 피터에게 신은 실패작을 만들지 않는다며 너는 이상한게 아니라고 말을 해주었지만,
고해성사를 하며 도움을 청하는 제이슨에게 신부님은 차갑게 외면하며 앞으로 틀리게 살지 않으면 신이 용서할 거라고 말을 한다.
용서를 한다는 자체가 제이슨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기에 보면서 너무 화가 났다.
신부님이 여기서 말한마디만 다르게 했어도 제이슨의 끝은 달랐을텐데...
힘이 없는 학생들이 기댈 곳은 어른뿐인데, 그것이 외면당했을 때의 두려움은 얼마나 컸을까.
결국 제이슨은 어른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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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피터와 제이슨의 얘기뿐만 아니라 아이비, 제이슨의 쌍둥이 여동생,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얘기도 나오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한데 담으려다 보니 1막은 정말 어수선했다.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이 없었는데 다행히 2막에서는 그게 좀 잡혔다.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지 않고 피터와 제이슨의 이야기에만 집중을 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뮤지컬들에 비해 기억에 남는 넘버가 전혀 없었다는 것도 아쉬웠다.

내용은 조금 아쉬웠지만 참신한 소재로 여운이 계속 남았다.
마지막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이루어 지지 못한 피터와 제이슨에게
너희는 신에게 용서받을 것이 전혀 없다고, 틀린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홍다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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