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운 심리극에 도전한다, 모놀로그 '아이(i)'

글 입력 2016.08.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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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아이(i) 리뷰
2016년 7월 27일 @대학로 연진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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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놀로그 아이(i)는 여느 대학로 연극과 비슷하게 혜화의 소극장에서 진행되었다. 공연시작 10분전부터 입장이 가능한데, 화장실이 극장 안에 있는 구조라 꽤 붐볐다. 극장 안 객석은 좌식의자를 블랙박스위에 올려놓은 구조이며 이 무더운 여름날, 적정한 온도로 하여금 나름 시원하고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극이 시작되자, 주인공 ‘민서’는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관객과 눈을 마주치고 자기를 소개한다. 이윽고 시작되는 모놀로그. ‘1인 독백’으로 진행되는 모놀로그의 특성 상, 조명을 통한 장면전환이 잦았다. 다른 배우가 등장할 것만 같은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연이 흥미롭다. 극 속의 여러 제약들을 약속으로 풀어나갔고, 배우의 연기력은 몰입에 크게 방해되지 않는다. 중간에 관객들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하는데, 건강검진권이 걸려있으니 적극적으로 참여해보시길 바란다. 또한, 공연이 끝나고 나서 배우와의 사진촬영기회도 있다. 이렇게 모놀로그 아이(i)는 기존 대학로 연극공연의 형식을 따른다.
 
  하여, 이번 공연리뷰에서는 모놀로그 아이(i)의 형식보다는 내용, 즉 어느 홀로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예상치 못한 소재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1. 어느 홀로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

   나름 스포일러지만 ‘민서’는 어린 시절 화재로 부모님을 잃었다. 본인은 화장실에 있다가 홀로 살아남게 되었고, 이후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것에 대해 트라우마로 고생한다. 주인공의 이러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품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사실은 극이 중후반에 치닫을 때 공개되기 때문에, 관객은 그즈음 가서야 ‘아~’하고 사실관계를 이해하게 된다. 홀로 남겨진 그녀는 부모님을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자책하고 더 이상 그들이 곁에 없음에 우울해한다. 이 때문인지 꿈과 현실이 별 차이가 없다고 느끼며 명대사를 남긴다. ‘자기 자신이 믿는 것이 현실이고, 믿지 않는 것이 꿈이다’라고 말이다.
  이 명대사는 적어도 필자에게는, 굉장한 의미로 다가왔다. 자신이 속해있는 것이 현실이고 바라는 곳이 꿈이라는 일반적인 의견과 대립되어, ‘신념’의 문제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녀가 어느정도 현실부정의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치만, 이 모든 개연적이고 깊은 뜻을 가진 이야기가 머릿속에 그닥 오래 자리잡지 않는다. 바로 종일 ‘변비’에 관한 이야기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2. 예상치 못한 소재

   앞서 말했듯이 이 연극은 ‘변비’를 통해 시작되고, 그것으로 끝난다. 그녀는 이 트라우마로 인해 첫사랑을 만났고, 이 트라우마가 해결될 시점에 비유적으로 새로운 사랑을 맞이한다. 연출은 ‘변비’라는 소재를 극의 관통선으로 이끄려는 의도를 드러내려 시도한다. 변비는 우리 속에 계속 머물다가 어느 순간 밖으로 배출된다. 어떠한 시련과 고통을 겪고 난 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이 흐름을 적용시켜 뭇 사람들은 절대 예상치 못할 ‘변비’라는 소재에서 연극의 주제를 뽑아낸다. 정극에서 소화하기 힘든 제재를 가지고 내면의 뜻을 표현하려고 한 의도에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극 중 계속해서 내뱉는 된소리의 단어가 몰입을 방해할 가능성을 소지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모놀로그 아이(i)를 관람 뒤 임팩트 있었던 소재 2개다. 이제 형식에 대해 간단한 리뷰를 하자면, ‘모놀로그’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끄는 극이 주변에 별로 없다. 그래서 정말로 이 배우 혼자서 연기를 하나, 하는 의문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1인극이므로 상황에 대한 의문은 당연하다. 다만, 원로배우에게도 힘든 1인극을 젊은 여성의 이야기로 풀려고 한 점에서 어느정도 제약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모놀로그 아이(i)는 연인,친구 또는 가족과도 가볍게 볼 수 있고, 형식의 새로운 시도를 확인할 수 있는 연극이다. 정체성찾기와 소통에 포인트를 맞춘 모놀로그 아이(i)는 얻고자 하는 자에게 더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공연과 함께 ‘쉬어 가기’ 어떠신지​

아트인사이트(Artinsight)의 문화초대를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고다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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