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계 3대 문학상 (2) - 노벨문학상

글 입력 2016.08.0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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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해 10월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뉴스가 있다. 바로 노벨문학상에 관한 한국 언론의 열띤 보도들이다. 1901년 르네 프랑수아 아르망 프뤼돔의 초대 수상 이래로 쭉 이어져 온 오래된 역사만큼 문학계에 있어서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시점부터 항상 시인 ‘고은’과 함께 언급되는 이름이기도 하다. 문학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거나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노벨문학상은 낯설지 않은 상이고, 역대 수상자들 중에서는 누구나 살면서 한 두 번쯤은 접해볼 수 있는 명성을 지닌 자들이 많기에 이 상이 문학계에 끼치는 영향력과 그 권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 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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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문학상은 노벨상의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 경제 등의 분야 중 하나이다. 스웨덴의 과학자이자 고체 폭탄인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것으로 잘 알려진 알프레드 베른하드르 노벨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졌다.

“이상(理想)적인 방향으로 문학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여를 한 자에게 수여하라”

  위 유언에서 알 수 있듯이 노벨문학상은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그러나 ‘이상’, ‘눈에 띄는 기여’와 같은 굉장히 모호한 기준으로 시상이 이루어진다는 지점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상이라는 의미가 그저 관념적이고 낭만적인 것에 국한되었다면 노벨문학상이 오늘날과 같은 명성을 얻기는 힘들었을 테지만 어쨌든 꾸준히 최고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주최/심사 측(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스웨덴·프랑스·에스파냐의 세 아카데미)이 나름대로 고수하고 있는 원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상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존하고 있는 작가인 점. 작품에 수상을 하는 체제가 아니기 때문에 살아서 오랜 기간 동안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한 저명한 작가일수록 유리하다. 
  둘째, 여러 개 국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작가일 것. 특히, 노벨상의 고장인 스웨덴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으면 더 좋다. (유럽 권일수록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셋째, 순문학(?)일 것. 수상자들의 작품을 보면 장르문학, 포스트모던한 경향의 문학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상금



  노벨상 수상자에겐 노벨의 초상이 새겨진 영예의 금메달과 함께 엄청난 액수의 상금이 전달된다. 상금은 노벨재단이 한 해 동안 운영한 기금 이자 수입의 67.5%를 부분 별로 나눠 나오기 때문에 액수는 해마다 변동이 있는 편. 공동 수상자가 있으면 그것을 각각 또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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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문학과 노벨문학상



  노벨문학상 시상 시즌이 되면 한국 언론에서 빠짐없이 등장시키는 인물이 있다. 시인 고은. 사실 수상자에서 탈락하는 것이 죄가 되는 것도 아닌데 그가 기자들에 의해서 의도하지 않은 책임감과 중압감을 매번 너무 크게 떠맡은 것 같아 그 시즌이 되면 마음이 괜히 불편해지는 때가 많다. (사실 한국 언론이 정말 시인 고은을 유력한 수상 후보로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그가 원로 시인인 만큼 작가의 최신 작품이나 대표작에 대한 리뷰를 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본다. 그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탈 수 있을 것인가 아닌가로 대중의 기대감만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국 현대 문학 작품이 노벨상 수상을 하지 못하는 이유에 관해 여러 주장들이 있지만 우리 작품이 해외에 많이 알려지지 않는 점이나 한글의 특수성으로 인한 번역의 문제 등은 꾸준히 제기되던 것들이다. 그러나 사실 이에 대한 반론도 정말 많다. 우리 문단 유명 작가들의 대표 작품만큼은 영미판으로 다수 번역되고 있기도 하고 한글이 갖는 정서와 관습이 특이하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언어 이전에 인간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보편적인 정서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며, 영어권 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고유함으로 상을 수상하는 작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위 문제들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바 있듯 수상자들의 주요 작품들을 보면, 이 상이 장르문학이나 포스트모던 계열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노벨문학상은 주로 인문학적인 사회 문제, 인간 문제에 관해 더 주목하는 편이라 작품 속에서 작가들이 다루는 주요한 화두가 얼마나 세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수상 작가들의 인생이나 이력을 살펴봐도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폐쇄적이라는 오해를 살만큼 지극히 개인적이고 해체적인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루는 한국 현대 문단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독서나 문학에 관한 국가적이고 국민적인 기반이 현저하게 약하다는 것도 큰 이유를 차지하기도 하고.




* 역대 수상자와 에피소드



1. 노벨문학상 수상 리스트를 살펴보면 아시아 최초 수상자인 타고르를 제외하고 1945년 칠레의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이 수상할 때까지 모든 수상자가 유럽에서 배출되었다. (동아시아 최초 수상자는 <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다.) 노벨문학상이 대륙별, 성별, 장르별 균분에 보다 더 신경을 쓰게 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라고 보면 된다.

2. 수상자 가운데 비문학 부분의 작가에는 독일 역사가 테오도어 몸젠, 독일 철학자 루돌프 오이켄,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 영국 철학자 버트런트 러셀, 영국 역사가 윈스턴 처칠 그리고 2015년 여성 수상자 벨라루스의 신문기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등이 있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 이는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 그는 노벨상 수상을 거부했다. 그가 수상을 거부했던 상황적 맥락을 살펴보면 일단 첫째로, 노벨위원회의 평가 기준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하나의 실존적 존재인데 문학적인 우수성을 갖고 왈가왈부하며 어떤 등급으로 매겨지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졌다. 작가로서의 행보에 있어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장 폴 사르트르, 라는 규정된 이름을 갖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는 그러한 영예를 안게 됨으로써 자신이 감당해야하는 노벨상 협회와의 이해관계 및 제도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아주 그다운 이유다.

3. 문학 부문 여성 최초의 수상자는 스웨덴 작가 셀마 라겔뢰프이다. 




*참고 사항 (참고 지식)

- 일단 노벨상 수여 기관에서 행해지는 심사 및 표결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11월 15일까지 최종 수상자가 결정되어야 하는데 상은 단체에도 수여할 수 있는 평화상을 제외하고는 개인에게 주도록 되어 있다. 또한, 상을 수여하는 사람들은 시상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외교적 혹은 정치적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 ‘문학상’이라는 번역으로 인해 따라 나오는 오해인데, 역사가나 철학자 등에게 이 상이 수여된다 해도 문제될 것은 없다. ‘Literature’는 문학에만 국한된 단어가 아닌 쓰는 행위가 담긴 모든 것에 관하기 때문에, 철학자나 기자, 역사가 등이 그들의 유려한 문체로 사상을 표현하는 것도 이 상을 수여받는 것이 가능하다. 




<참고 자료>



[김해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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