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OTT서비스, 영상매체의 거대한 흐름 [문화전반]

글 입력 2016.07.3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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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넷플릭스’라는 매체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인터넷(NET)과 영화(flicks)의 결합어인 넷플릭스는 간단히 말해 영화와 드라마 같은 영상 컨텐츠를 스트리밍 형태로 제공하는 업체다. 이런 형태의 서비스를 OTT(Over The Top)라 부르는데 이미 국내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넷플릭스와 가장 가까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왓챠 플레이’ 도 있으며, 통신사들 또한 스마트 tv를 통해 이용자들의 안방을 책임지고 있다. 정보화 시대의 이런 흐름은 그리 놀라운 변화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라는 거대 업체를 필두로 전세계를 잠식해 나가고 있는 OTT서비스는 영상매체를 기반으로하는 산업내에서는 생각보다 중요한 변화일 수 있다.

 
넷플릭스.jpg
 
 
뜬금없을 수 있지만 잠시 영화라는 매체가 처음 발명된 시기로 돌아가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영화의 시작은 ‘뤼미에르 형제’의 ‘시네마토그라프’로 제작한 <기차의 도착>이다. <기차의 도착>이라는 영화보다 유명한 것은 당시 사람들이 스크린 상에서 들어오고 있는 기차를 보고 실제 기차가 들어오는 것이라 착각하고 혼비백산 도망쳤다는 일화다. 이 지점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당시의 관람 방식이 현재의 영화 관람 방식과 흡사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동일한 스크린을 바라보는 형태였다는 점이다.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영화가 ‘산업’의 형태로 자리잡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이 관람 방식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거대한 산업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는 근본적으로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 산업일까? 영화라는 매체는 근본적으로 ‘임대업’에 기반하고 있다. 우리는 엄밀히 말해 해당 영화 컨텐츠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장소를 해당 시간동안 사용하겠다는 대여료’를 지불하는 것이다. 이 점을 상기해 본다면, 영화가 임대업에 기반한다는 것에 부가적인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기차의 도착.jpg
 

뤼미에르 형제와 함께 영화의 신호탄을 알린 이들은 또 있다. 바로 에디슨과 딕슨이다.(누가 발명했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지만 글의 논지에서 벗어나니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다.) 이들은 셔터를 누르면 필름 속의 대상이 움직이며 지나가는 효과가 발생하는 ‘키네토스코프’를 만들어냈다. 쉽게 말해 키네토스코프는 망원경을 들여다 보듯이 눈앞에 가까이 대고 움직이는 대상을 관찰하는 방식의 발명품이다.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가 같은 스크린을 여러명이 감상하는 형태였다면, 에디슨과 딕슨의 영화는 개인이 하나의 키네토스코프를 통해 영화를 감사하는 형태였던 것이다. 둘의 대결에서 뤼미에르 형제의 시네마토그라프가 살아남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네마토그라프가 경제적으로 보다 효율적인(여러명이 한 번에 관람 가능한 형태) 방식이었던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란 추측은 자연스럽게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산업의 시작이 두 가지의 형태로 나뉘었다는 것은 영화라는 영상매체를 산업화 할 때 가장 효율적일 수 있는 방식이 임대업 뿐만이 아닐 수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시네마토그라프.jpg

 
그리고 지금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OTT방식의 서비스들은 에디슨과 딕슨의 키네토스코프와 굉장히 닮아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키네토스코프의 개인 영화관이 다시금 급부상 한 것이다. 영화사 초기에 키네토스코프가 참패했던 이유는 효율적인 측면에서 뒤쳐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앞에서 언급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개인이 이미 스마트폰이라는 유용한 키네토스코프가 공급되어 있는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효율적인 수단은 에디슨과 딕슨의 키네토스코프일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영화제.jpg
 

OTT 서비스의 발전으로 급변하고 있는 것은 유통분야 뿐만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영화제가 급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올레 국제스마트폰 영화제’가 5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제작 분야에서도 영화관 개봉용 영화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영화들(상영시간이 짧고, 클로우즈업을 많이 쓰는)을 다량으로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넷플릭스 또한 “최종적으로 넷플릭스는 세계 최대 콘텐츠 제작사가 될 것이다.” 라며 제작 분야에서의 포부도 밝히고 있다. OTT기반 서비스는 단순히 새로운 형태의 영화 공급 방식이 아니라 100년이 넘도록 유지되어 오던 영화산업의 골조를 크게 흔들 수 있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으로 자리할지 모른다.





# 이미지출처
http://totohd77.blog.me/220598352263 (기차의 도착, 시네마토그라프)


조선호.jpg
 

[조선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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