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환기미술관 -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문화 공간]

김환기 - 자연을 담은 화백
글 입력 2016.07.25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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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 2016 환기미술관 특별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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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적한 평일 오후에 부암동에 있는 환기미술관에 다녀왔다. 이번에 미술관에 다녀오면서 부암동에 처음 가보았는데, 경사가 있는 산지에 낮은 높이의 주택이 나무와 함께 두루두루 섞여있었고, 주택마다 화분은 놓는다든지 꽃이나 여러 식물들로 꾸며져 있어서 지나갈때마다 계속 쳐다보게 되었다. 그 사이에 미술관 또한 자리해 있는데, 이 여러 낮은 건물과 산지가 어울러져 편안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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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미술관에서 3월부터 8월 중순까지 하는 특별기획전으로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를 관람하였는데, 김환기 화백의 작은 평소에 그리던 그림 부터 크기가 큰 캔버스에 담은 그림과 아내인 김향안과 나누던 연서 그리고 작업하던 도구들 까지 같이 전시되어있다.





김환기 화백환기미술관에 대해 설명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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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는 ‘예술로써 생각하고 행동하며 예술에 의한 삶을 산 진정한 아방가르디스트’(아방가르드- 기성의 예술 관념이나 형식을 부정하고 혁신적 예술을 주장한 예술 운동. 또는 그 유파. 20세기 초에 유럽에서 일어난 다다이즘, 입체파, 미래파, 초현실주의 따위를 통틀어 이른다.)였다. ‘20대의 한국인’으로서 일본의 전위적인 미술공모인 ‘이과회’에서 두차례나 당선하는 등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봉에 서서 예술에 관한 한 타협이 없었다. 40년대 후반 동료들과 ‘신사실파’를 구성하고, 자신이 구현하는 ‘자연 대상물의 해체와 내면적 표현’이 ‘실상과 허상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사실’이라 믿어온 그는 예술가로서 추구하는 본질은 아무런 장애물이나 보호막 없이 자유로움이 충만한 예술현장에서 진솔하게 자신을 대면하고 표현하는 것이며 이것이 셰계무대에서 진정한 예술가로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여겼다. 40대와 50대 시절에 한국에서 쌓은 명예와 안정된 지위에 한치 미련 없이 원점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결연히 세계 미술의 중심지 파리와 뉴욕으로 향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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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미술관은 작가가 작고한1974 후 미망인 김향안에 의해 설립된1979 환기재단이 발판이 되어 건설되었고, 환기미술관은 작가가 생시에 구상하였던 현대미술관을 구체적인 실현의 단계로 옮긴 것으로 실로 그 구상의 기간은 오래다. 환기미술관의 건설은 1989년 서울에 환기재단이 설립되면서 1990년에 착수하여 1992년 11월에 완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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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무더워서 그런지 미술관 안에 들어서서 보이는 푸른 계열의 색감의 그림들이 무척 와닿았고, 마음을 차분하게 했다. 작품 중에는 평소에 공책에 그리던 간단한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전시 티켓에 그려진 사슴 또한 액자에 걸려있었다. 한 쌍의 사슴이 서로를 보듬고 있는 모습이 따뜻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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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의 그림체 중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물결 같은 선의 퍼짐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이 유려한 선이 모여서 마치 산과 강과 달 또는 해를 닮아있었다. 좀 더 세밀히 관찰해보았을 때 자주 보이는 최소 단위 형태로 사각형 안에 점이 있는 형이었는데, 이 모양을 반복적으로 배열해서 멀리서 보았을 때는 또 다른 특유의 모습을 나타내었다. 내가 그림을 감상하고 느낀 바를 말하자면, 마치 식물세포벽과 그 안쪽에 핵이 들어가 있는것처럼 보였다. 사각형만 있었으면 이 비어있는 공간 때문에 부족한 느낌이었을 것 같고, 점만 있었으면 모습이 난잡했을 것 같다. 사각형안에 점이 들어감으로써 안정감 있게 채워진 느낌을 받았다. 이 분의 작품은 자연이 담겨있는 것 같아서 그런지 보면서 무척 편안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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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중간중간 마다 김환기 화백의 일기가 쓰여져 있었는데, 작업을 하면서 썼던 이분의 통찰을 작품과 같이 관람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내 그림이 좋아요.
저 정리된 단순한 구도 저 미묘한 푸른 빛깔 이것이
만이 할 수 있는 세계이며 일일거야….

 1963년 12월 12일 


 가장 인상깊었던 글이었는데, 자신에 의해서 만들어진 창작물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느껴졌다. 마치 분신과 같이 자기자신만의 사유가 그의 손끝에서 캔버스로 전해져 휘둘러질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모습이 무척 멋있었다. 





미술은 철학도 미학도 아니다.
하늘, 바다, 산, 바위처럼 있는 거다. 
꽃의 개념이 생기기 전, 꽃이란 이름이 있기 전을 생각해 보다.
막연한 추상일뿐이다.

1973, 김환기


이처럼 미술과 추상에 대한 그의 해석은 다시금 소통을 하는데 있어 언어에서 더 나아가 이미지로서의 기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이 김환기 화백의 전시회를 통해 추상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것 같다.


[김다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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