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소] 우리의 먹거리를 지켜라, 사회참여극단 돌쌓기 -2탄

글 입력 2016.07.1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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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의 끝, 거대인형 거리극


  청년들의 투표 참여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광대극 <6.4치킨>의 마지막 날, 광장 한편에 꽉 찬 관객들을 세어보니 불과 250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군중에게 단번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무엇’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그것이 거대인형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2014년 하반기, <사회참여극단 돌쌓기>는 거대인형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회참여거리극’이란 이름으로 극장을 벗어나 거리로 나가는 이유는 거리와 광장이 열린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생각이 다르고, 사회를 이루기 위해 대화와 이해, 관용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소통이 가상의 네트워크 공간에서 주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사람은 몸을 가진 생명이고, 글자나 이모티콘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돌쌓기는 거리에서, 광장에서 만나 열린 마음으로 토론할 수 있는 사회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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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참여극단 돌쌓기는 2014년까지 원자력 발전소, 갑을관계, 세월호, 벌의 멸종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알려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돌쌓기는 활동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를 단기적으로 이슈화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한 문제를 해결될 때까지 붙잡고 활동해보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활동이 미미한 사회문제는 무엇일까 고민했고, 그 결과 GMO(유전자 조작 식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GMO 문제는 우리의 먹거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먹거리는 사람들의 몸과 생각, 전반적인 삶에 연관된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것입니다. 잘못된 먹거리는 시스템으로 우리 삶에 숨어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싸우기 힘든 문제가 GMO입니다. GMO에 대한 과학계의 찬반양론이 아직 뜨거워 얘기하다보면 ‘그냥 먹자’고 하기 쉽고, 제품 어디에도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사람들이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GMO가 위험하다는 연구결과가 있고, 이익에 눈이 먼 정치권과 과학계는 다국적기업의 로비를 받으며 이를 왜곡하고 은폐합니다. 하지만 아시는지요?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가공식품들은 GMO가 들어있습니다. 과자에도, 음료에도, 술에도.”



  GMO의 위험성을 알리고 문제의 직접적 해결을 위해 돌쌓기는 거대인형과 함께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에 참여했습니다. 몬산토는 전 세계에 GMO를 파급하는 대표적인 다국적기업입니다. 전 세계 GMO 특허의 90%를 차지하며, 각종 로비를 통해 유전자 조작된 작물을 승인받고 판매합니다. 이를 염려하고 분노한 이들이 모여 GMO의 위험을 알리는 활동이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입니다.





  행진에 참여하는 거대인형을 제작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만드는 과정보다 만들기 전 사전작업에 공을 많이 들입니다. 거대인형은 군중에게 호기심과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한눈에 사회적 메시지의 핵심을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사회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스터디가 필수입니다. 기본적인 인간의 형상을 만들고, 사람이 들어가 움직일 수 있도록 연결부위도 만듭니다. 디테일한 표현을 위한 손, 눈알, 머리카락과 옷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2015년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을 위해 두 개의 5미터 거대인형을 만들었습니다. 행진에 참여할 몬산토 사장과 농부의 인형이 만들어진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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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회참여극단 돌쌓기 네이버 카페


5월 14일 : 몬산토의 얼굴을 위한 틀을 만들고 유토를 덧붙입니다. 그 위에 신문지로 종이작업을 합니다.
5월 15일 : 몬산토 얼굴 작업에 이어 농부의 얼굴이 만들어졌습니다.
5월 16일 : 거대인형의 의장작업이 시작됐어요!
5월 17일 : 흙을 너무 두껍게 발라서 농부의 얼굴이 자꾸 무너져 내렸습니다. 거의 다 완성된 줄 알았던 농부의 얼굴을 뜯어내고 새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나니 다시 멋진 얼굴이 만들어졌습니다!
5월 18일 : 시민이 참여하여 함께 거대인형을 만들었습니다.
5월 19일 : 몬산토 얼굴의 내부 구조물과 유토를 털어냈습니다. 속을 비워내 무게가 많이 가벼워졌어요.
5월 20일 : 디테일한 주름까지 살아있는 얼굴이 만들어졌어요!
5월 21일 : 거리로 나갈 준비를 시작합니다.
5월 22일 : 드디어 몸통이 세워졌어요!
5월 23일 : 마지막 밤샘작업. 드디어 몬산토와 농부의 거대인형이 완성되었어요!


  10일간의 노력 끝에 2015년 행진에서는 준비한 전단지 2000부가 3시간 만에 전량 배포되었습니다. 전단지를 나눠주면 대체로 피하던 사람들이 거대인형을 신기해하며 먼저 다가와서 전단지를 받아가기도 했습니다. GMO반대 활동가분들께도 큰 힘과 도움이 되었습니다. 2016년 몬산토 반대 시민행진에는 이전의 두 배가 넘는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였습니다. GMO의 뜻부터 알려야했던 작년과는 큰 차이가 생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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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회참여극단 돌쌓기 페이스북


  사회참여극단 돌쌓기는 GMO가 가진 생명의 불안전성, 위험성만으로 반대운동을 하는 것이 하닙니다. 먹거리를 독점하고, 값싼 노동력으로 값싼 먹거리를 만드는 세상의 흐름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아주 길어질 이 활동을 하며, 돌쌓기는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움직입니다.





  예술은 우리 삶을 거울처럼 반영하고 비추어줍니다. 그 중에서도 연극은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극 안에 참여하고 다양하게 변주하는 독특한 장르입니다. 무대에서 그 순간에 태어난 하나의 약속으로, 시공간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사회참여극단 돌쌓기는 이런 큰 힘을 가치 있는 일에 쓰고자 합니다.


Q. 사회참여극단 돌쌓기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요?
A. 대한민국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자란 이곳의 사람들, 바로 곁에 있는 이들이 먼저 진정 깨어있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사회참여극단 돌쌓기 대표 신강규환


[박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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