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앤서니 브라운展,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시간

글 입력 2016.07.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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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꿈꾸는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 

1976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앤서니 브라운은 
기발한 상상력, 간결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표현과 탄탄한 구성력, 
세밀하면서도 이색적인 그림으로 어린이를 사로잡는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엔 과연 어떤 매력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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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장을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부터 나를 맞이하는 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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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비처럼 내려오는 사람들과 그 아래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두 원숭이 친구들!
이 친구들이 맞이하고 있는 전시회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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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문화 초대권을 받아 보게 된 이번 전시회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볼 수 있었다. 
티켓과 입구에서부터 동물들, 특히 유인원 캐릭터를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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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어떻게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물어오면, 나는 우선 최대한 주의 깊게 보라고 말해준다. 내게는 이것이 미술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주의 깊게 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그의 예술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주의 깊게 관람하게끔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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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는 몸집이 작고 힘도 약한 침팬지입니다. 윌리는 특이할 것 없는 가정의 평범함 어린이일 수도 있고, 쉴새 없이 몰아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이리 저리 치이고 상처받는 - 제 자신을 포함하여 -  무기력한 우리 모습을 표현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윌리는 고달픈 상황에 꺾이지 않고 그렇다고 남을 이기려고 경쟁하지도 않으면서 끈기 있게 자신의 길을 좌충우돌 헤쳐 나갑니다. 윌리에게 그림과 이야기 속 여행의 길동무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세요!"


앤서니 브라운 작가는 윌리를 통해 아이들의 모습과 어른들의 모습을 다 아우르는 이야기를 표현하려 한 것 같다. 사람보다 동물로 나타낸 작가의 대표 캐릭터는 더욱 친근하고 순수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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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패러디한 작품


이 작품에 대한 일화가 하나 있다. 
고릴라가 왜 저런 행동을 취하고 있을까요? 라는 큐레이터의 질문에 관람객 중 한 명이 부끄러워서 라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선 이런 대답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쉬 마려워서요~"

아이들의 눈이 한없이 순수함을 느꼈던 일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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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프라수아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을 패러디한 작품


윌리와 여인들이 이삭을 줍는 것이 아니라 밭을 그리고 있다. 뒤에 크로와상으로 보이는 빵이 한가득 있는 것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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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패러디한 작품


플래쉬 형태로 제작되어 움직이는 작품이었다. 모나리자는 윌리를 안고 있는 고릴라로 보이며, 영상 중간중간에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슈퍼맨 등이 나오기도 한다.

내가 어렸을 때 침팬지나 오랑우탄을 좋아하는 아이었다면, 모나리자를 이렇게 보았을까?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어린시절의 나에게 끊임없이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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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의 비너스상을 패러디한 작품


식스팩을 가진 오랑우탄은 신기하기도 하고, 친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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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돌아가는 회전목마였는데 동물원에서 볼 수 있을법한 동물들이 여유롭고, 또 신나는 표정으로 회전목마를 타고 있었다.

이 회전목마의 특이한 점은 동물들이 타고 있는 것이 말이 아닌 사람이었다는 것! 작품들도 지극히 인간 중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이해했던 나를 꾸짖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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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에 지칠 때 쯤 마주한 영상관은 전시회장 중간에 위치해 있었다.
영상관에서는 윌리의 이야기와 더불어 전시회 티켓에 그려진 작품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아이들이 편하게 앉아서 관람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의자에도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이 하나하나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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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자마자 프랑스 구제도의 모순을 풍자한 그림이 떠올랐다. 아들 같은 남편까지 아들 셋을 키우는 엄마의 듬직한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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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작품들 속 주인공들이 가득한 인테리어로 꾸민 방 한켠이 보이기도 했다. 이 방 한 켠을 보며 어렸을 적 인형들로 가득했던 내 방이 생각나서 잠시 그리워졌다. 물론 지금도 내 침대 위에는 인형들이 몇 개 놓여져 있지만, 어렸을 때 소중히 여겼던 인형들을 커서는 관심조차 주지 않았던 나를 반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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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의 아이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학교와 학원과 집에서 해야 할 일이 태산이지만 정작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으니 도통 신이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린이에게 스스로를 믿고 중심으로 삼아 자신의 기쁨과 행복을 찾아갈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고, 이것은 우리 어른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더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삶의 기술일지도 모릅니다."


작가의 말은 비단 어린이들의 이야기일뿐만 아니라 요즈음의 대학생, 그리고 성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더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와닿았다. 동화 작가로써 마냥 아이들에게 순수하고, 기쁨만을 그리는 작가인 것 같았는데, 작가의 말을 보면서 어른들에게도 충분히 의미있는 메시지를 남기는 작가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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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진짜로 믿는 색을 만들고자 끊임없이 애를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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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 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공간!
아이들이 마음껏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끔 편안함을 색감의 파란색 계열의 벽지와 편안한 매트로 인테리어가 되어있고, 푹신한 의자들과 쿠션이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놓여져 있었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책을 보면 아이들의 부모는 기겁을 하겠지만, 나는 전시회장에서나마 이런 분위기에서 책을 읽으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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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그림 앞에 변기와 함께 놓여진 책 읽기 편한 의자!
아이들이 화장실에 가듯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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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이들과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전 세계 어디를 가나 어린이들은 대화에서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말하고, 커다란 흥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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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본 것처럼 익숙한 느낌의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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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DDP에서 관람할 수 있었던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에서 만난 조명이었다!
앤서니 브라운처럼 아이들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한 알레산드로 멘디니도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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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까지 우리를 배웅하는 곰돌이 친구!
전시회 관람이 끝난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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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밖에 크게 걸려있는 사진
인자로운 고릴라와 그 손에 있는 아가냥이는 무심코 지나갈 뻔 했던 나를 붙잡고 마지막까지 힐링을 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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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따뜻한 색감으로 전시 관람 내내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 준 원숭이 친구들!
아이들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의
앤서니 브라운, 행복한 미술관展 이었다.



[전시 관람 정보]


전  시  명  앤서니 브라운展 행복한 미술관
전시 기간  2016.06.25.(토) - 2016.09.25.(일)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 (제 5전시실, 제 6전시실)
관람 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오후 7시 입장마감)
관람 요금  성인 12,000원 / 대학생 11,000원 청소년, 어린이, 유아 9,000원 
전시 구성  앤서니 브라운의 원화 250여 점, 국내작가와 콜라보레이션 영상물, 조형물



아래의 사이트에서 이 포스팅 이외의 더 많은 관람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위 전시는 문화예술 정보전달 플랫폼 아트인사이트와 함께 합니다.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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