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행복한 미술관 - 앤서니 브라운 展

글 입력 2016.07.1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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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행복한 미술관 – 앤서니 브라운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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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디저트 같은 전시였다. 
정말 말 그대로 ‘행복한’ 미술관이었다.
전시제목이 이렇게 와 닿았던 적이 또 있었나 싶다.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앤서니 브라운은 영국 쉐필드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운영하던 선술집을 놀이터 삼아 자랐다고 한다. 술집 안의 탁자 위에 올라 앉아 술집 손님들에게 자기가 지어낸 상상의 주인공 ‘빅 덤블 태클’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던 경험에서부터 세계적인 동화책 작가의 모습이 보인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해부도나 의학 세밀화를 그리는 의학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한 경력이 말해주듯, 그의 그림 속 디테일은 정말 놀라웠다. 사실 그냥 전체적으로 스치듯이 보면 그냥 평범한 동화책 그림 같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관찰하면 섬세하고도 사랑스러운 디테일이 돋보인다. 고릴라가 입고 있는 옷 하나하나에도 옷의 짜임, 패턴이 다 다르고, 성의 없게 남겨놓은 배경이 하나 없다. 각각의 캐릭터들의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고, 구름, 나무, 명암 등의 표현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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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담고 있는 내용적인 부분이나, 상상력이 넘치는 표현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특히 가장 좋았던 부분은 초현실적인 내용들을 동화적인 감성으로 풀어냈다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르네 마그리트를 작품을 좋아해서 그런지, 더 마음에 들었다. 특히 몇몇 그림들을 보았을 때 는 발걸음을 한동안 멈추어 서 있었다. 잊고 있었던, 억지로 숨겨두었던, 그동안 먼지가 쌓여있었던 동심, 순수함, 자유로움, 감정의 표현들이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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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패러디한 부분에서는 원화나 그 원화의 제목이 무엇인지 정도를 알려주었으면 좋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연령층도 낮고,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첫눈에 무슨 그림을 패러디 한 것인지 알아보기 힘들 텐데, 이점이 보완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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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미술관에 도착했을 때에는 내가 들어가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어린 아이들이 정말 많았고,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입구부터 소란스럽고 어수선한 분위기에 저절로 고개를 젓게 되었다.
전시를 좋아하고 자주 찾는 관람객으로서, 아이들이 많은 전시는 좋아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아이들은 관람예절을 잘 지켜주지 않는다.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전시문화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인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내가, 이번 전시만큼은 전시장을 휘젓고 다니고, 소란스러운 아이들이 사랑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많이 과장된 표현이긴 하다. 하하. 어쨌든, 그만큼 어른과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전시였고, 동화 작품들과 어우러진 아이들의 모습도, 전시의 일부 같았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 들었다. 관람객이 많지 않을 때 가서 조용히 관람하는 것도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고, 사색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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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빠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정신없이 이리 저리 생활에 치이면서도 늘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전시인 것 같다. 일상에 지친 나에게 주는 선물같은 전시였다.


[반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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