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앤서니 브라운 : 동화 속 세상에 문을 두들기다
글 입력 2016.07.1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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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글은아트인사이트와 함께합니다.www.artinsight.co.kr앤서니 브라운 展아트 인사이트 문화 초대 리뷰Part 1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1976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앤서니 브라운은 1983년《고릴라》와 1992년 《동물원》으로 케이트그린어웨이상을 수상하였고, 2000년에는 그림책 작가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기발한 상상력, 간결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표현과 탄탄한 구성력, 세밀하면서도 이색적인 그림으로 어린이를 사로잡는다.창의성을 키우는 셰이프 게임을 보급하여 왔으며 이를 주제로 한 마술 연필을 가진 꼬마 곰 시리즈를 출간하였다.특히 기존의 어린이 그림책들과는다르게 개인의 내면세계 그리고 어린이가 가정 내에서 겪는 심리적 내면세계를 잘 녹여내는 글과 초현실주의를 아우르는 현대 미술의 기법들을 작품 속에 잘 녹여 내어 독특한 자신만의 영역을만들었고 그림책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그림책 작가 중의 한 명이며 한국 어머니들이가장 사랑하는 어린이 그림책 작가이다.Part 2Color Code: RED첫 번째 파트 RED. 이 곳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앤서니 브라운이 그리기 시작한 윌리시리즈를 엿 볼 수 있다. 윌리는 그가 자주 그리는 고릴라 캐릭터인데, 그 윌리를 소재로 명화에 대입해 그려낸 작품들이 인상적이다. 거장들의 작품을 그만의 방식으로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해내서 작품을 보는 눈이 참 즐거웠다.오랫동안 앤서니는 꿈에 대한 책을 쓰기로 원했다. 그래서 그는 전에 만들었던 캐릭터들과 윌리를 동원해 각각 다른 꿈에 대한 그림들을 그려냈다. 한계없이 꿈을 꾸는 아이들의 특권을 살려서, 그의 그림에서도 윌리와 자유롭고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드러나는 여러 동화와 명작들의 모습이 섞여있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다.Part 3Color Code: Emarald이 곳에서는 꿈꾸는 윌리 (1997)의 다른 작품과 윌리의 신기한 모험 (2014) 속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는 윌리들, 그리고 이상한 놀이공원 (2002)의 테마들이 있지만 나는 그 중에서도 위의 사진 속에서 볼 수 있듯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988)이 가장 인상깊었다.내가 좋아하는 만화영화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윌리가 아닌 다른 소녀를 소재로 그려낸 그림이라 무언가 조금 더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다. 이 작품들에서도 마찬가지로 앤서니 브라운 그만의 독창성이 잘 드러나있다. 나는 그의 그림들을 보고있자면 '미국스럽다-'라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 시리즈가 가장 그런 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한다. 이상한 나라에서 모험하고있는 앨리스의 모습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잘 그려낸 것 같다.Part 4Color Code: Light Green이해하고 친구하기-라는 테마를 지닌 이 곳에서는 <코끼리> <우리 친구하자> <윌라와 휴>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우리는 친구>등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서로를 필요로하지만 서로를 능숙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의 자화상을 담은 곳. 그랬기에 그림 속에서 사회 속의 너, 나, 우리를 잘 찾아볼 수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아이의 감성으로 돌아가서 '우리'의 소중함을 아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함께이기에 더욱 강해질 수 있고,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기에 상처도 두렵지 않다.Part 5Color Code: Orange이 곳은 '가족'을 소재로 한다. 이 전시에는 유달리 아이의 손을 잡고 전시를 보러온 부모들이 많았는데, 그들과 함께 움직이며 관람하던 나는, 그들이 이 공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은 부모의 품 속에서 가족의 따뜻함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끼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한 사람의 그림으로 이렇게 가족이라는 구성원이 더 돈독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는 것이 신기했고, 괜시리 나도 우리 부모님이 보고싶어졌던 공간이다.그가 그린 최초의 이야기가 없는 그림책이다. 원활한 이야기 진행의 흐름을 위해서 그는 시각적 주제를 포함하기로 했다. 그는 이 그림 속에서 자유를 '새'로, 속박을 '창살'로 표현해냈다. '새'는 배경에 감춰져 있거나 주된 이야기의 일부로써 책 전반에 걸쳐 계속 등장한다.Part 6Color Code: Blue앤서니 브라운이 아이들의 주관과 꿈에 대해 큰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공간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단지 아이들이 보고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자기의 미래나 꿈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기자신에 대한 생각을 통해 자아를 깨닫는 과정을 도와주고 있었다.이 모형은 아이들에게 굉장한 인기였다.옆쪽에는 내가 가장 기대했었던,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책들을 읽어볼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 공간이 있었다. 다양한 작가들이 '행복'을 주제삼아 꾸며낸 이 공간에서,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천사같은 표정을 짓고 부모님들과 함께 모여앉아 동화책을 읽고 있었다. 그들은 그 공간 속에서 정말로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Part 7Color Code: yellow귀여웠던 인형들. 마치 "어서와 앤서니 브라운의 세계에!"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았다. 그림과 완전히 똑같이 생기진 않았지만, 그림은 그림만의 매력이 있고 인형은 인형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인형을 보고 있자니 정말 동화속 세계에 가면 이런 아이들이 수북이 모여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정말 환상적이었던 그림들. 다 좋은 작품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오른쪽 위에 위치한 강아지 그림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색연필로 그려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컴퓨터로 찍어내거나, 사진을 찍은 것처럼 정교하고 섬세한 털의 느낌과 색의 조합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같이간 친구는 알고, 나는 몰랐던 세이프게임. 비록 나의 동심의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게임이지만, 그가 그려낸 그림들을 보고있자니 세이프게임이 무엇인지 단박에 이해가 가는 느낌이었다. 정말 그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이고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하며, 나이를 먹어도 어린시절의 그 동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전시를 보면서 아이와 어른의 교감, 우리의 남아있는 동심. 이 두가지를 정확히 깨닫고 온 것 같다. 아이들은 커서 결국 어른이 된다. 삶에 지쳐 그들은 피폐해지고 점점 마음이 삭막해지지만, 어린시절 우리들은 결코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자신이었다. 하나의 작품을 보며 자라는 우리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 우리 모두는 같은 나이또래에 같은 그림을 보고 성장한다. 결국 자아의 확립은 순수의 시대에서 이루어졌고, 동심의 세계로부터 시작되었다.각박한 삶에 지쳐 아이들과 함께 전시를 보러온 어른인 부모님도, 한참 동심의 세계에서 꿈과 희망을 따라다닐 어린 아이들도, 모두 다 무언가를 느끼고 감동받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전시가 아니었나 싶다.[김수미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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