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방식 그대로 [문화 전반]

영화 < 정글 북 >
글 입력 2016.07.0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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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글 북 포스터 이미지 / 출처: 정글 북 공식 사이트 http://junglebook2016.modoo.at/]


어린 시절 우리에게 정글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던 디즈니의 '정글 북'이 얼마 전, 다시 영화로 개봉했다. 이번엔 애니매이션이 아닌 실사판 영화로 우리에게 찾아왔는데, 어린 아이들 뿐만 아니라 다시 동심을 찾고자 하는 어른들에게도 반응이 뜨겁다. 정글 북은 정글에서 늑대에게 키워진 아이 '모글리'가 정글에서 겪는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정글에서 자란 모글리는 인간의 세계보다 정글을 포근한 안식처이자 집으로 느낀다. 그러나, 인간의 아이라는 이유로 정글의 무법자로 불리는 호랑이 '쉬어칸'의 위협을 받게 되고 모글리는 정글에서 쫓기는 신세가 된다. 결국 어린 시절 자신을 늑대에게 물어다 준 흑표범 바기라와 함께 쉬어칸의 위협을 피해 인간 세계로 돌아가도록 결심한다. 그러던 도중, 모글리는 우연히 쉬어칸이 모글리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와 다름 없는 늑대의 수장 아켈라를 죽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 순간 모글리는 도망치는 것을 멈추고 쉬어칸에게 맞서고자 쉬어칸을 찾아 정글 깊숙한 곳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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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의 방식으로 인사하는 모글리 / 출처: 정글 북 공식 사이트 http://junglebook2016.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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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루와 모글리 / 출처: 정글 북 공식 사이트 http://junglebook2016.modoo.at/]


모글리는 늑대 가족과 함께 자라면서, 정글에서 어울리는 법을 배운다. 정글의 동물들에게는 불을 이용하여 정글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인간의 존재가 위협과 불안의 대상이기 때문에 모글리는 정글의 동물들에게 인간이 되기 보다는 늑대가 되도록 요구 받는다. 따라서 모글리는 인간의 행동 방식을 습득 하기보다 늑대의 행동 방식을 습득하며 자란다. 모글리가 발루와 만나는 장면에서 표범인 바기라는 모글리가 도구를 사용하여 꿀을 따자,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늑대의 방식이 아닌 인간의 방식이라고 말하며 화를 낸다.

이 장면을 보면서 모글리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사회 역시도 마치 정글처럼 남들과 다른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거부한다. 모글리가 끊임 없이 늑대의 방식을 훈련 받듯이, 우리는 사회가 요구하는 일종의 프레임을 끊임 없이 학습하고 사회가 원치 않는 방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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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글리를 위협하는 쉬어칸 / 출처: 정글 북 공식 사이트 http://junglebook2016.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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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글리와 쉬어칸의 전투 / 출처: 정글 북 공식 사이트 http://junglebook2016.modoo.at/]


그러나 뒷 이야기를 더 살펴보면, 결국 모글리는 늑대의 방식에서 벗어나 인간의 방식을 따르기로 결정하게 된다. 쉬어칸에게 맞서 싸우기 위해 돌아간 모글리는 정글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쉬어칸을 상대할 방법이 필요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늑대와 다른 모글리에게 늑대의 방식대로 쉬어칸을 상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모글리는 늑대처럼 발톱과 이빨로 쉬어칸에게 달려들어 싸우기보다 다른 인간들이 그러는 것 처럼 도구와 함정을 이용하여 쉬어칸을 상대하게 되고, 결국 무법자인 쉬어칸을 이기게 된다. 모글리는 정글이라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식을 억지로 끼워 맞추기보다 자신이 자신있는 방식을 터득하고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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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글 / 출처: 정글 북 공식 사이트 http://junglebook2016.modoo.at/]


디즈니는 정글 북이라는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억지로 남들의 방식을 따르기보다 '나의 방식대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식이라는 교훈을 주고자 했던 것 같다. 굳이 공부를 하여 성공하지 않아도, 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수 많은 또다른 행복한 길들이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개성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은 일탈이나 문제점이 아니다.

'정글 북'에서 표현된 정글은 이런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수용하는 유토피아와 같은 공간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아직 이러한 정글과 괴리가 있다. 아직 우리 사회는 모두가 같은 규율을 따르기를 강요하고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학습 시킨다. 만일 우리 모두가 모글리처럼 나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며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모두 용기를 얻고 정글과 같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디즈니의 교훈적인 메시지를 들으면서, 나다운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되는 사회를 조심히 기대해 본다.


[전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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