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셉템버 이슈(september issue)', 화려하고 치열한 패션계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06.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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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는 냉정합니다.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지만,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 받습니다.”


 패션 디자이너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서 진행자 이소라가 매 회 참가자들의 작품을 평가하기 전 말했던 멘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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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셉템버 이슈’는 미국 보그(Vogue)매거진의 편집장 안나윈투어를 중심으로 패션계와 패션매거진 보그의 9월호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어릴 때 읽었던 책을 어른이 되어 보면 느끼는 것이 다른 것처럼, 디자인 전공자인 나에게 다섯 번도 넘게 본 이 영화는 볼 때마다 매번 다르고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해준다.
  안나 윈투어, 그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패션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그녀의 말 한마디와 손짓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되고 뒤바뀐다. 그저 어느 잡지의 편집장이라는 위치를 뛰어 넘어 전체 패션계를 총괄하는 디렉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새 시즌을 위한 컬렉션을 준비하는 내로라하는 유명 디자이너들은 그녀에게 조언을 구하고 자신들의 옷이 그녀의 마음에 들기를 고대한다.
  물론 이러한 그녀의 지위와 안목은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안나윈투어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캐릭터가 현시대 최고의 명품 브랜드 샤넬의 창시자인 코코 샤넬과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패션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두 여성은 그 누구보다도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았다는 것에 가장 큰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이루고자하는 목표가 있다면 물이든 불이든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고 그 목표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한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데에 탁월한 시각을 갖고 있는데, 그 어느 분야보다 트렌드가 빠르게 돌아가는 패션계에서 안나윈투어는 그 흐름을 빠르게 받아들면서도 다음을 준비하는 안목을 가졌다. 그리고 패션계의 많은 종사자들과 유명 브랜드를 이끄는 디자이너들은 이와 같은 그녀의 안목을 신뢰한다. 이러한 신뢰관계와 그녀의 커리어는 수많은 노력과 시간, 노하우가 바탕이 된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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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통해 알게 된 점 중 또 다른 하나는 성공한 사람들 곁에는 늘 능력있는 팀원들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많은 이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잡지 발행의 경우 편집장의 능력만큼이나 여러 팀원들의 팀워크가 중요하다. 보그 매거진의 팀원 중 영화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그레이스 코딩턴’이라는 에디터이다. 그레이스는 안나만큼이나 보그에서 오랜 시간 일해 왔고, 보그 매거진의 애독자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화보를 통해 볼 수 있는 그녀의 연출력과 능력은 대단하다. 영화에서 그레이스와 안나는 앙숙과 같은 라이벌로 나오는데, 사실 둘은 서로를 깊이 신뢰하고 있으며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영화는 편집장 안나윈투어라는 인물과 그녀의 작업 환경, 주변인물 등을 통해 화려하고도 치열한 패션계와 잡지사의 매 순간들을 생생하게 기록하여 보여주고 있다. 계획 단계에서부터 시작하여 수백, 수천의 돈과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여 촬영한 화보가 편집장의 단 한 마디에 다음 달 잡지의 발행 목록에서 제외되고, 열심히 준비한 기획안이 거절당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 하면서 버틴다. 아마 그 바탕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만족감과 보그라는 세계적인 잡지사의 타이틀에 대한 자부심이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홍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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