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티스트 오지은 [문화전반]

글 입력 2016.06.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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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오지은


세벽세시 책 표지.jpg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꼽자면 단연컨대 오지은은 특별하다.
오지은은 가수이자 작가이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소개.jpg


 
 고등학교 때 야자를 끝내고 돌아오는 버스를 타면서 ‘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를 들었고, 잠이 안 드는 새벽엔 ‘익숙한 새벽 세시’를 틀고 약간 허스키한 이 분만의 속삭임과 소울을 느끼면서 외로움을 달랬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짝사랑에 혼자 괴로움에 빠졌을 땐 ‘華(화)’를 몇 번이나 들으며 그 애를 씹어 먹기도 했다. 실연을 당하고 나서는 혼자 노래방에 가서 ‘고작’을 계속해서 열창했다. 어찌 그리 내 맘을 그리는듯한 가사를 써 내려가는지.. 끊으려 해도 자꾸자꾸 돼내어 진다.






 몇 개월 전에 오지은분이 책을 냈다고 했을 때, 원래 책을 잘 사는 편이 아니었지만 이건 왠지 꼭 사야 될 것 같은 강한 끌림에 바로 구매를 했다. 이 분의 글에서는 일본문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그 일본만의 특유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데 서술하듯 편안한 문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일기 같은 사소한 이야기들과 그 속에서 발견한 담담한 성찰이 나에게 무척 위로가 되었다.



부끄러움.jpg
 


부끄러움에 대하여..

 부끄러움에 대하여 얘기를 하고 싶다. 나도 자주 스스로 수치심에 빠져 헤어 나오기 힘들 때가 많다. 취했어도 이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렇게 마무리를 지으면 안됐었는데.. 끊임없이 나의 모난 부분을 찌르며 자극하고 그게 점점 심해지고 커져 내 숨을 조여도 그게 당연하듯이 그렇게 나를 괴롭혔다. 작고 가여운 어린 아이를 두고 모질게 말이다. 물론 이런 나 자신을 긍정적인 완벽한 이상의 모습으로서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내 자신의 현재 느껴지는 상태를 받아들이고 점차 나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그녀는 담담하게 용기 있다. 못난 그녀 자신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모습에 나 또한 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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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대해서..

 불안이라는 단어가 날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학교를 다니면서 내 마음은 항상 안개로 가득 차 있었다. 걱정하면 걱정 할 수 록 더욱 더 불안하고 생생해지는 어둠에 나는 몸을 못 가눌 정도가 되어서야 이런 기운의 생각이 나에게 이롭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탁한 기운이 내 몸과 마음을 좀먹고 들어와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없게 돼버린 상황.. 모난 것만 보이는 내 모습. 내가 바라는 내 완벽한 허상에 감히 대응도 못하고 숨어버렸다. 해결하지 못한 많은 것이 날 괴롭혔고 나쁜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그 때 당시의 내 어둠을 생각하면 무척이나 안쓰럽다. 점점 이랬던 나를 극복해가며 지금 더 성장하고 나아졌음에 이제는 감사하다.



자본주의.jpg
 


소비에 대하여..

 자본주의 사회에서 즉각적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물건을 사는 것이다. 라는 구절이 매우 와 닿았다. 나 또한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 공허해지면 생각나는 것은 간식거리다. 특히 빵이 중독 수준이었는데 버터 맛이 섞여있는 푹신한 식감이 느껴질 때마다 스스로 괜찮아 질 거라고 자위하며 지냈다. 편의점에 가서 과자를 고르고 먹으면서 보상을 받으려했다. 살을 살대로 찌고 마음은 마음대로 채워지지 않으니 악순환이었다. 나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계속 일깨워주고 다시 반복되지 않게 나를 붙잡아야지. 







 지금 23살의 나. 현재 나는 궁금한 게 많다.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이 머릿속에서 나열되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것들을 생각하면 무척이나 두근거린다. 새롭고 다양한 것 이상한 것 그 모든 것을 오감으로 느껴보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은 이 작가의 허탈, 청춘이 져 가가고 있다는 글이었다.  나에게도 그런 시기가 올 런지는 아직은 너무 먼 미래인 것 같고 불분명해서 가늠하기가 어렵지만 책을 읽으면서 상상해보았다.


 책을 읽으면서 이 작가의 부드럽지만 작게 빛나는 단단함에 사람으로서 무척이나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더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사람이다. 닮고 싶다. 이미 닮아진 것 같기도 하다.



[김다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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