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저 휩쓸려버리면 안돼요. 소송, 새로운 소송 [문학]

"삶, 그것은 멈출 수 없는 투쟁이다." - 페터 바이스
글 입력 2016.06.2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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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휩쓸려버리면 안돼요.
소송, 새로운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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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예계에서 꽤 놀라운 스캔들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도덕적 관점에서, 법의 잣대를 놓고 보았을 때 문제가 되는 일들이 매스컴을 타고 나온다. 이 스캔들의 주인공이 유명인이라는 사실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놓아주지 않는다. 사실 진위 여부를 따지고 죄를 묻는 권한이 없기에 그저 일단 그런 해프닝이 일어났다라고 받아드리겠다. 하지만 정치계에서는 뭔가 조용하지만 거대한 움직임들이 느껴진다. 꼭 위와 같은 연예뉴스만 아니었다면 매체에서 자주 다뤘을 것 같은 이야기들인데 잠잠하다. 한간의 혹자들은 정부에서 껄끄러운 문제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하기도 한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회가 매체를 통해서 개인에게 끼치는 파급력은 막대하다는 것과 사회 앞에 놓인 개인은 참 작아 보인다는 점이다.



다양한 일들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기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확실히 평가하기 힘들다. 왜 민감함 이런 정치적인 이슈를 서두에 굳이 언급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문화예술은 이 세상 모든 것과 연결고리를 희미하게나마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답을 하고 싶다.



소송(프란츠 카프카), 새로운 소송(페터 바이스)이다. 이 두 작품은 희곡 작품(연극 대본)이며 프란츠 카프카가 먼저 소송이란 작품을 완성하고 후에 페터 바이스라는 작가가 그의 작품을 읽고 많은 깨달음을 얻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투영하여 글을 쓴 뒤, 마음에 들지 않아 죽기 전에 다시 새롭게 손을 본 것이 새로운 소송이다.(새로운 소송 작품 맨 앞장에 ‘프란츠 카프카에게 바침’이라는 코멘트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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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터 바이스


이 두 작가를 소개를 해보자면 먼저 프란츠 카프카(1883.7.3 ~ 1924.6.3.)는 독일 유대계의 독일인 작가이며 대표작은 변신(1916년 간행됨)이라는 작품이다. 페터 바이스(1916 ~ 1982)는 스웨덴 국적으로 독일의 극작가로 희곡 마라의 박해와 암살, 베트남 토론(1968), 망명의 트로츠키(1970)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스웨덴 국적이지만 독일에서 활동한 특이한 이력은 유년시절에 독일의 혼란한 사회를 피해 영국, 체코 그리고 스웨덴 까지 망명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글을 쓰는 일 이외에 미술, 영화제작과 같은 예술 분야에서도 활동을 했다. 두 작가 모두 세계 전쟁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그 이후 정비되지 않은 혼란스러운 사회를 삶의 배경으로 가졌기 때문에 인간 운명의 부조리, 인간 존재의 불안을 통찰했다. 그리고 사회에 대해서 개괄적인 시선이 아닌 섬세한 시선으로 묘사했다.





눈으로 볼 수도, 만질 수 없지만 거대한 사회
소송에서 ‘K’라는 주인공이 체포가 되고, 고발이 되면서 소송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고발한 주체가 누구인지 물어도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않고 찾을 수도 없다. 결국 죽음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상부계층을 보지 못하고 권력을 이루는 시스템의 최 하부계층에게 살해를 당한다. 특히 마지막에 ‘K’가 신부님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남기는 장면은 종교적인 차원에서도 손을 쓸 수 없게 되어버린 사회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마치 원래 도달할 수 없는 존재처럼 말이다. 그리고 작품을 읽어 내려가면 거대한 사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시스템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많은 무리들이 보인다. 다수의 소시민들이 개개인의 편익을 위해서만 행동한다면 결국 권력의 하수인으로써 통치의 도구로 전락해 버리고, 굳어져버린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끈임 없이 부딪히지만 결국 굴복하는 개인
두 작품 모두 ‘K’라는 주인공 앞에 놓인 문제들에 도전하다 굴복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소송에서는 부조리한 거대사회의 권력에 맞서고 새로운 소송에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이익만을 추구하고 개인주의가 팽배한 집단들의 가치관과 대립한다. 새로운 소송에서는 ‘K’가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정당 활동도 한다. 즉, 무리들과 결합하지만 그들은 공격적이고 집단주의 성향을 띄며 혁명만을 추구하기에 해결책이 되진 못한다. 두 작품 모두 결국에 ‘K’는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 개인은 결국 굴복하는 존재이며, 인간 실존의 한계를 보여준다. 페터 바이스는 “삶, 그것은 멈출 수 없는 투쟁이다.”라는 말했고 이 투쟁에서 결국 이기지 못하는 인간을 그려낸 것처럼 보인다.



소송이라는 작품에서는 "개처럼 죽는다."라는 코멘트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구구절절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음은 인간이 죽음 앞에서
쓸쓸한 존재임을 부각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이 두 작품에서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제시하지만 대략적으로 사회와 개인에 대해서 집중해보았다. 이런 사회의 거대함과 개인의 연약함을 들추어내면서 하고 싶은 말은 회의주의나 비관론에 빠지기를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앞에 놓인 사회가 부조리하다면 굴복하지 많고 계속해서 투쟁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표하고 있다. 또한 파멸에 이르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그 과정을 쉽지 않음도 명시한다.

우리 역시 사회 속에 있는 존재이고, 현대 사회에서 권력기관의 영향력을 매스컴을 통해서 발산한다. 그들의 입맛에 맞는 프레임으로 매스컴을 형성할 수 도 있기에 우리는 그저 일부분 밖에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전부 사실로 믿어버리고, 위험성에 인지하지 못하면 그들의 방식대로 이끌려갈 것이다. 작가들은 개개인이 사회에 대한 집중을 하고 있지 않으면 그저 휩쓸려가다 없어질 존재이기에 조금은 자세히 바라보자라는 메시지를 심어놓은 것은 아닐까.



[이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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