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독한 노동 - The Great Labour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6.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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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Labour 

지독한 노동







당신은 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때 이런 생각을 해봤는지 모르겠다 “ 이 작가는 이 작품을 어떻게 창조해냈을까”. 전시회장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손에서 탄생한 최고의 성과만을 감상하게 될 뿐, 그 과정을 볼 수 있진 않다. 그리고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과정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거나 얼마나 고된 작업을 거쳐야만 하는건지 알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어차피 직업인데, 그 정도 수고야 당연한 것 아니야?” 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반문을 제기하기 전, 당신은 과연 작가들이 ‘예술’을 위해 감행하는 노동의 정도가 얼마인지 아느냐는 질문을 조심스레 던진다.



KakaoTalk_20160620_123524209.jpg▲ 산에서 조각하기
 


2016년 소마 미술관은 “사유와 행위의 주체이지 객체인 ‘몸’ 과 그에 투영된 동시대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 하는 일을 미술관의 비전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미술관의 정체성을 성립하고자 “작가 재조명” 이란 제목으로 정기 기획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이번에 신설한 기획전의 첫 번째 프로젝트가 바로 ‘SOMA Insight: The Great Labour’ 이다. 



KakaoTalk_20160620_123539420.jpg▲ 산에서 조각하기/ 배낭꾸리기
 


지난 3월 18일부터 5월 29일까지 진행되었던 전시는 예술가들의 정신적, 신체적 활동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겹도록 끊임없이 반복되는 작업, 정말 티끌 모아 태산의 정신으로 차곡차곡 쌓아나간 작업의 흔적, 압도적으로 거대하거나 미세한 규모의 작업, 몸서리 치도록 괴로운 작업의 모든 과정들이 전시에 녹아 있었다. 분명 이들은 일반적인 노동의 대가를 받고 보통사람의 몇 십 배에 해당하는 수행을 겪는 것이 아닐 것이다. 사실 우리 모두가 알고있 듯, 예술가들이 그들의 작품에 바치는 정신력과 노동력에 비해서 반대로 얻는 보상은 정말 턱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들에게 예술이란, 궁극적으로 삶의 어떤 본질을 의미하는 것일까?



KakaoTalk_20160620_123213206.jpg▲ 명사와 동사 사이의 아포리즘
 


전시는 크게 6파트로 나뉘어지며 각 파트 마다 한 명 혹은 두명의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수 천 장의 한지를 물들이고 씻고 자른 과정을 반복해 한지를 조형화 한 송광익 작가, 수 백장의 종이 지형도를 선을 따라 오려낸 임선이 작가, 2012년부터 오로지 산에서만 조각을 진행했던 서해영 작가, 치매를 앓고있는 어머니를 통해 명사와 동사 사이 아포리즘(aphorism)의 중요도에 대한 깨달음을 함축한 정원철 작가, ‘삶이 예술이고 여행이 미술’ 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폐현수막을 이용해 실크로드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정재철 작가의 사진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KakaoTalk_20160620_123212045.jpg▲ 실크로드 프로젝트
 


다음으로 신체의 일부로서의 머리카락과 그로부터 떨어져 나온 머리카락에 대한 사람들의 상반된 인식을 말하고자 한 이세경 작가, 수 만개의 못을 촘촘히 박음질 하는 작업을 통해 한 폭의 동양화를 만들어 내는 유봉상 작가, 알루미늄 판에 긁어내고 지우는 과정을 통해 극 사실주의 인물화 묘사를 창조하는 한영욱 작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끝이 어딘지도 알 수 없는 캔버스의 양 옆쪽에서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낸 배윤환 작가까지 총 9명의 작가들의 굴지의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KakaoTalk_20160620_123214496.jpg▲ 나무에 못, 아크릴릭



퓰리처상 수상작가 버나드 맬러머드는 “The Natural” 이라고 하는 자신의 소설을 통해 예술 추구의 과정에서 부딪치는 예술가들의 고뇌에 대해서 다룬 바가 있다. 그는 예술을 통해 예술가 본인이 예술로 성공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고찰 보다는 ‘예술로 표현되는 진실’ 의 추구에 초점을 둔다고 말한다. 따라서 걸작은, 예술가가 예술 자체만을 추구하며 예술을 우선 하는 가치로 인간과 인간미를 느끼는 시작으로부터 탄생한다고 한다. 물질적인 영화를 추구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세상을 살아가는 21세기에사, 예술의 참된 의미를 안고 그 본질을 추구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예술가들에게 진심을 담은 존경을 표한다. 



KakaoTalk_20160620_123213344.jpg▲ 알루미늄에 유화, 스크레치
 


[우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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