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파프롬 헤븐' - 고전적 우아미 [시각예술]

상류층 미망인과 흑인 정원사의 사랑
글 입력 2016.06.0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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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1957년 코네팈컷 하트포드. 이곳에서 모범적인 여성으로 평판이 높은 캐시(줄거언 무어)는 남편과 두 아이들과 함께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늦게까지 일하고 있는 남편 프랭크(데니스 퀘이드)를 위해 도시락을 싸들고 남편의 회사를 방문한 캐시는, 한 남자와 애무를 나누고 있는 남편을 발견하고는 충격에 빠진다. 프랭크는 캐시의 충고를 받아들여 정신과 치료에 응하기로 한다. 하지만 프랭크는 자신의 동성애적 욕망을 끝내 억제하지 못한다. 한편 캐시는 그녀의 집 정원사였던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정원을 가꾸고 있는 흑인 레이몬드(데니스 헤이스버트)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데, 이웃 사람들은 캐시와 레이몬드의 관계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악의적인 소문을 흘린다.

 

#영화 속 여성, 동성애, 인종주의에 대해..

이 영화는 상류계층 미망인과 흑인 정원사와의 로맨스를 기본 골격으로 당시 미국사회의 인종주의. 여성, 동성애를 잘 보여준다.  언뜻 보면 맞바람난 가정의 막장드라마 같은 영화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 로맨스코드로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극 중 캐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상류층 가정의 아내로 그 시대 전형적인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남편을 잘 내조하는 여성이다. 완벽해 보이는 그녀의 가정에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세한 금이 존재한다. 남편의 애정표현이 어느 선까지 한정되어 있다. 이를 영화 초반부에 보여주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암시한다. 그 남편은 동성애자였던 것이다. 그녀는 현모양처 답게 남편에게 도시락 가져다주려고 회사에 갔다가 남편과 동성애자 애인의 애무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녀는 남편의 동성애를 '병'으로 여기고 남편에게 정신과를 추천한다. 여기서 동성애를 바라보는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동성애를 선천적인 기질이 아닌 고칠 수 있는 병으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와 다른 '이상'하고 '불건전'한 것으로 묘사된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남편의 동성애 애인을 요부나 옴므파탈처럼 묘사해 동성애를 성적인 측면에 치우쳐 바라본다.

또 흑인 정원사 레이몬드를 통해 당시 인종주의에 대해 보여준다. 당시 50년대는 흑인차별이 기저에 깔린 사회였다. 흑인 전용 식당이 따로 있고 흑인들을 백인들 사회에 공존하지 못했다. 흑인 레이몬드와 백인 캐시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을의 가십거리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다. 그런 사회분위기는 캐시와 레이몬드가 이별하게 만든다. 길거리에서 같이 걷고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질타와 욕설을 듣는다. 그 장면에서 레이몬드의 얼굴을 크게 클로즈업 해 씁쓸한 그의 감정을 잘 나타낸다.

결국 이런 사회분위기로 동성애자 남편은 억지로 캐시와 결혼하지만 결국 가정은 파탄을 맞이하고, 잠시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었던 레이몬드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떠나간다. 결국 캐시 혼자남았다. 단돈 60달러만 가지고 육아와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그녀에게는 너무 가혹한 처벌이다. 하지만 캐시는 도피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인다. '파 프롬 헤븐'은 모든 것을 잃고 모욕을 감수하면서도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던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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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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