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름다운 한글, 그리고 단어 [문학]

글 입력 2016.06.09 01:1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예전부터 '오피니언' 글에 꼭 기고하고 싶었던 주제가 있었다. 바로 [단어] 에 관한 오피니언이다. 나는 시를 좋아하고, 감성적인 노래 가사들을 찾아 읽기를 좋아한다. 물론 책을 읽기도 좋아한다. 그러던 중에 내가 알고 있지 못한 단어들이 꽤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아마 이전에 문학을 등한시여겼던 나에게 나타날수 밖에 없는 결과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생각 외로 나와 비슷하게 여러 단어들에 대해서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세상에 단어는 많고 그것을 활용할 방법은 많고, 그 단어를 미처 다 알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범신 작가님의 '은교'라는 책을 읽을 때였다. 겨우 한 두 문장을 읽고서 책을 잠시 덮고는 심호흡을 한 후에 다시 글을 읽어낼 정도로 작가님의 문장 표현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실은 조금 어렵게 다가왔던 점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생소한 단어 사용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로 나는 [단어 노트] 를 만들었다. 노트 한 장을 편하게 찢어서 적당한 크기로 접어 책갈피를 겸하여, 그곳에 책을 읽는 동안에 접하게 되는 낯선 단어들을 기록을 한다. 그리고 [단어 노트] 에 가나다 순으로 내가 낯설게 느꼈던 단어와 뜻을 적어두면 나만의 사전이 완성되게 된다. 


그 중에 가장 인상깊게 기억에 남는 단어 몇가지들이 있다.

* 통렬하다 : 몹시 날카롭고 매섭다. 형세를 뒤엎거나 확고히 굳힐 만큼 그 수의 파괴력이 위력적임.
* 생경하다 : 1. 세상 물정에 어둡고 완고하다.
* 생경하다 : 2. 글의 표현이 세련되지 못하고 어설프다.
* 생경하다 : 3.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다.
* 외따로  : 홀로, 따로
* 권타   : 싫증이 나서 태만함
* 아둔하다 : 슬기롭지 못하고 머리가 둔하다.
* 혜안   : 1. 사물을 밝게 보는 슬기로운 눈
* 혜안 :   2. 오안의 하나. 모든 집착과 차별을 떠나 진리를 밝히 보는 눈


특히 * 생경하다, 라는 단어는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마주하던 것들이 갑자기 한 순간에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 내가 최근에 부쩍 사용하는 단어이다.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보던 남자친구의 눈과 얼굴이, 그리고 존재 자체가 갑자기 [      ] 해질 때, 그럴 때, 나는 "지금 참 생경해.." 라고 이야기 하곤 했었다. 그리고 * 외따로, 라는 말로 홀로, 따로 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단어 자체가 갖는 느낌이 조금 더 독특하고 새롭게 느껴져서 눈길이 갔던 단어였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 위에 제시한 6가지의 단어 뜻을 완전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설마 저 단어의 뜻을 모르고 있었던거야?' 라고 할 수도 있다. 막상 단어의 뜻을 읽으면 쉽게 이해가 가지만, 하나의 단어를 제시하고 그 단어의 뜻과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라 한다면, 우리는 말문이 막히게 된다. 그리고 사전을 찾아서 그 단어 뜻을 확인할 때면 왠지모를 통쾌함과 시원함을 겪게 된다. 나는 그 때의 그 느낌이 참 좋다. 내가 모르는 단어, 혹은 잘 알고 있던 단어라 할지라도 사전을 찾아서 그 뜻을 읽게 되면 괜히 그 단어가 새롭게 여겨지기도 하고 더 깊이 와닿아지기도 한다.



한국어와 그 단어들이 갖는 느낌은 굉장히 세련되고 아름답다. 담백하면서도 강렬하다. 우리는 아직 알고있지 못한 단어들이 참 많이 있는데, 많은 책을 읽고 책갈피에 모르는 단어를 적어두고, 나만의 사전을 만들어 기록하고 다시 읽으며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의 폭을 넓혀 더욱 다채로운 글을 쓰는 훈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희주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