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노노케 히메-2 [시각예술]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작
글 입력 2016.06.0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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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썼던 모노노케 히메 리뷰의 2탄이다. 첫번째 기사에서는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해석과 코드 분석이 있었다면 두번째 기사는 영화의 미장센(쉽게 말해 연출) 분석과 사회적 가치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오랫동안 명작으로 사랑받아온 영화인만큼 다루고 있는 주제의 심오함과 장면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시길 바라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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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케 히메를 이해하는 주목해야 할 하나는 작품이 그려내는 배경의 담론이다. 작품 속 담론체계는 휴머니즘적인 형상화 속에서 배경의 선택이 우선된다. 즉, 배경이 또 하나의 스토리 구성과 담론체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사 없이 원경과 근경으로 보여주는 배경 촬영은 휴머니즘적 전제로서 기능한다. 특히 숲과 생태계의 신성함을 보여줄 때 배경음악과 더불어 신비한 이미지를 그려낸다. 미야자키의 작가주의적 앵글은 대개 극도의 클로즈업(extream ciose-up)과 풀 숏(extream full-shot)을 구성하며 그 양극단의 테크놀로지를 절묘하게 조화시킨다. 그리고 영결부위의 롱테이크는 그의 메시지가 관객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공간적 담론을 구성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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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타카가 처음 시시신를 만나는 장면에서 이런 공간적 담론체계와 미장센을 잘 이해할 수 있다. 개울에서 아시타카가 물을 뜨고 있고 앞에는 동물의 발자국이 있다. 보통 발자국과 다르게 주변으로 나비들이 모여든다. 하늘색 나비들과 배경음악은 더욱더 신비로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개울 안에도 똑같은 발자국이 찍혀있고 그것을 클로즈업한다. 유심히 살펴보는 아시타카의 얼굴을 비춘다. 초록색, 연두색만으로 채색된 늪지대 같은 숲을 느린 속도로 보여주다가 어느 한순간 숲의 저 멀리 나무 사이로 신비로운 빛을 클로즈업한다. 앵글은 숲을 파고들 듯이 그 신비로운 물체로 향하고 아시타카의 얼굴 또한 클로즈업 되어 시시신을 처음 만난 순간의 신비함과 놀라움을 표현한다. 나무사이로 비춰지는 빛 때문에 후광이 비춘다. 시시신이 나타났을 때 배경음악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증폭시킨다. 대사는 불필요한 도구이다. 이것이 바로 놀라운 몰입을 가져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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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마지막부분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미장센도 흥미롭다. 시시신의 분노로 폐허가 된 마을과 숲이 천천히 되살아나는 장면이다. 처음에 폐허가 된 들판을 비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왜 이런 장면을 보여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들판이 점점 푸르러지고 있음을 느낀다. 오랫동안 느리게 폐허에서 청록의 들판으로 변하는 모습을 롱테이크로 보여준다. 채색되는 수채화를 보는 것 같은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보여준다. 다음 샷에서도 썩고 쓰러진 나무가 모여 있는 언저리에 새싹이 피는 장면을 짧게 보여준다. 다음 장면에서도 그 전보다는 푸르러졌지만 거뭇거뭇한 것이 보이는 언덕도 완전히 청록색으로 푸르러지고 싹이 올라오는 장면을 보여준다. 숲이 재생되는 동안에 피아노 선율의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전에 섬광이 일며 폭팔음이 났던 것과 대조된다. 이런 장면들은 관객들이 자연이 재생되는 신비로움에 집중하고 경외심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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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를 꿰고 있는 코드는 환경코드이다. 영화는 자연의 분노를 보여주고 아시카타라는 인물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한다. 인간이 에보시와 같은 필요악을 넘어 사냥꾼과 같이 자연을 욕망과 탐욕의 대상으로 대한다면 자연과 인간 모두 종말임을 시사한다. 모노노케 히메가 전하는 시사점은 현대사회에서 큰 의미의 맥락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나 황사 때문에 이제 마음 놓고 봄나들이를 갈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중국 황사와 함께 봄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하는 도시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대기오염 주범으로 경유차 배기가스가 지목되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공중보건상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위험요소로 ‘미세먼지’가 꼽혔다는 대한의사협회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다.
현대인의 행보는 자연의 영역을 침입해 산짐승들의 보금자리를 빼앗는 것에 더 나아가 우리들의 안전까지 침범하고 있다. 모노노케 히메에서 인간이 자연과의 공존을 깨트릴 시엔 인간과 자연의 파멸이라는 교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목을 죄고 있다. 아시타카와 같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하는 개인들이 나타나야 한다. 에보시와 같은 필요악도, 산이나 옷코토누시 같은 분노에 찬 자연도, 탐욕적인 사냥꾼들도 융합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영화에서처럼 새로운 시작은 어려울지 몰라도 공존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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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이였던 이끼섬, 야쿠시마 섬>
 
 
 
 

 
[안은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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