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페라 카르멘 : 자유로운 사랑이 두려운 나에게

글 입력 2016.05.2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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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 2016 포스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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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글은 아트인사이트와 함께합니다.
www.artinsight.co.kr






사랑- 사랑- 사랑-을 노래하지만
정작 사랑에 얽매이고 싶어하지 않는
자유로운 집시.

자유속에서 허락된 방황을 즐기는
한마리의 들새같은 여자
카르멘의 이야기.

오페라 <카르멘>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로
이번엔 오페라 공연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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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와보는 강동 아트센터.

한적한 동네와

잘 어울리는 문화극장이었다.

입구에서부터 초여름의 향기가 물씬-

이제 정말 봄이 가고,

여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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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건물이 없어

저 먼 하늘까지 보이던 이 곳.

문화를 향유하고

사색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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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강아지가 많았던

강동 아트센터 앞 공원.

공연 시작전 강아지들과 놀며

가볍게 긴장을 풀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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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노을을 등지고

단정하고 세련된 건물안으로 들어가

착석하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공연 시작만을 기다렸다.

-

우연히 앞쪽으로 돌아서

자리를 찾아가다 마주친

오케스트라 석은

정말 신기하고 새로웠다.

공연장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사진촬영이 제재되어

눈치보느라 찍진 못했지만!




-




이번 리뷰에서는 최대한

의식의 흐름과 같은 구조로

글을 써내려가보고자 한다.


특정한 장면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등을 타고 흘러

이어지는 새로운 사고들과

좀 더 제대로 마주하고 싶다.






* 모바일 버전 배려로

가운데 정렬 서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16005520_p.gif 

오페라 카르멘






[사전지식]

   비제의 대표작 <카르멘>은

이국적인 스페인을 배경으로,

탐욕적인 사랑이 부른

비극을 그리고 있다.


극중 대사의 일부는

원래 대화체로 되어 있으나,

경우에 따라 대화를 음악에 맞춰

공연하는 경우도 있다.


돈 호세의 칼에 찔려

카르멘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할 때,

무대 밖 투우장에서 들리는 환호 소리는

아이러니컬한 생의 단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에피소드]

   사실주의를 오페라에 도입한

<카르멘>이 초연되자,

관객들은 이 오페라의 내용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해

비난을 퍼붓고 무대에 토마토를 던지기까지 했다.


이 오페라가 자기 작품 중

가장 위대한 걸작이라고 생각한 비제는

<카르멘>의 성공을 보지 못한 채

초연된 지 3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초연 당시의 비난은

공연이 거듭될수록 찬사로 바뀌었다.

<카르멘>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오페라 중 하나가 되었다.





[제1막]
무대는 1830년 세비야와 그 주변이다.
이야기는 세비야의 담배공장에서 시작된다.
군인들이 할 일 없이 서성이는데
순진하고 아름다운 미카엘라(Micaela)가
남자친구 호세(Jose) 상병을 만나러 온다.

담배공장에서 5분간 휴식을 알리는 종소리가 나자
괜찮게 생긴 아가씨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들은 마침 심심해 죽을 지경이던 군인들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웃고 떠들고 유혹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인들 중 단연 최고는
가무잡잡한 피부의 집시 카르멘(Carmen)이다.

가장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은 반항하는 새와 같은 것」을
상당히 괜찮게 생긴 호세를 향해 부르지만
호세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미카엘라가 있지 않은가?
휴식이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여공들이 우르르 담배공장으로 들어간다.

“일해야 돈을 받지, 놀면 돈을 받나?”
갑자기 공장 안에서 여인들의 고함 소리가 들린다.
원인은 카르멘이다.
다른 여인과 싸움질을 했기 때문이다.

폭력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카르멘을
감방까지 호세가 연행한다.
호세는 카르멘의 매력에 빠져
급기야 감방에서 도망치게 도와준다.



[제2막]
한 달 뒤 마을의 어느 주막이다.
담배공장에서 쫓겨난 카르멘은
집시 친구들과 카드점이나 보며 소일하고 있다.

그 자리에는 호세도 있다.
호세는 카르멘이 자기에게
깊은 관심이 있다고 생각해
카르멘을 떠나지 못한다.

인기 많은 투우사 에스카미요(Escamillo)가
환호하는 팬들과 함께 선술집으로 들어서면서
유명한 「투우사의 노래」를 부른다.
카르멘의 마음은 멋쟁이 에스카미요에게로 향한다.

한 패의 집시 밀수꾼들이 등장하자
카르멘은 호세가 밀수 패에 가담하면
군인이었기 때문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해
밀수에 가담하라고 호세를 부추긴다.

카르멘에게 흠뻑 빠진 호세는
이윽고 밀수 패에 합류한다.



[제3막]
선술집으로 에스카미요가 카르멘을 만나러 온다.
사랑에 눈이 먼 호세는
경쟁자 에스카미요에게 시비를 걸어
칼싸움을 벌이지만 이 미련한 짓 때문에
카르멘의 마음은 호세에게서 완전히 떠난다.

마침 호세의 여자 친구 미카엘라가
그를 찾아 밀수꾼들이 있는 산골짜기로 올라온다.
미카엘라는 호세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생겼으니
어서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애원한다.

호세는 카르멘에게 미련이 남지만
어머니를 생각해 마지못해
고향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제4막]
투우장 밖이다.
안에서는 환성이 터져 나온다.
에스카미요가 카르멘과 팔짱을 끼고 등장한다.
그 뒤를 호세가 한심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따른다.

카르멘에게 “제발 나를 사랑해주시오!”라고
외치지만 카르멘의 대답은 차갑다.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난 지 오래예요.”
투우장 안에서 “에스카미요!”를 외치는 사람들의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진다.

카르멘은 어서 들어가
에스카미요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싶은 생각에
호세를 밀치고 투우장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카르멘에게 완전히 버림받은 호세는
순간 정신이 홱 돌아버린다.

그는 칼을 꺼내 미친 듯이 카르멘을 찌른다.
사람들이 투우장 밖으로 쏟아져 나오다가
새하얀 햇빛 아래 장미꽃처럼 빨간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카르멘을 목격한다.

호세는 “오, 내 사랑하는 카르멘!”을 외치며
카르멘의 몸 위로 쓰러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카르멘 [Carmen] (OPERA 366, 2011. 6. 27., 한울아카데미)









'이 얼마나 잔인하고도

애절한 사랑이야기인가!'

라고 나는 생각했다.


줄거리를 미리 읽어보았을 때에도

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스토리었지만,

공연을 실제로 보고나니

더더욱 대책이 안서는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과연 누군가의 편에

서서 한 쪽을 지지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제 3자의

입장에 서서 그저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그렇지만 반드시 어느

한 쪽을 택해야만 한다면?

누군가의 편에 서서

입장을 대변해야만 한다면?

이라고 생각하니 참

머리가 아파온다.




카르멘은 확실히

당찬 신여성의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여성을 우스갯거리로

전락시키는 안쓰러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조신함과 자유로움은

굉장히 아슬아슬한

경계를 두고 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두 단어는 절대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조신하면서도 자유로움을

추구할 수는 있다.


집시였던 카르멘은

'조신'이라는 단어와는

조금 거리가 멀긴 했지만,

어쨌든 그녀는 그녀의

신념하에 좀 더

'조신한 집시'가 될 수 있었다.


조신이라는 단어에 여자를

묶어두고 싶지도 않고,

여자라면 무조건 조신해야

한다고 주입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카르멘.

그녀는 적어도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그릴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여자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스스로 포기한듯 보였다.




그렇다고 호세를 지지하려는건

더더욱 아니다.


호세는 지금으로 치면

연인의 이별통보에

눈이 멀어

극악무도한 살인을 저지른

명백한 살인마이다.


살인은 어떤 이유로든

용서되서는 안된다.


그의 문제도 분명히 있다.

결혼할 여자를 뒤로한 채

카르멘의 겉모습과 유혹에

매료당해버린

가벼운 마음을 가진 죄,

그리고

수감된 이후에도 정신 못차리고

카르멘이 자신의 소유물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 죄.

단지 멍청하고 어리석었을 뿐.




나는 이 오래된 작품을 보며

다시금 사랑이 참 어렵다고 느꼈다.


나와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잘 맞는 사람을 만나기란

복권 1등에 당첨되는 것

보다 어렵고,

또 그 사람과 영원한

사랑을 하는 것은 정말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은

확률일 것이다.




오페라 카르멘에서는

인간이 사랑에 엮이는

과정에서 변하게 되는

가장 추악한 모습을

그려낸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결국

그런 추악함이

현실의 사랑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에겐 결국 사랑하기 때문에

추악해져야만하는 순간이 온다.


아직 그 순간을 겪어보지 않고

입에 담기엔 너무 경솔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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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어렵고

자유롭고 가벼운

사랑이 어려운 나에게

카르멘은 굉장히

혼란을 주는 캐릭터였고,


그렇다고 가짜를 연기하며

가벼운 사랑을 무거운 사랑으로

바꿔보려고 하기엔 상대방이

얻을 상처와 후에 내가 짊어질

짐이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해준 캐릭터 호세였다.









아래는 내가 이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곡인

<세빌리야의 성 근처에서>라는

곡이다.



호세를 꾀어내려는 의도로

부른 노래였지만,

극 중에서 두 사람이 가장

사랑스러웠던 장면이었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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