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유쾌하고 재미있던 각색 오페라, 『마술피리』

글 입력 2016.05.2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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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마술피리>를 봤다. 이번에 강동 아트센터 대극장을 처음 가봤는데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 기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공연장에 들어가 보니 어린 아이들도 꽤 많았는데, 이 오페라를 보고나서 어린아이들이 꽤 좋아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노블아트오페라단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사진3.jpg


연주자들과 지휘자는 무대 아래쪽에 위치해서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음악으로만 느낄 수 있었는데 서곡부터 매우 마음에 들었다. 서곡이 흘러나오며 모니터에서 자막을 보여주었는데 그 내용은 오페라의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한 ‘이성과 감성의 조화’였다. 아마 모차르트가 가진 사상과 맞닿는 부분일 텐데, 꼭 모차르트가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내가 <마술피리>의 오리지널 버전을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각색 되었는지 자세히 알 순 없었다. 다만 아이들까지 이해하기 쉽도록 내용이 줄어들었고, 대사 또한 현대적이고 위트 있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중간 중간 재미있는 대사들이 나오면 관객들이 웃곤 했는데, 나도 감상하는 내내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즐겼던 것 같다.


노블아트오페라단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사진1.jpg
 
 
이 공연은 내용이 쉽게 구성돼있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알 수 있고, 배우들의 캐릭터 또한 뚜렷해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자라스트로 성의 사람들이나 천사들, 파파게노와 파파게나 등 내게는 모든 인물들이 사랑스러웠다. 밤의 여왕은 악역이긴 하지만 모성애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적이기도 했다.(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르는 모습은 역시 멋있었다) 또한 무대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화려하고 볼만했다. 특히 자라스트로 성에서 합창을 할 때, 사람들이 입은 의상과 무대 조명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을 꼽자면 아마 합창 장면이라고 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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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연을 보기 전에 <마술피리>에 대한 내용을 조금 봤는데,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이었다는 점을 관람 포인트로 삼을 수 있었다. 요즘엔 프리메이슨이라고 하면 흔히 음모론으로 치부되는데, 모차르트 시대의 프리메이슨은 자유, 평등, 박애를 모토로 삼았던 비밀 결사단이었다. 자라스트로(태양)와 밤의 여왕(어둠)의 대결에서 선이 승리하는 것, 그리고 이성과 감성, 자연의 조화를 이루는 것 역시 프리메이슨 사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피라미드가 들어간 무대 배경이나 프리메이슨 입단식을 암시하는 장면 등 흥미롭게 볼만한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오페라’하면 역시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음악에 크게 몰입할 수 없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음악이 작품 내용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아마도 음악이 모차르트 특유의 유쾌한 음악이라 그런 게 아닐까. 먼 옛날에 만들어진 음악이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으며 오히려 편안하고 현대적으로 들렸다. 이건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다. 왜 그를 천재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달까.
 
 
노블아트오페라단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사진2.jpg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주제는 가볍지 않은 공연이었다. 원작보다 작품의 무게는 많이 가벼워졌겠지만, 애초에 가족들이 보기 좋게 각색한 작품이라 지적할만한 사항은 아닌 것 같다.
 
프리뷰를 쓸 때, 이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이 정말 사람들에게 오페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이 <마술피리>를 보고나니 그 답이 나온 것 같다. 기획자들이 의도한대로 오페라가 이해하기 쉬웠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더 많은 오페라를 공부하고 싶어졌고, 많은 사람들이 이 오페라 페스티벌에 참여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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