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2016 서울 국제 음악제 : 비엔나에서 온 편지

글 입력 2016.05.1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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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음악제 전체 포스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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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 인사이트 문화초대. 이번 공연은 2016 서울 국제 음악제 중 하나인 <비엔나에서 온 편지>이다. 서울 국제 음악제가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미리 짧게 소개한 후에 공연의 프리뷰를 적어나가보도록 하겠다.





서울 국제 음악제 SIMF

 지난 2009년 “All Together in Music - 음악을 통한 화합”이라는 주제로 첫 발을 내디딘 이래, 클래식 공연이라는 매개를 통해 우리 국민이 세계와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국내외 정상급의 연주자들을 초청해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이를 위하여 서울국제음악제 줄여서 SIMF는 현존하는 최고의 작곡가 펜데레츠키, 마샤 마이스키, 상하이 콰르텟, 막심 벤게로프, 유리 바쉬메트 등과 같은 음악적인 진실함과 헌신하는 자세를 지닌 진정한 대가들과 김소옥, 백주영, 김한, 권혁주, 이화윤 등 젊고 능력 있는 한국의 음악가들을 우선적으로 섭외하여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참신한 프로그램을 연주해왔다.

 상업적 연주에서 볼 수 없었던 서울국제음악제만의 흥미진진한 프로그램과 높은 수준의 연주력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중국, 일본, 스웨덴, 폴란드, 이탈리아 등 한국과 수교를 맺은 국가간의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알리며 양국간의 음악문화 교류를 통해 이해를 증진시키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서울국제음악제를 통해 한국의 연주자인 백주영, 김소옥, 윤소영, 손열음, 김준희, 김한, 서울바로크합주단 등 많은 한국의 음악인과 음악단체들이 해외에 소개되었고 음악을 통해 교류하는 파트너쉽을 통해 대등한 음악적 관계로 성장하고 있다. 




다양성

 2016년 제8회를 맞이한 서울국제음악제는 ‘다양성’이라는 주제 아래, 세대, 나라, 시대적 배경에 따라 각각의 특성을 제시하는 작품과 연주자를 통해 관객에게 풍요로운 음악을 선사한다. 시대불문 사랑받는 하이든, 베토벤, 슈베르트와 같은 고전과 더불어 국내에서 자주 연주되지 않는 스웨덴의 알버트 슈넬저, 덴마크의 루에드 랑고르와 같은 근대 및 현대작품의 초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해외 음악계의 최신경향을 국내에 소개해 여타 음악제와 차별성을 시도한다. 중국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조지 리, 바이올리니스트 일리야 그린골츠, 크리스티안 알텐부르거, 스웨덴 예블레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제이미 마틴등 다양한 국적의 음악인들이 모여 이들의 음악적 교류의 장이 될 서울국제음악제는 총 4회(5/27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5/28, 6/1 양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3 강동아트센터)의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각 공연별로 SIMF가 선정한 솔로 리사이틀, 삼중주 실내악, 국내외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연주가 펼쳐진다.




일정: 2016.05.27~ 06.03 (총4회 공연)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및 IBK챔버홀, 강동아트센터
주최: 서울국제음악제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 임성준 / 예술감독: 류재준
후원: 
문의: 사무국 1544-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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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류재준씨의 전하는 말

 비엔나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알텐부르거는 많은 바이올리니스트가 그렇듯이 영재로 데뷰하였다. 처음 알텐부르거를 접하게 된 것은 실연이 아니라 음반을 통해서였다. 워낙 일찍 데뷔해서였는지 당시의 느낌은 옛 대가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그를 직접적으로 만나게 된 것은 프라드 카잘스 음악제 (Casals Festival in Prades)의 예술감독이었던 미쉘 레티엑(Michel Lethiec)을 통해서다. 앙상블 오푸스의 초청으로 한국의 대표 음악가들과 카잘스 음악제를 대표하는 음악인들이 만나 실내악연주 투어를 기획하는데 레티엑이 알텐부르거를 소개한 것이다.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도로시 딜레이를 사사했지만 알텐부르거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비엔나의 전통에 충실하다. 비엔나 스타일이라는 것이 정형화 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장이 없고 리듬의 타이밍이 좀 더 보수적이며, 소리가 풍부하고 그 질감이 중후하다. 그가 연주한 슈베르트는 질박하고 순수하였으며 과도한 감정이입을 피하고 있다. 더욱 깊게 파고들면 분명 같은 리듬 패턴의 반복 인데도 미세하지만 절묘한 프레이징의 변화가 느껴진다. 이러한 움직임이 경험과 전통인지, 개인의 특별한 해석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보통 우리가 듣는 슈베르트와는 본질적인 부분부터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이번에 알텐부르거, 김정원, 김민지를 함께 섞어 놓은 것은 이 셋의 조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모차르트, 슈베르트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김정원은 확실히 지적인 피아니즘을 보여준다. 비엔나에서 오랜 시간 동안 수학하며 체득한 비엔나 오리지널리티를 충실히 보여주는 김정원의 음악은 특별하고 귀하다. 김정원의 슈베르트는 분명 전통적인 기반 내에 기초되어 있지만 보다 자유롭고 색채적이다. 과다한 감정 표출은 없지만 끊임없이 노래하고 속삭인다 . 김민지는 첼로의 음유시인이다. 그녀의 노래는 황홀하며 관능적이다. 김민지와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 C단조 3악장을 같이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는 첼로의 중후하며 호소력 짙은 노래 뒤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을까 항상 고민에 빠진다. 일반적인 첼로의 기능적 어려움은 김민지에겐 통용되지 않는 듯하다. 항상 귀에 거슬리던 첼리스트의 음정 문제나 둔탁한 움직임이 전혀 없다. 거기에 더해 김민지는 노래를 제대로 부를 수 있는 선택 받은 재능을 타고 났다. 

 이번엔 이 세 명이 연주하는 음악은 비엔나에서 활동한 작곡가들의 작품들이다. 비엔나에서 음악의 기초를 다진 알텐부르거와 김정원, 그리고 매혹적인 첼리스트 김민지의 조합은 특별하면서도 기대된다. 지극한 순수함이 만드는 고풍스러운 칵테일이 과연 어떠한 향취로 다가올까 두근거린다.




트리오가 선사하는 문학과 영화의 음악

 오는 6월 3일 서울국제음악제의 폐막공연으로 강동아트센터에서 실내악 공연이 준비된다. 강동아트센터와 공동주최로 성사된 이번 공연에서는 오스트리아의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알텐부르거가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첼리스트 김민지와 함께 하모니를 이룬다.

 크리스티안 알텐부르거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전 이사장이었던 알프레드 알텐부르거(1927-2015)의 아들로, 아버지에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고향인 비엔나에서 음대를 졸업하고 주빈 메타의 권유로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도로시 딜레이를 사사했다. 그는 19세에 비엔나 악우협회에서 솔로 데뷔 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솔로 연주자로뿐만 아니라 앙상블에서도 음악성을 인정받아 브루노 카니노, 파트릭 데멘가, 하인츠 홀리거, 킴 캐시캐시언, 미쉘 레티엑, 라르스 포그트등과 함께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알텐부르거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과장이 없고 보수적인 리듬 타이밍을 특징으로 하는 비엔나 전통에 충실하다.

 피아니스트 김정원 또한 비엔나에서 오랜 시간 동안 수학하며 체득한 비엔나 오리지널리티를 충실히 보여준다. 섬세한 감성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음색과 강렬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함께 가지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정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동세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손꼽히고 있다.

이들과 완벽한 트리오를 이루는 첼리스트 김민지는 로린마젤이 이끄는 스페인 레이나 소피아 오케스트라의 부수석(아시아 최초) 및 예술의전당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수석을 역임하였다. 앙상블오푸스, 금호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금호 아시아나 솔로이스츠, 첼리스타 첼로 앙상블멤버로 활동하며 실내악 음악에서도 그녀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음색을 더한다.    
 
 이번 무대는 먼저 알텐부르거와 김민지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이중주를 첼로버전으로 연주해 산뜻한 막을 열게 되며, 이후 김정원과 함께 베토벤의 대공 트리오와 슈베르트 피아노 삼중주곡 제2번을 연주한다.

 베토벤이 마지막으로 쓴 피아노 트리오곡으로 알려진 “대공 삼중주”는 실내악곡임에도 웅대하면서도 귀족적인 기품을 잃지 않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대공 삼중주가 언급되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삼중주곡 제 2번은 스탠리 큐브릭, 미카엘 하네케, 정지우 영화감독이 그들의 작품에 차용하여 익숙하다.

 서울국제음악제의 마지막 공연은 문학과 영화를 아우르는 친숙한 레퍼토리와 함께 마치 오래된 편지를 다시 읽는 것 같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클래식이 닿기를

 위에서도 이미 언급했듯, 클래식의 본고장은 유럽이다. 그래서인지 그쪽 나라 사람들에게는 클래식 음악이 당연히 생활 속에 자리잡은 하나의 가요 같은 것이겠지만, 동양권에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 상황만 봐도 그렇다. 당신의 주변에 클래식을 사랑하고 즐겨듣지만 음악 관련 학과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몇이나 있는가?

 이 땅에 클래식 음악이 진심으로 통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몇번이고 클래식의 매력에 대해 호소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외침을 가볍게 무시하곤한다. 심지어 가장 좋아하는 음악장르가 클래식이라고 밝히는 순간, 당신은 아마도 허세로 가득찬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라보는 클래식에 대한 이미지는 대충 이러하다. 고급스러움, 나와는 먼 이야기, 부담스러움, 고전적, 고리타분, 지루함, 혹은 베토벤, 모차르트 까지. 클래식은 모든 사람들의 생활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담당자 류재준씨의 글을 읽고 뭉클한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평가하려는 마음도 가져보지 않은채 멋대로 단정짓고 배척하고만다. 관심이 또다른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물안에 머물고 싶어한다. 클래식을 바깥으로 꺼내어 세상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졌다. SIMF같은 좋은 취지로 열리는 공연들이 차례차례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모든 음악이 그러하겠지만, 클래식은 가사 하나 담고 있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이야기를 담고있다. 지긋이 눈을 감고 그 선율을 타고 음악에 몸을 맡기면 이미 느껴봤던 감정과 태어나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까지 느껴볼 수 있다. 또한 이미 가봤던 어떤 공간을 떠올리게 될 수도 있으며,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상상하게 될 수도 있다.

 아직도 클래식의 매력에 빠지지 못한 이들은 클래식과 친해지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봤으면 좋겠고, 클래식을 좋아하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망설여지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공연을 스스로 찾아서 관람하는 정성을 들여보라는 이야기를 살포시 전해주고 싶다.




비엔나에서 온 편지

 빈. 비엔나. 그 얼마나 멀고도 그리운 이름인가.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로 나의 제 1순위 소망 여행지는 바로 오스트리아 빈이었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울려퍼지던 "여기- 오스트리아 빈-!'이라는 노래를 항상 마음속으로 되뇌며 내 두발로 그 땅을 밟을 날만을 그려오고있다.

 이 공연은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어떤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있을지 궁금해지는 유일한 공연이었다. 오케스트라 공연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실내악 공연이었다. 실내악 공연은 또 처음인지라 괜시리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함께하는 이번 공연에서 과연 그 소리들이 어떤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상상되며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열릴 서울 국제 음악제의 폐막공연인 만큼 그 의미가 참 남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라져가는 역사를 보러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앞으로 계속해서 이 세상에 울려퍼질 클래식음악을 마주하며 더욱더 무궁무진한 발전을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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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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