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교육과 성장, 그 사이의 그녀- An Education(2009)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5.12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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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은 인간에게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라여겨진다. 국가적으로도 교육을 의무로 지정하고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 높은 위치에올라서는 경우를 많이 보여준다. 특히 교육은 성장기인 아동기, 청소년기에집중적으로 이루어 진다. 이 때문에 교육이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로 보여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연 이런 생각이 맞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제대로 보여주는영화가 바로 <언 에듀케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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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에게교육

 
 이영화의 주인공인 제니는 옥스퍼드 대학교를 진학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녀는 공부도 열심히하고 성적도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이것들은 그녀가 원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녀의 부모님, 특히 아버지는 그녀의 진로와 성적에 매우 민감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영화 내내 사회적 지위와 부와 같은 것에 목을 매단다. 무슨일을 할 때에도 항상 거기에 들어갈 돈을 계산하며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은 무조건 신뢰하고 본다. 심지어는제니가 성적이 잘 못나왔을 때 지금까지 그녀의 과외비로 들인 돈이 얼마냐고 화를 내던 사람이다. 이렇게까지교육에 열성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온 제니는 당연하게도 엄청난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그 덕분에 그녀는많은 지식을 쌓았지만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었다. 그녀는 예술을 좋아했다. 학교에서 교향악부도 들어 공연도 하고 프랑스 샹송도 좋아했다. 또한미술에 대한 열정과 지식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은 그녀가 이러한 열정을 표출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제니에게 교향악단을 그만두고 공부에 전념하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은 제니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그녀에게교육이란 그저 옥스퍼드를 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고 자신의 욕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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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의 탈피

 
 지루하고불만만 가득 차는 삶 속에서 제니는 데이빗을 만난다. 그 만남 또한 제니의 기호인 예술에서 시작한다. 첼로와 비를 맞고 있는 제니에게 데이빗은 음악애호가로써 첼로를 지켜야 한다며 첼로만 차에 태우고 제니를 바래다준다. 물론 중간에 제니를 태워주기는 하지만 시작은 그렇게 시작했다. 정말감탄할 정도의 작업멘트라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왠지 작업멘트가 아닌 진심으로 첼로를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제니 또한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거기다 데이빗은 부자처럼 보였다. 이런데이빗의 모습에 호감을 보여 데이빗과 계속 만남을 가진다. 데이빗과의 계속 되는 만남 속에 제니는 이제껏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 세계 속에서는 그녀는 더 이상 억눌려 있던 제니가아니었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했고 예술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교육으로인해 억눌려있던 자신의 욕망이 표출되기 시작하자 제니는 교육을 저버리고 만다. 그녀의 성적은 계속 떨어졌지만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이제 교육은 더 이상 그녀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부모님도 데이빗이 부유하고 사회적 지위도 높다는 것을 알게 되고(물론데이빗의 거짓말이다) 사회적 지위와 부에 집착하는 사람들답게 결혼도 허락해 준다. 그녀는 더 이상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제니는 자신이 성장을 했다고 느낀다. 그녀는 데이빗이 자신을 발견하여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열어줬다고생각한다. 제니의 이런 생각은 데이빗이 미술품을 훔쳐서 암시장에 파는 것을 걸렸을 때 한 말에서 비롯된다. 데이빗은 자신이 미술품을 시궁창에서 구해내어 미술품 본래의 가치를 찾아내 주는 사람이라 말한다. 이 말에 데이빗에게 실망하고 그를 떠나려 했던 제니가 다시 데이빗에게 돌아오는데 이때 제니는 미술품에 자신을투영시켜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교육에 억눌려있던 과거와 달리 이제 제니는 자신의 의지를 마음껏표출할 수 있었다. 과도한 교육으로 인해 억눌려있던 의지, 욕망을찾게 되는 성장을 이루어낸 것이다. 하지만 성장은 데이빗이라는 디딤돌에 의존해 이루어낸 것이기에 온전치못했다.
 

진정한 성장

 
행복할 줄만 알았던 제니의 미래는 사실 진흙 위에 지어진 것이었다. 데이빗이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그는 사실 아이까지 있는유부남이었고 또한 이렇게 외도를 한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제니는엄청난 배신감과 함께 데이빗과 함께 한 세계가 전부 거짓된 환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성장은그저 타인에게 의존해서 이루어진 거짓된 성장이라는 것을 알게 된 제니는 방황하게 된다. 자신을 세우던기반들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을 강제로나마 이끌었던 교육도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표출할 수 있었던 새로운 세계도 이제 무너졌다. 이제 그녀는 온전히 홀로 남게 되었다. 여기서 우선 결말을 결과론적으로 본다면 결국 그녀는 다시 교육과 교육제도 속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리고 옥스퍼드를 가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얼핏보면 그냥 예전의 삶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같은 교육처럼 보이지만 전의 교육은 타의적이었지만 지금의교육은 자의적이다. 그렇기에 전의 교육은 주체의지의 상실의 상징이 되며 지금의 교육은 주체의지의 회복의상징이 된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의지로 공부를 하고 교육을 받는다.더 이상 부모님에게 강요를 당해 교육을 받지 않는다. 또한 더 이상 남자에게 의존해 자신의뜻을 펼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해야 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 균형을 잡고 묵묵히 해낼뿐이다. 자신의 의지만으로 자신의 미래를 정하는 그 순간, 나는그녀가 진정한 성장을 해냈다 본다. 이 영화 통틀어 그녀가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순간이다. 그리고 주체적인 그녀 앞에는 무궁무진한 성장의 기회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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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어느 영화나 그렇듯이 이 영화도 이 글의 관점 말고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내가 이런 관점을 택한 이유는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과 제니의 현실이 많이 맞닿아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들어서이다. 교육열 하면 역시 우리나라를 빼놓을 수 없다. 나도주변의 친구들을 보며 그 말을 실감한 사람이다. 내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강제적인 교육이 많았다. 하지만 교육은 성장을 무조건적으로 동반하지 않는다. 성장은 제니처럼 엄청난 사건을 통해 일어나거나 아주 사소한 사건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이 자신의 의지를 담보하느냐 는 것이다. 자신의 주체의지를가지고 있을 때에만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아마 우리나라에는 아직 성장의 기회조차 잡지 못한 사람들이많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 남들이 원하는 대로, 하라는 대로만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성장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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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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