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안산 거리, 살~아있네~!! 2016 안산 거리극 축제 REVIEW (2016.5.5.~ 2016.5.8.) [공연예술]

글 입력 2016.05.11 15:5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안산 거리, ~아있네~!!
 
2016 안산 거리극 축제 REVIEW
(2016.5.5.~ 2016.5.8.)
 

11-로고.jpg
 

ASAF2016
2016안산국제거리극축제
 
기간 : 2016.5.5.()~5.8()
장소 : 안산문화광장 일대
참가단체 : 13개국 50작품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8일 부로, 78만명의 시민이 찾아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한다. 올해로 12회 째를 맞는다는데, 한 번도 찾아가 즐긴 적이 없어서 저번 주 어린이날에 그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안산 국제 거리극 축제는 지금 우리는 광장에 있다!(Action over The City!)’를 캐치프레이즈로 잡아, 생동감 넘치는 도시의 광장 한 가운데에서 참신하고 독창적인 자유참가작과 예술적인 공식 참가작들을 비롯해 안산이라는 도시와 현대인의 삶에 대한 심도 깊은 예술적 탐구를 펼치는 등 가지각색 다양한 거리예술을 망라한 축제다.
 
거리공연 축제라기에, 단순한 버스킹이나 거리서커스 공연들 정도만 상상했던 내 생각을 뛰어넘는 재밌고 예술적인 공연들이 가득했다. 큰 광장 뿐 아니라 광장과 이어진 작은 틈새 거리 여기저기에서도 공연을 만날 수 있었다. 무대와 관객석이 크게 분리되지 않고 단지 몇 미터 거리 앞에서 일상의 공간에 특별한 볼거리가 펼쳐져서 익숙함 속에 낯섬이 스며든 생경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팜플렛 문구에 심리적 불안과 불편 없이 다같이 위로하며 위축되지 않은 몸짓으로 가득하길 바라는이라는 표현과 마음껏 표현하고 표출하며 새로운 의미와 역할로 채워지길 바라는이라는 표현이 그저 문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더없이 어울리는 페스티벌의 분위기였다.

 

noname01.jpg
 

1) 바가앤본드(Vaga & Bond)
-프로젝트 모아(Project m.o.a)
 
16:00
 
스케치형식의 넌버벌 코미디로, 빠른 전개와 다이나믹한 움직임으로 구성된 마임 퍼포먼스다. 예전에 유행했던 웃찾사 개그맨의 머리 모양을 한 두 방랑자가 여행 중 불시착한 마을에서 그곳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는 내용으로 진행되는데, 두 예술가의 모션이 무척 강렬해서 나를 포함해 그냥 길을 지나가려던 행인들 모두의 시선을 붙잡아 놨다.
 

 

2.jpg
 

2) 5월의 보사노바
-필로멜라(Filomela)
 
16:00
 
이 날의 화창하고 맑았던 날씨가 부드러운 바람같이 살랑대는 브라질의 삼바리듬과 잘 어울렸다. 보사노바의 브라질 전통악기 빤데이로, 땀보림, 아고고벨, 클래식 기타로 이루어진 공연이었는데, 생소한 악기인데도 이질적이어서 튀기보다, 독특하고 이쁜 소리로 듣는 이들에게 정말 편안한 기분을 선사했다.

 

3.jpg
 

3) 닥터 랄랄라의 이상한 병원
(The Strange Hospital of Dr.Lalala)
-음악당 달다(Umdalda)
 
16:00
 
프로그램 팜플렛을 봤을 때 제목이 독특하게 매력적이라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인데 찾아가는 길을 헤매는 바람에 후반부 10분밖에 보지 못해 아쉬웠다. 그러나 유쾌하게 정신나간 것 같은 느낌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했고, 지저분한 행색의 의사 닥터랄랄라와 간호사가 허름하고 기괴한 장비가 가득한 왕진가방에서 꺼내놓는 키네틱 오브제와 펼치는 족족 즐거운 음악, 풍자, 은유의 익살스러운 노랫말을 선보이는 공연이었다. 패션과 소품에서 느껴지는 기괴하고 클래식한 앤틱 분위기가 보기 좋았고 배우들 캐릭터도 뚜렷해서 마치 애니메이션 작품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린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이해할 수 있던 것 같다는 행인들의 평을 주워들었다.
 



4.jpg
 

 
4) 아마미(Amami)
-맥포이(Mc Fois)
 
16:30
 
이탈리아가 끼와 활력이 넘치는 국가라서인지, 이날 거리공연에 유독 이탈리아 출신의 예술가들이 많이 공연했다. 이 공연의 예술가 맥포이 역시 이탈리아 출신이며, 흰 발레복을 입고 코미디쇼를 펼쳤다. 흥미로운 묘기 뿐 아니라 관객들을 즉석에서 뽑아 스트리퍼처럼 연출하는등 평범한 관객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서 게릴라적인 재미가 쏠쏠했다. 예측할 수 없는 순간마다 재치있고 유연하게 상황을 리드해가는 예술가의 능력이 감탄스러웠다.
 
 


5.jpg
 

 
5) 러버헤드 (Rubber Head)
-오토(Otto il Bassotto)
 
17:30
 
이 분도 이탈리아 출신의 거리예술가였는데, 독특하게도 커다란 풍선 하나로 다양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풍선을 접하면서 풍선을 광대극에 자연스럽게 접목시키게 되었다고 한다. 커다란 풍선이 얼굴이 되기도 하고 배우를 완전히 감싸기도 하고 통통 튀는 뇌가 되기도 하는 모습이 굉장히 유쾌해서 남녀노소 다들 폭소를 멈추지 못하는 등 호응이 뜨거웠다.
 


6.jpg
 

 
6) 자전거 극장 모빌리베라’(Bicycle theater 'Mobilybela')
-더더더(THE THE THE)
 
18:00
 
작은 자전거를 극장 지지대로 삼아, 팝업북을 이용한 동화구연 공연이었다. 책에서 나온 앨리스가 무대 앞을 누비며 팅커벨의 주문을 풀 방법을 찾는 스토리인데, 자전거 위 작은 극장에 펼쳐진 큰 책이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무대와 캐릭터가 팝업 되는 식의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실감나면서도 귀여웠고, 소품에서도 아기자기한 귀여움이 있어서 아이 관객들에게 잘 어필할 프로그램이었다. 내용 또한 무척 교훈적이었다.
 

7.jpg
 



7) 불쑈(Fire Show)
-마스터 앤 마가리타(Master and Magarita)
 
18:30
 
불을 사용한 춤과 코미디, 저글링을 선보이는 거리 불쑈였다. 멋진 미모와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두 남녀 예술가가 작은 촛불에서부터 파이어 팬, 훌라후프 등 커다란 불까지 다양한 소품을 사용해 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기예를 선보였다. 서커스 기술을 불쇼에 접목해 위험하면서도 매혹적인 볼거리를 펼쳐 관객들에게도 인기가 좋아 무척 많은 인원이 운집했다.
 

 

8.jpg
 

8) 위풍당당 파우스트 (Faust 2)
-극단 하당세(Haddangse Threatre)
 
19:30
 
괴테가 만든, 자신의 자아를 완성한 뒤 마지막으로 흙으로 돌아가는 파우스트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는 공연이었다. 이날 본 공연 중 가장 예술작품으로서의 진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은 프로그램이었는데, 2015년 아르헨티나 메르코수르 국제연극제에 공식 초청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파우스트의 욕망의 여정이 굉장히 독특한 연출로 펼쳐졌고, 배우들의 집중력 있는 연기에 홀리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이 많아 관객석 통제가 원활히 안 되어서 좀 더 많은 인원이 즐길 수 있게 앞줄을 앉히는 등 무언가 통제를 했으면 더 좋았을듯 싶다.
 
 
 
 
 
 
9.jpg
 
 
9)안산 사람들(People living in Ansan)
-제작 아이디어 _서울괴담(유영봉)
-제작_아트봉다리
 
20:30
 
광장 여기저기에서 아주머니, 학생 등 평범한 안산 사람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준비한 자신의 이야기를 발표하는 형식의 행사였다. 나와 같은 평범한 시민의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퍼지니 친근하면서도 생소한 기분이 들었다. 비닐로 만들어진 깃발이 군중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퍼포먼스도 있었는데 몽환적이면서도 시위의 결연함 같은 것이 느껴졌던 것 같다.
 

77.jpg
 
 
10) <개막작> 천사의 광장(Place des Anges)
-컴퍼니 그라떼 씨엘(Compagnie Gratter Ciel)
 
21:00
 
가히 이날 페스티벌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메인 공연이자 개막작이었다. 처음에는 음울한 장송곡만이 흘러나와 의아했는데 저 멀리 빌딩 위로 천사들이 등장할 때 무척 놀라웠고 감동을 받았다. 순백의 천사들이 각자 차례에 맞춰 광장을 가로질러 가벼운 깃털 뭉치들을 관객 머리 위로 뿌리는 모습이 무척 환상적이었다. 도시의 하늘과 지상, 건물과 건물을 넘나드는 천사들의 퍼포먼스가 굉장히 멋져서 정말 천사가 존재한다면 이런 경외감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말 그대로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행사 후 뒤처리를 어떻게 할까 걱정될 만큼 깃털을 마구 퍼부어줘서 염려되기도 했지만, 후하게 퍼준 만큼 좀 더 극적으로 일탈을 즐길 수 있던 것도 같다.
 

 

다양한 형식의 극과 공연이 가득한 안산의 광장과 거리는 살아있는 유기체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이 축제의 의의라고도 할 수 있는 생명력의 비결은 좋은 예술가들과 작품들의 구성도 있겠지만 관객들이 예술을 접할 수 있는 무대의 거리감을 좁힌 것이 가장 큰 것 같다. 거의 30분 단위로 토막 공연들이 거리에 줄지어 이어졌는데 손쉽게 걸어서 찾아가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거리의 공연장들 사이사이 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작은 노래방, 포토 스팟 들이 마련되어 있어, 거리가 관람객들의 통로이자 휴식공간으로 쓰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예술 공연이 없으면 그저 황량한 공터에 그치는 도시의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단 며칠의 기억이지만, 관객들은 광장과 거리를 지날 때마다 오늘의 축제를 추억할 것이다. 평소에도 자주 거리예술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문화로 자리 잡으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정유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