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뱅뱅클럽’으로 보는 기자의 딜레마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5.0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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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뱅뱅클럽’으로 보는 기자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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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뱅뱅클럽’은 네 명의 사진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네 명의 사진 작가는 케빈, 주앙, 그렉 그리고 켄이다. 이들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을 찾아가 보도 사진을 찍고 이를 신문사에 넘긴다. 사람들은 이 네 명을 뱅뱅 클럽이라고 일컫는다. 즉, 뱅뱅 클럽은 총알이 빗발치는 위험한 현장에서 끊임 없이 셔터를 찍는 사진 기자들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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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990년대에 있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내전에 파견된 사진 작가들의 이야기이다. 그렉은 신입 사진 기자로서 주앙, 케빈, 켄과 함께 사진을 찍으러 다니게 된다. 그렉은 위험을 무릅쓰고 사진을 찍던 과정에서 불에 탄 남자를 죽이는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하게 된다. 처음에 그는 사람이 눈 앞에서 죽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셔터만 눌러대는 자신을 보고 회의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렇게 그렉은 불에 탄 남자를 죽이는 장면을 찍게 되고 이 사진으로 퓰리처상까지 받게 된다. 한동안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많이 괴로워하고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술과 여자를 통해 죄책감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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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도 그렉과 마찬가지로 딜레마에 빠지곤 하였다. 케빈은 후에 독수리와 소녀의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게 된다. 그는 독수리와 소녀의 사진으로 명성을 얻은 동시에 수많은 질타를 받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소녀가 죽어가는 동안 케빈은 무엇을 했냐며 그의 도덕성을 비판한다. 마약에 중독되어 황폐한 삶을 살아가던 그는 더더욱 죄책감을 갖게 되고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는 죄책감 때문에 죽은 사람들의 환영을 보기도 하고 더 나약해져만 간다. 끝내 케빈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그는 사진기자로서의 직업적 사명감과 윤리 의식의 충돌 과정에서 죄책감을 끝내 견뎌내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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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의 대사 중 인상깊었던 것은 “세상에 나가면 나쁜 것들이 보여요. 뭔가 하고 싶어서 그 상황을 보여주려는 사진을 찍는 거에요”라는 구절이다. 사진 기자들은 사진을 통하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세상에 알리고자 하였다. 비록 그들이 내전 현장에서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었지만 사진을 통해 세상에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노력하였다. 영화 속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바로 그렉의 변화였다. 처음에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렉이 영화의 끝 부분에서는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 콜라를 사러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마치 전투가 현실이 아니고 한 편의 게임이라는 듯 행동하였다. 또한 그는 죽은 사람의 사진을 찍기 위해 그의 여자친구 로빈에게 조명을 가까이서 들어달라고 부탁하며 사람의 죽음에 무뎌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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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는 대중들은 단지 사진만을 보고 사진기자의 도덕성을 비판하곤 한다. 그렉의 여자친구인 로빈도 편집장으로서 사진을 볼 때에는 그렉의 죄책감을 단순히 위로해줄 뿐 진정으로 공감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그녀가 그렉에게 조명을 들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소스라치게 놀라며 오히려 그렉을 비난하였다. 이렇듯 직접 겪어보지 않는 한, 사진 기자들이 어떠한 딜레마를 거쳐갔는지 알지 못한다. 대중의 입장으로서 단순히 사진 기자들의 도덕성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그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진정으로 비판 받아야 하는 것은 지구의 정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듯 아무런 관심이 없는 대중들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영화 ‘뱅뱅클럽’이 손에 꼽힐 명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분명한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비록 이 영화가 직업적 사명감과 윤리 의식이 충돌할 때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지 명확한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생각해 볼 문제를 제공한다. 영화에서는 진실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진 작가들의 모습이 많이 담겼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에 모든 기자들이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는다. 최근 뉴스만 보더라도, 독자의 주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쓰거나 그 외 옐로우 저널리즘(Yellow Journalism)이 팽배하다. 따라서 더 많은 기자들이 ‘진실 보도’라는 직업적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직업적 사명감과 윤리의식의 충돌에 대해서도 한번쯤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 출처




[유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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