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심청의 재해석
살고 싶은 자의 몸부림과 죽어가는 이의 시선
글 입력 2016.04.30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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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선 이들의 반응은 다르다.여기 고약하게도 살고 싶지만 죽어야하는 이가 있고이제는 눈을 감고 싶지만 도저히 감을 수가 없는 이가 있다.뱃사람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제물로 바쳐져야 하는 간난이.효성이 깊어 눈 먼 아버지 눈뜨게 해드리려고 팔려온 것이면 화라도 안나겠는데,아버지는 눈이 멀지 않았다. 가족들 굶기고 도박에 눈 팔린 아버지가 싫고 밉다.그리고 나를 팔아넘긴 그런 사람이 바로 우리 아버지다.화난다. 화나도 너무 화난다.그 분노를 굶는 것으로 표현하는 간난이를 보며 선주는 어쩔 줄 모른다.예전에는 제물이 될 처녀들이 순하게 따라가게 만들기 위해심청전을 짓기도 했던 그였다.엄하게 다스리고 구슬려 배를 태웠다. 쭉 그래왔다.근데 그렇게 해서, 내 다섯 척의 배를 띄워 중국에 가서스무 배의 이윤을 남겨온다 해도무슨 소용일까? 나의 죽을 날은 다가만 오는데..이강백의 심청은 죽음을 앞둔 두 사람의 심경 변화를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낸다.너무도 담담하게, 선주의 마음을 받아들여 아버지를 용서하고 떠나는 간난이와배가 인당수에 채 닿기도 전에 무너져버리는 선주.이 둘의 죽음이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러나, 삶이다.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도 해야겠다.너무 오랜만에 집중해서 생각을 하게되었던 작품이라,대학로 하면 떠오르는 흔한 로맨틱코미디를 기대해서는 안 될 것.하지만 흡사 응원전 보조마이크를 떠올리게 했던감초같은 세 명의 악사들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다.명칭이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그 빵모자 쓰신 분들!막내아들님은 오달수를 닮았다.생각보다, 꽤나 재미요소도 있는 동시에보고 나와서 일행과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진지함이 있다.*이 글은 아트인사이트(www.artisight.co.kr) 문화초대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권미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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