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리싸이클링, 업싸이클링! 그 무엇도 쓸모없는 것은 없다 [문화전반]

글 입력 2016.04.2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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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나의 방 안에도 봄이 왔음을 알리기 위해 요즘 한창 많이 보이는 샛노란 프리지아와 백장미 한 단을 샀다. 투박한 종이에 둘둘 말려진 꽃들을 품에 안고 집에 도착했는데, 맙소사, 이 예쁜 꽃들을 꽂아놓을 화병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화병으로 재활용할만한 페트병이나 유리병을 찾기 시작했다. 나의 레이더망에 들어온 것은 얼마 전 코엑스 리빙디자인페어에서 SNS이벤트에 참여하고 받은 자스민차가 담겨있던 물병이었다. 화분으로 쓰기에 딱 알맞은 크기와 우리나라 브랜드가 아닌 일본에서 건너온 제품이었기 때문에 영어와 일본어로 쓰여진 문구와 쟈스민꽃 일러스트가 패키지 디자인으로 들어가 있어 꽤나 그럴듯한 화병이 되었다. 임시방편으로 꽂아두고 다음 날 꼭 새 화병을 마련하리라 마음먹었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프리지아는 쟈스민차 페트병에 담겨있다. 매끈하게 만들어진 새 화병이 물론 더 세련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왜인지 모르게 재활용한 페트병 화병을 그냥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어릴 적 어렴풋이 기억나는 동네 친구의 집에는 어머니께서 빈 우유곽을 재활용하여 만드신 유아용 의자와 책상, 심지어는 아이들이 들어가서 놀 수 있는 크기의 집모형과 볼풀장까지 있었다. 매일같이 그 집을 드나들며 우리 집에도 있으면 우유곽이 이렇게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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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듯 재활용은 우리의 일상에서 참으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고, 어쩌면 우리가 인식하지도 못한 채 실천하고 있는 것이며,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다. 하지만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우리는 뭐든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것에 익숙해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환경보호와 리싸이클 실천하고 그 실천을 통해 주변인들에게까지 좋은 영향을 미치는 기업과 사람들이 있다.
 
  친환경제품이나 브랜드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 ‘업사이클링(up-cycling)’. 업사이클링이란 업그레이드(Upge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이며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물건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구조와 형태를 바꾸거나 디자인을 첨가하여 또 다른 가치를 부여하고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업사이클링은 기존의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것을 재사용, 재활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의 상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업사이클 활동이 매우 활성화되고 있으며 그 분야도 상당히 다양해지고 있는데 패션과 인테리어, 사무용품 등의 분야에도 활용되면서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착한 제품이면서도 멋과 실용성도 갖추었으며 업사이클의 가장 큰 매력인 한정판이라는 특성 때문에 이를 찾는 사람들이 더욱 늘고 있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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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업싸이클의 가장 대표적인 예를 보여주는 브랜드가 바로 스위스의 재활용 가방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이다. 프라이탁은 1993년 런칭한 스위스의 재활용 가방브랜드로 비 오는 날 트럭에 씌우는 방수천을 재활용하여 방수가방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현재는 스위스의 국민 80%가 넘게 사용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는 국민브랜드가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정식으로 매장이 들어온 이후로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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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도 꾸준히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업사이클링 브랜드가 있다. 상품가치가 떨어져 소각되어 버려지는 수많은 옷을 모아 새 생명을 불어넣는 리디자인 브랜드 ‘래코드(RE;CODE)’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옷의 무분별한 소각에 대한 환경오염을 고민하면서부터 시작된 래코드는 재고로 남은 옷을 해체하고 다시 조합하여 전혀 다른 디자인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일정부분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들의 시도가 환경 보호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리라 믿는다는 그들은 국내외로 지속적인 전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업사이클 브랜드의 매력을 널리 전파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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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의도와 목표를 가진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추어 국내에서도 다양한 지원을 늘려가고 있다. 서울시는 ‘전문업사이클러’ 양성 과정 운영을 통해 전문업사이클러를 양성했고 광명시는 업사이클 아트센털르 개관하여 여러 전시회나 강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업사이클과 같은 환경을 위한 착한 실천들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른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람들의 관심과 따뜻한 시선으로 새롭운 가치와 의미를 담고 탄생한 업사이클링 상품들이 우리 생활에서 보다 더 일상화되어지길 바란다. 





참고자료



[홍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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