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선주 인생에서의 '심청'

글 입력 2016.04.2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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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등 떠밀 때 울지는 않을 겁니다."


아트인사이트 문화 초대 연극 <심청>
이강백 작/
이수인 연출


간난과삼형제_70.jpg


생자필멸 [ 生者必滅 ]
무릇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죽기 마련이다. 즉, 모든 것이 무상함을 표현한 것이다.

동병상련 [同病相憐]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도움


심청_간난2.jpg
 

극은 집 형태를 띠고 있는 무대에서 시작과 끝을 맺는다.
무대 왼쪽 뒤편으로 코러스 역을 맡은 세명의 배우들이 자리를 잡았고,
그 앞에는 선주의 세 아들이 나란히 앉아있다.
방 한 칸에는 식음을 전폐한 간난이 누워있다.
그녀는 밥을 먹기도, 물을 마시기도 거부한다.

인당수에 빠져 또 하나의 심청이 되느니,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간난'으로 죽겠다고 말한다.
바다의 평안을 위해 어린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선주는 
자신의 죽음이 다가온 것을 알고 심청을 마냥 재촉하기를 꺼려한다. 
그런 와중에 그의 세 아들들은 빠져죽지 않겠다는 심청을 설득 한다. 


심청_간난.jpg
 

과연 선주 인생에서의 심청은 어떠한 존재였을까.
자신의 이윤을 얻기 위해 희생되는 존재이자,
그 중 심청 '간난'을 통해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선주는, 제물들이 바닷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를 자신이 무서워서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바쳤던 제물들에게 한 치의 흔들림이 없던 아버지였는데, 왜 이제와서야 배려를 베푸시느냐, 라고아들들은 말한다. 이 대사에서 선주의 심경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죽음의 기로에 선 두 인물의 심경과 흔들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연출가의 색깔과 느낌이 어렴풋하게 느껴지는 연극이었다. 중간 중간의 소소한 유머들이 이수인연출가를 떠올리게 하는 기분이었다. 일부 출연진들을 제외한 배우들을 모두 무대 위에 배치시켜 등퇴장은 전부 무대 위에서 해결 할 수 있게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궁금증이 드는 것들이 참 많았는데, 우선 춤을 추는 남자의 역할, 의도는 무엇인지, 어여쁜 선율로 고이 춤을 추지만 그런 모습들은 관객들의 작은 실소를 터뜨리게 했었는데, 과연 의도적이었던건지 궁금하였고, 선주와 대화를 나누는 코러스는, 코러스 그 자체의 역할로서 극에 자유로이 넘나드는 그러한 모습들이 매우 연극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동시에 그들은 과연 무엇이며 누구일까 라는 의문을 들게 하였다. 


죽지말라는 선주와
죽겠다는 간난,
그리고 맞이하는 죽음.
어쩌면 죽음이란 겸허하게 받아야 할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청4절_2_50%.jpg

 

ㅇ 일시 : 2016. 4. 7(목)~ 5. 22(일) 평일 8시/
토 3시, 7시/일4시 (월 쉼) /5월5일 4시 

ㅇ 장소 : 대학로 나온씨어터

ㅇ 출연 
    송흥진, 정새별, 박인지, 이두성, 신안진, 김승언, 
    이 길, 박창순, 강명환, 강경호, 김솔지, 윤대홍

ㅇ 러닝타임 : 110분 
ㅇ 제작 : 극단 떼아뜨르 봄날 
ㅇ 관람연령 : 만10세 이상 

ㅇ 티켓 : 전석 30,000원 (초중고생 50% 할인, 
25세 미만 청년 30% 할인)

ㅇ 예매 : 인터파크티켓, 대학로티켓닷컴
ㅇ 문의 : 02-742-7563  k_artplan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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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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