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심청전을 뒤집다

글 입력 2016.04.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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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이야기, 심청전
낯설게 하다

 
기획의도

-판소리 다섯마당 중 하나인 ‘심청가’. 
-이강백의 <심청>은 우리의 고전인 ‘심청’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심청>은 심청이 아닌, 선주와 간난의 연극이다. 

작가의 발상은 단순한 데에서 시작한다.
심청이를 공양미 삼백 석에 사서 인당수에 빠뜨렸던 선주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공연 개요
 
ㅇ 일시 : 2016. 4. 7(목)~ 5. 22(일) 
평일 8시(월요일 휴무)/토 3시, 7시/일4시/5월5일 4시 
* 장소 : 대학로 나온씨어터
* 러닝타임 : 110분 
* 제작 : 극단 떼아뜨르 봄날 
* 티켓 : 전석 30,000원 (초중고생 50% 할인, 25세 미만 청년 30% 할인)
* 예매 : 인터파크티켓, 대학로티켓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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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난, 삶과 자기인식의 이야기

간난은 살고 싶다. 연극이 시작할 때 간난이 식음을 전폐하고 있는 것 역시 살기 위해서이다. 세 아들의 설득을 들어봐도 마찬가지이다. 술주정뱅이 아버지에 의해 겉보리 스무 가마에 제물로 팔린 자신에게는 심청이처럼 자발적으로 인당수에 빠지고 싶은 효심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죽어서 왕비가 되는 것보다는 하루라도 간난이로 사는 것이 낫다. 

실상 간난의 발버둥은 그저 살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인당수의 제물로 팔려온 자신의 처지를 도저히 이해하고 납득할 수 없기 위함이다. 죽음에 대한 세 아들의 설득은 아이러니하게도 간난의 의지를 강화시킴과 동시에 간난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삶을 인식해 가도록 이끈다. 그리고 간난이 처음 마주해본 자신의 현실은,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잔인하고 고통스럽다. 
 

심청_선주.jpg
 

선주, 죽음과 기다림의 이야기

선주는 그동안 제물로 팔려온 처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인당수에 빠뜨려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출항을 연기하면서까지, 때로는 출항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간난이 스스로 죽음을 결심하기를 정성을 다해 기다리고 있다. 

실상 선주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간난의 결심/죽음이 아니다. 자신의 죽음이다. 선주가 간난이 죽음을 결심하도록 설득하거나 종용할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선주가 마마를 모시듯 극진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 죽음에 임하는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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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 이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

<심청>은 선주와 간난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관계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필연적이고 역동적인 조건이다. 선주는 간난을 통해 변화한다. 지금까지 그는 무수한 심청이들의 죽음과 간난의 죽음을, 그리고 얼마 남지 않는 자신의 죽음까지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간난을 통해 선주는 자신의 삶에 대한 욕망과 의지를 새롭게 발견하기 시작한다. 

간난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당수의 제물로 팔려온 간난은 가난과 아버지의 학대로 가득했던 자신의 삶과 처지를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평생 가난하게, 아니 하루를 살아도 간난이로 살고 싶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간난이 괴로운 것은 정작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겉보리 스무 가마에 팔아먹은 아버지에 대한 생생한 기억과 원망 때문이다. 간난에게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 글은 아트인사이트(www.artisight.co.kr) 문화초대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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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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