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마음은 전해질 수 있을까 [문화전반]

글 입력 2016.04.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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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사회생활이 불편한 사람이 있다. 그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불편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사람들의 시선도 신경을 많이 썼다. 항상 말을 할 때도 듣는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 하고 불안해했다. 그렇다. 내 얘기다. 항상 나는 생각했다. 사람의 마음을 알기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 타인이 어떤 생각을 하는 지 무슨 수로 알아낼 수가 있겠는가. 그렇기에 인간은 의사소통으로 타인의 마음을 알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과 대화를 함으로써 타인의 마음을 알고 나의 마음 또한 전달할 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의사소통은 완전한 매개체가 아니다. 인간은 언제나 함축적인 메시지를 자신의 의사소통에 담는다. 때로는 제스처에, 때로는 어투에, 때로는 애매한 언어를 쓰면서까지 스스로 뜻을 은폐한다. 그래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주인공인 앨런 튜닝은 암호보다 인간들의 행동이 더 암호 같다는 말까지 한다. 우리는 왜 우리를 감추려고 하는 것일까? 아직 공부가 부족한 터라 이에 관한 이론을 난 알지 못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아마 이 모든 건 타인의 시선 때문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타인 없이는 실존하지 못한다. 그 때문에 삶의 많은 부분을 타인에 의지하고 있다. 그래서 타인의 시선을 계속해서 의식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다.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르기에 개인 간 의견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 의견차는 갈등의 시작이니 사람들은 갈등을 줄이고자 자신의 생각을 숨기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암호같은 행동을 하게 된 것이고 이것은 옛날부터 시작되어 지금은 체화되어 사용되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사람이 이상해지는 사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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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도대체 마음은 어떻게 전하는 것일까? 보통 영화나 드라마같은 문화매체들로 표현되는 마음의 전달은 상당히 저돌적인 구석이 있다. 상대방을 싫어할 때도 어느 정도 참다가 대뜸 싫어한다고 말해버리거나 심지어 폭력을 동반해 그 악감정을 표현한다. 상대방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고백한다고 할 때도 역시나 대뜸 말해버리거나 역시나 포옹이나 키스같은 행동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의 전달 방식이 현실에서도 유용하다고 난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고려해야한다. 아무리 자신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도 지켜보는 눈이 너무나 많다. 대놓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간 갈등의 축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보면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고 당당하게 표현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문화매체에서의 마음의 전달방식을 만든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현실에서는 암호로써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데 모든 사람이 그런 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암호 해독가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어권의 사람만 해도 족히 7천만명은 된다. 이들은 각자 자신만의 암호를 가지고 있다. 제일 해독이 쉬운 같은 언어권 사람만 해도 그 해독량이 어마어마하다. 이걸 다 해독해서 타인의 마음을 알아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실 타인이 1명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의 암호를 온전히 해독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사람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전달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언젠가는 내 마음이 전해질거야!’ 하는 순정만화식 위로는 슬프게도 거짓말이었다.
 
 그렇다. 사람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 다소 혼란스러운 감정에서 글을 써서 그런지 글이 매우 난잡하고 두서가 없다. 그래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내 글에서 나의 마음 또한 독자 분들은 해독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쓴 것은 나의 마음의 티끌이라도 전해지리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들 모두 마음과 마음이 전달될 수 없는 세계에서 그럼에도 타인과의 교류를 좋아하는 이유도 거기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게 매력일 수도 있다. 


[권중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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