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160330 뮌헨소년합창단 내한공연

글 입력 2016.04.0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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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봄이 눈을 뜨던 그 때에 봄같은 따뜻한 목소리를 가진 소년들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음악의 도시로 널리 알려진 독일 뮌헨시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창단되어 유럽 음악 무대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뮌헨 소년합창단의 첫 내한공연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뮌헨소년합창단 단원들과 지휘자는 지난 3월 29일 인천국제공항 밀레니엄 홀을 시작으로 서울 예술의전당(3월 30일)과 서산시문화회관(4월 2일)에서 성공리에 모든 공연을 마쳤습니다. 저도 아트인사트에서 좋은 기회를 제공받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지난 30일 공연을 관람했었는데요. 오늘은 이 공연에 대한 리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뮌헨소년합창단의 공연은 3월 30일 오후 8시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부쩍 따뜻해진 봄 날씨와 선선한 바람 때문인지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로 예술의 전당은 북적였습니다. 저는 보통 뮤지컬 공연을 보러 왔던 터라 항상 예술의 전당 오페라홀만 드나들곤 했었는데, 뮌헨소년합창단 덕분에 콘서트홀도 방문해보게 되었네요!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은 저녁 어스름에 아름답게 빛나던 음악분수 앞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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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수령하고 로비에서, 그리고 관객석 내부에서 다른 관람객들을 살펴보고 있자니 다른 공연과 달리 뮌헨소년합창단 만의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외국인 관객들의 비율이 현저하게 높았다는 점입니다. 아마 공연을 하는 소년들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아니었나 짐작해봅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대학생들도 많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저희 자리는 1층 맨 뒷줄의 중앙 블럭 이었습니다. 콘서트홀의 특성상 공연장 어디에서든지 공연이 잘 보이도록 되어있었던 것 같고, 제가 앉은 자리에서도 매우 가깝게 보여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두근두근하며 합창단 소년들을 기다리고 있다보니 귀여운 소년들이 입장했고, 곧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날 공연에서는 비발디 ‘주님을 찬양합니다’, 프랭크 ‘생명의 양식’을 비롯해 한국민요인 아리랑 등을 불렀고, 2부에서는 대중적인 팝송 마이클 잭슨의 ‘We are the world’과 엔니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 등 대중적인 팝송들을 마음을 치유하는 곡들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지난번 프리뷰 포스팅에서도 보여드렸지만, 간단한 순서를 다시 한번 보여드릴게요 :)



1부

카르미나 부라나 ‘오 운명이여’ - 칼 오르프
천국의 별 - 미하엘 하이든
자애로우신 예수여 - 앤드류 로이드 웨버
마술피리 中 ‘찬란한 아침이 곧 밝아 오리니’ - 모차르트
아베마리아 - 카치니
나부코 中 ‘노예들의 합창’ - 베르디
주님께 찬양 - 비발디
생명의 양식 - 프랭크
고양이의 이중창 - 로시니
들장미 - 슈베르트
보리수 - 슈베르트
주님의 아름다운 세상 - 독일민요
떠나자 이 도시를 - 독일민요
아리랑 - 한국민요


2부
 
에델바이스 - 리차드 로저스
주말과 햇빛 - 코메디안 하모니스트
나의 작은 선인장 - 코메디안 하모니스트
I have a dream - 아바
Heal the world - 마이클잭슨
Love me tender - 엘비스 프레슬리
When I'm Sixty four - 비틀즈
What a wonderful world - 루이스 암스트롱
넬라판타지 - Enio Morricone
We are the world - 마이클잭슨
We are the champions - 퀸



이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았던 두 곡을 꼽자면, 1부 중반부에 불렀던 '고양이의 이중창', 그리고 2부 마지막에 불렀던 '넬라 판타지아'입니다. 먼저, 1부에서는 모차르트 마술피리, 한국민요 아리랑 등 반가운 곡들이 많았는데 '고양이의 이중창'이라는 노래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고양이 울음소리를 표현한 의성어인 "미야옹" 혹은 "meow"로만 구성된 노래였는데요. 그 전까지 외국어로만 된 노래를 계속 듣다가 그래도 이해할 수 있는 가사의 노래가 나오니 반가웠던 것 같기도하고, 이러한 특이한 노래는 처음 들어보아서 매우 독특하고 신선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소년합창단 특성상 어린 단원들이 많았는데, 그 귀여운 소년들이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며 즐겁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도 앙증맞고 깜찍해서 저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을 활짝 띠고 지켜보았다는 것입니다. 아마 저 뿐만 아니라 그 날 계셨던 다른 관객분들 모두가 같은 표정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후 이어진 푸른 눈의 외국 소년들이 부르는 아리랑도 색다른 감동을 안겨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부에서는 "넬라 판타지"라는 합창곡이 마음을 울렸습니다. 합창 단원들은 노래를 부를 때마다 중간 중간 한 명 씩 무대 앞으로 나와서 솔로 파트를 소화하곤 했는데요. 넬라판타지아에서도 마찬가지로 두 명의 단원들이 지휘자가 있는 무대 앞 쪽으로 따로 나와 각자의 솔로 파트를 불렀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오른쪽에 있었던 소년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뮌헨소년합창단원들은 대부분 변성기 이전의 소년들로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그 소년은 특히 더 앳되어 보였습니다. 아마 6살 정도로 보였는데, 넬라판타지아라는 쉽지 않은 곡의 고음 파트를 순수하면서도 깨끗한 미성으로 완벽하게 이끌어 냈습니다. 이 날 공연 중 제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이 소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높은 고음을 흐트러짐 하나 없이 소화하는 가창력 뿐만 아니라, 노래를 애절하게 표현해내는 감성 또한 훌륭해서 저렇게 어린 소년이 어떻게 저런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매우 놀라웠던 무대였습니다. 
"넬라판타지아"는 우리나라 에서는 KBS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불러서 널리 알려진 곡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가수, 성악가들이 부른 버전을 들어보았지만 이 날 들었던 소년들의 노래가 가장 아름답게 울려퍼졌고 마음에도 가장 깊이 남아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래여서 유투브에 검색해보았지만 나오지 않아서 매우 아쉬울 따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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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단원들의 노래도 뛰어났고, 지휘자분의 카리스마와 센스도 돋보였던 공연이었습니다. 이 날 공연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을 굳이 뽑자면, 아무래도 어린 소년들이라서 그런지 2시간이 넘게 공연이 진행될 수록 단원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게 눈에 보였다는 점인데요. 제일 앞줄에 서있던 소년들은 딱 봐도 5살, 6살 남짓 되어보이는 아이들이었는데 아무래도 긴장되고 오랜시간 가만히 서있는게 힘들었는지 공연 후반이 되니까 손가락을 꼼지락 거린다든지 몸을 흔들흔들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점도 아쉬웠던 점으로 평가하기보다는 마냥 귀여워서 웃음을 짓게 만들었던 요소였던 것 같네요. :) 그래도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끝까지 멋지게 공연을 마치고 예쁘게 노래하는 모습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저 나이 때 이렇게 큰 무대에 서서 이렇게 오랜 러닝타임 동안 공연을 했다면 꼼지락 거리는 것으로는 그치지 못했을 것 같아요.


프로그램상 마지막곡인 'We are the champions'가 끝난 이후에도 앵콜의 앵콜, 그리고 또 하나의 앵콜까지. 아마도 제 기억이 맞다면 4곡을 더 부르고 퇴장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관객들의 호응과 박수가 계속해서 이어졌고 기립해서 박수하시는 관객분들도 많았습니다. 

끝까지 이렇게 멋진 음악과 목소리를 선물해주고 간 뮌헨소년합창단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합창단원들 모두 지금은 편하게 쉬고 있겠죠? 앞으로 더욱 더 성장해서, 이번 공연에서 제가 받은 것과 같은 그 마음 속 울림을 전 세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 주는 훌륭한 음악인으로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안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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