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Banksy를 향한 궁금증, 그 속의 이야기 [시각예술]

세계적인 Graffiti Artist, Banksy는 누구일까?
글 입력 2016.03.3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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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브룩클린, 메트로 폴리탄, 미국 자연사 박물관 그리고 MOMA 박물관에 전시되었던 작품들이다.
전시장소의 이름만 들으면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 전시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네개의 작품 모두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몰래 도둑 전시된 작품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대체 왜 대영 박물관에 들어가 도둑 전시를 감행했던것일까?

이 모든 것은 이름 값에 치우친 전시, 허영이 가득한 현대 미술 시장의 비정상적인 흐름,
진심어린 애정이 아닌 무관심에 가까운 수박 겉핥기 식의 관람을 일삼는 자칭 예술 팬들에게
날카로운 비판을 던지기 위해 그래피티 아티스트 Banksy가 진행한 일종의 실험과도 같은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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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하지 못하던 당시 현대 미술 흐름에 대한 비판을 강력하게 제시하며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그는
이후 매 작품마다 큰 관심을 받으며 가장 영향력 있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그는 '전쟁' '평화' '아이들' '꿈' '현대 아트 시장의 흐름' '인종차별'등 
사회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간단 명료한 그림을 통해 비판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적 접근의 가능성을 던져준다.

잠시 그의 작품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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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을 상징하는 총을 든 군인과 순수성을 상징하는 꽃을 든 아이를 통해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전쟁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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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민사태에 대한 작품으로, 난민 출신 스티브잡스를 통해 난민들의 사회 정착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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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또한 순수한 아이를 군인을 수색하는 대상으로 보여주며 순수성-파괴, 전쟁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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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 놀이 금지'라는 문구를 쫒고있는 아이들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사회 속 아이들의 순수성 보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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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작품들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그는 명료함, 재치, 그리고 여러가지 시각적 수단을 활용하여 
우리가 스스로 생각해볼만한 시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로인하여 단순 graffiti artist로서의 경계를 뛰어넘으며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그의 대하여 보다 자세히 알아보려 할 때,
미술관 도둑전시, 몇몇의 실험, 대표적인 작품들 그리고 최근의 디즈멀랜드 이벤트 이외의 
아티스트 본인에 대한 개인적인 정보는 찾아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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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의 다큐멘터리에서 조차 얼굴을 가리고 등장한 뱅크시


Banksy라는 이름 또한 본명이 아니며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심지어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조차 확실하게 알 수있는 길이 없는데
이는 담벼락 그림이 불법인 영국과 미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street art 분야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그는 벽이라는 커다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며 활동하면서도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숨길 수 있던 것일까?

비밀은 바로 그의 작업 방식에 있다.

그는 밑그림을 토대로 한 틀을 준비한 후 그 위에 스프레이를 뿌려 그림을 완성하는 '스텐실 기법'을 활용하여
인적이 한산한 깊은 밤에 신속하게 작업한 후 홀연히 사라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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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매 작품마다 뜨거운 관심을 받던 그의 행보 속 신원에 관한 논란이 전무했던것은 아니다.
주로 작품활동이 이어지던 브리스톨 주변 거주인을 토대로한 추측들이 난무했으며,
자신이 직접 그를 만나본 적이 있다며 그의 신원을 제보하는등의 해프닝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하지만 25년간 그의 존재를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3월 초 프로파일링 기법을 기반으로 한 신원추적 관련 논문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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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자메이카에서 뱅크시로 추정되는 아티스트의 사진


영국의 퀸 메리 대학교는 지리학적 정보등 범죄자 신원을 파악할 때 사용되는 프로파일링 기법이 활용된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전보다 그럴싸한 이유들과 함께 로빈 거닝햄이라는 자가 우리가 알고 있는 뱅크시라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초기 작품활동이 이루어진 브리스톨 지역과, 로빈 거닝햄의 자주가는 이동경로가 일치하며
집을 이사한 경력등과 다양한 지리학적 정보를 비교해 봤을 때 일치하는 정도가 상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둘러싸고 예술계와 팬들은 대체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유명하다는 이유 하나로 그의 신원을 둘러싼 논란과 접근이 너무 과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그인만큼 뱅크시에 대한 우리의 궁금증 또한 계속해서 커져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자유로운 창작을 위한 그의 개인적인 공간을 침해할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적은 한번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럴것이라는게 나의 생각이다.

연구팀 또는 경찰 측에서 그의 작품활동의 불법성을 걸고 넘어진다면,
100퍼센트 정확성을 지닌것은 아닌 프로파일링 기법을 활용한 연구 발표를 제시하는 것 보다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체포가 필요했다면 유명한 아티스트인만큼 어렵지 않게 공개적 수배를 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아티스트를 그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너무나 가혹하게 몰아세우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수 없음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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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연구발표 후 논란이 커져가며 등장한 그래피티의 사진이다.

'뱅크시의 진짜 이름은-' 라는 문장이 끝나기도 전에
살인현장에나 등장할 법한 흰색 선과 벽에는 핏자국을 연상시키는 형상이 나타난다.


뱅크시를 지지하는 팬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그렸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아마도, '뱅크시를 자꾸 파헤치려한다면 위험해질 것'라는 느낌의 경고일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는, 지금껏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과 더불어 고민의 가치가 있는 문제들을 제시해 준 뱅크시가 이번일을 통해
설자리를 잃어버렸으며, 궁금증이라는 명목하에 우리가 그의 아티스트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훼손해 버린 것을 묘사하고 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과 작가, 그리고 실제 삶을 수용하는 자세와 시각에 대한
충분한 고려를 촉구하는 씁쓸한 해프닝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장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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