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극단 목화 < 로미오와 줄리엣 > 공연 리뷰 [공연예술]

글 입력 2016.03.3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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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극계를 주름잡는 세명의 인물이 있다.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연출가, 극단 목화의 오태석연출가, 극단 골목길의 박근형연출가.
연극을 꿈꾸었다면, 연극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우리나라 최고의 연출가들이다.
나는 전자의 이유로 이들을 찬양하고 존경한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아마도 끊임없는 시도와 도전, 꾸준한 작품활동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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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3월 23일부터 3월 27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극단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 - 오태석 각색/연출> 연극이 진행되었다. 작년 여름, <왜 두번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를 보고 난 이후, 두번째로 관람하게 되는 극단 목화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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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세트는 한국의 조선시대를 보는 듯 했고, 무대 위 오른쪽 한편에 연주가들이 가야금과 북 등을 라이브로 연주하여 극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누구나 다 알고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태석 연출가의 손에 의해 다시 써내려졌고, 기존의 작품과는 색다르게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온 배우들이 한국적인 매력을 풍기며 무대 위를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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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도입부부터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검을 들고 나온 사내들의 무술로 극이 시작되었는데, 무대를 가득 채우고 배우들의 얼굴마저 가렸던 포그가 어느 한 순간에 걷히면서 배우들의 살아있는 눈빛과 움직임이 드러나는데 그것이 매우 강렬하였기 때문이다. 남자 배우들이 검을 들고 무술 실력을 뽑낸다면, 여자 배우들은 아리따운 한복을 차려입고 곱게 춤을 추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손짓, 표정, 움직임 그 모두가 부드럽고, 아름다웠다. 사극영화나 사극드라마는 많이 접했지만, 이리도 완성도있는 사극연극을 연출하는 이는 아마 오태석연출가 뿐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현대적이면서, 가장 한국적인 매력을 끌어내는 오태석 연출가의 작품들을 볼 때면, 사극영화를 그대로 무대 위에 옮겨 놓는 것 같은 감탄에 빠질 뿐이다.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활력 넘치고 생기발랄한 그 움직임들은 정말 무대 위에 올라 서 있는 그 순간을 즐기고 있다는게 눈에 훤히 보였다. 정말 재미있게 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고스란히 관객인 나에게 그 에너지들은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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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아직 극단 목화의 연극을 두번밖에 접하지 못했지만, 그 전에 관람했던 <왜 두번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이하 왜 두번)>과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의 공통점을 찾게 되면서, 어쩌면 이런 특징들이 오태석 연출가만의 연출방법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첫번째는 넓게, 멀리 던지는 소리이다. 그냥 일상적인 배우들과의 대화가 아닌 관객에게 던지는 듯한 대사법을 쓰고있음을 느꼈다. 이러한 부분들은 더욱이 연극적인 부분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두번째는 관객을 보며 대사를 친다는 것이다. 상대배우와의 소통과 교류보다는 모든 대사를 거의 앞을 보며 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 두가지의 특성만 보아도, 관객을 향하고, 관객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도 그럴것이 <왜 두번~>과 <로미오와 줄리엣> 모두 관객과 함께 호흡을 하는 작품이었다. 객석에 뛰어들기도 하고 관객의 말과 호응을 유도하기도하고 앞자리에 앉는다면 아마도 어떤 특별한 이벤트같은 상황들을 접할지도 모른다.

세번째는 오태석연출가의 세련된 신세대의 감각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곡들을 적절하게 사용하기도 하고, 유머러스함도 가미시켜 극의 분위기를 증진시킨다. 지루할 틈 없이 세련되고 매끄러운 이야기의 흐름에 감탄하며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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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좋은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아있음, LIVE.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선남선녀들의 아름다운 몸짓을 보며, 살아있음을 두 눈으로 본다는게 이리도 행복한 일이구나, 다시금 느꼈다. 눈앞에서 그들의 숨과 눈빛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관객석에 앉아있던 나에게는 더 없이 큰 감동이었다. 


[김희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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