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
글 입력 2016.03.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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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sight와 향유하는 문화예술 !


입장을 대기하고 있는데 옆에서 나누는 대화소리가 얼핏 들렸다.
먹고 살기 바쁘고, 회사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도 많은데
보고 즐기자는 문화예술에서도 굳이 스트레스를 받아야하겠냐고,
여럽고 심오한 극, 깊은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극말고
그냥 웃고 즐기다가 갈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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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
바로 '꽃순이를 아시나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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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낯익은 노랫말을 아리따운 기타선율에 올려놓고 우리들에게 전한다. 
그는 휴대폰 전원을 끄고 음식물 섭취를 금한다는 내용을 전하였고, 극은 바로 시작되었다.

어린 순이와 춘호오빠. 
그 둘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돈독한 사이같아보인다.
극은 어린 순이가 어엿한 어른이 되고 허리가 굽어지는 그 순간까지의 모습을 1970년대를 풍미했던 명곡들과 함께 어우러져 전해준다.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는 진행되고, 배우들은 그 상황과 걸맞는 음악을 함께 부른다. 공연을 보면서 어찌나 그리도 음악과 딱 알맞는 상황을 연출하는지, 그리고 그 음악은 얼마나 그 상황에 잘 맞아 떨어지는지, 그리고 그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의 목소리는 어찌나 간드러지는지... 계속 감탄하면서 봤던 것 같다. 

이 공연을 앞으로 보게 될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가지의 팁이라면, 
배우들이 노래를 할 때는 그 음악의 가사를 곰곰히, 찬찬히 곱씹으며 듣는 것이다. 
명곡들의 가사도, 그 음악을 전하는 배우의 목소리도 모두 일품이니 내 눈과 귀는 더 없이 행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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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 무대 사진>


프리뷰에서 " 무대 속의 '극' 적인 아이디어' 라는 문장을 쓴 기억이 난다. 공연을 보고 나니 그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가 확 와닿는다. 무대 위 철제 구조물의 움직임으로 다양한 상황과 공간이 연출되는데 아이디어도 독특하고, 공간 이동을 할 때의 연결성도 매끄러워서 굉장히 큰 감명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포그머신을 통해 극의 분위기를 살리고 형형색색의 조명빛깔들이 무대를 훨씬 풍요롭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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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보면서, 젊고 풋풋했던 꿈 많던 소녀 순이가 성인이 되고, 허리가 굽어지는 그 과정까지를 봐오면서, 왜 우리는 긴긴 세월 고생하며 지내는데 젊은 시절의 찬란한 빛깔 그 이후에는 왜 이리도 가엾고 안타까워야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빠졌었다. 늙음은 왜 항상 불쌍한 걸까. 그들도 분명 젊음이라는 팻말을 앞에 두고 두근거림을 안고 다가섰던 첫사랑과, 희망과 꿈을 품고 다가섰던 몸과 마음이 있었을텐데, 왜 그 찬란함은 나이가 들어서 더 커지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사라지게 되는걸까. 왜 그들의 모습은 마냥 가엾고 안타깝기만 할까. 이리도 꿈과 확신에 가득찬 21살의 나도 나이가 들어서는 지금과 사뭇 다른 모습과 행동을 하고 있겠지, 하는 생각에 마냥 그 세월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극 속의 40년의 시간도 안타깝고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내 부모님의 세월도 야속했다.


나는 무대 위에 작품을 선보임으로서 충분히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더 활기차고 웃음많은 '세월의 흐름'이 무대 위에 많이 선보여져서, 훗날에는 더욱 아름답게 세상에 발을 내딛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희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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