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선택의 갈림길에 서서 -The Road Not Taken [문학]

Robert Frost의 < 가지 않은 길 >
글 입력 2016.03.0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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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갈림길에 서서
Robert Frost의 The Road Not Taken
 
<가지 않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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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에게는 언제나 두 갈래 길이 남는다.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잃는다는 것을 알기에 쉬이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것은 누구나 매한가지일 것이다. 또 결국 한 길을 걷기로 한 뒤에도 걷지 못한 길을 못내 아쉬워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할 시는 그러한 사람들, 혹은 우리 모두를 위한 ‘선택에 관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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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프로스트
[ Robert Lee Frost, 1874-1963 ]

미국의 시인. 농장의 생활 경험을 살려 소박한 농민과 자연을 노래해 현대 미국 시인 중 가장 순수한 고전적 시인으로 꼽힌다. J.F.케네디 대통령 취임식에 자작시를 낭송하는 등 미국의 계관시인적(桂冠詩人的) 존재였고 퓰리처상을 4회 수상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Lee Frost] (두산백과)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은 사실 영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한번 쯤 들어봤음직한 유명한 시이다. 개인적으로는 수험생 시절 EBS교재에서 이 시를 처음 접했던 것 같다. 또 대표적인 영시이기에 많은 곳에서 인용되기도 한다. 이 시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아래의 시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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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Road Not Taken > by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단풍 든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었다.
나는 한 몸이라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한 길이 굽어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간 곳을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았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다.
그 길에는 풀이 무성하고 닳은 흔적이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다.
걷고 나면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은 아무런 발자국 없이 
낙엽 속에 똑같이 놓여있었다. 
아, 나는 훗날을 위하여 다른 한 길을 남겨두었다.
길은 길에 이어져 끝이 없으니
내가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 여기면서도…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이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었다고. 



 가지 않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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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의 화자는 두 갈래 길을 모두 매력적으로 느끼면서도 아무도 가지 않은, 수풀 무성한 길을 택했다. 화자는 아름답고도 편한 길을 두고 사람들이 덜 지나다닌 길을 가기로 선택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느끼지는 않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한숨을 짓는 이유는 선택하지 못한 길을 생각할 때 언제나 남는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요즈음 ‘결정 장애’라는 말은 우유부단한 사람에게 흔히 붙는 수식어구가 된 듯하다. 때로 사람들은 자신이 내렸던 결정을 돌아보고 혹시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 그들이 처한 상황이 달라졌을까 가정해본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 수도 있었을까 하며 아쉬워하고, 또는 다행스럽게도 불행을 피해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면서 말이다. 매 순간의 선택을 거쳐 지금 이 자리에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틀리지 않음을 실감한다. 한 순간의 선택은 이렇게 삶을 완전히 바꿀 힘을 가진다. 그러니 중요한 순간 결정 장애가 오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다. 선택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주겠지만 과거의, 선택하지 못한 길에 대해 후회할 필요는 없다. 방향이 올바르다면 또다시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지난 4개월 동안 아트인사이트의 오피니언으로 활동하면서 총 16회의 오피니언을 기고했고, 이제 활동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그동안의 오피니언을 통해 여러 개인적인 고민들을 대변하는 작품과 주제로 작게나마 사람들 앞에서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다시 마주한 갈림길에서 나는 다른 길을 택했다. 프로스트의 시처럼 길은 끊임없이 이어져 있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임을 안다. 그리고 이것은 미래까지도 바꾸어놓을 것이다. 하지만 후에 내 선택이 아쉬움이 남던, 혹은 다행이라 여기던지 간에 이 경험이 오늘의 내 자신을 있게 한 발자취로 남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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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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