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연주복 #3] 因緣 (인연)

오랜만에 마주한 지현 씨는 8개월의 만삭의 몸으로 다소 힘든 모습이었다.
글 입력 2016.02.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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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因緣 (인연)



글 - 크리스탈 연주복 수석디자이너 강현주



7년 전, 
크리스탈 드레스와 인연이 되어서 매년 정기연주회 때마다 
우리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를 가졌던 피아니스트가 있다.

소중한 인연으로 함께 해오다 보니, 
이지현 피아니스트에게 웨딩드레스도 특별한 맞춤으로 해드린 적도 있었다.

그동안 가정을 꾸리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던 연주자분이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연주 일정이 잡혀서 드레스가 필요하니 방문하겠다고.
오랜만에 마주한 지현 씨는 8개월의 만삭의 몸으로 다소 힘든 모습이었다.

깜짝 놀라.
아니~이런 몸으로도 연주가 가능하세요? 
하고 물었더니 무리이긴 하지만
꼭 해야 하는 무대이기에 진행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만삭의 몸을 좀 더 예쁘게 보일 수 있고
연주에 불편이 없는 드레스를 골라 입어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갈아입는 것도 무척 불편할 텐데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열심히 드레스의 모양을 살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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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현 피아니스트의 선택을 받은 드레스


드디어!
아기에게는 불편함이 없도록 하이웨스트에 절개선이 있고 
주름량이 많은 엠파이어 스타일에  검정 시폰 베이스의 드레스로 결정했다.
이 드레스는 큰 무늬의 플라워 패턴의 레이스로 언발런스 형태로 부착하고
양 어깨는 시스루가 되는 시폰 프릴을 살짝 달아,
노출감을 줄여 안정감이 들도록 디자인한 드레스 였다. 

우리는 차분히 피팅을 마무리했고,
그녀는 어머니의 부축을 받으며 돌아갔다.

그녀가 돌아간 후 나의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그녀와의 대화가 하루 종일 나에게 큰 에너지가 되어주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힘든 몸인데 어떻게 연습을 하나요?


힘들다가도 피아노 앞에서 연주를 하기 시작하면
8개월의 몸이 오히려 가벼워지며 힘든 줄 모른다.


라고 말하는 그녀를 보며, 진정한 피아니스트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내 맘속은 이미 그녀에게 기립하고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감동의 피아니스트를 곁에 두고 있는 나는 행복하다


[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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