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잡지의 오늘과 내일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02.1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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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그리고 쉽게, 알차게 접할 수 있는 컨텐츠이다. 하지만 오히려 너무 쉽게 여겨지기도한다. 잡지라는 키워드로 곧장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면 헤어샵에서 머리를 하는 동안 잡지를 보는 모습이라던가, 치과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면서 무릎에 올려놓는 잡지라던가, 하는 풍경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조금 슬프게 여겨지기도 한다. 잡지를읽기 위해 잡지를 읽는 경우는 점점 줄고 있다. ‘시간 때우기 용’으로 취급받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잡지도 수 많은 손을 거쳐 탄생하는 하나의 책이다. 대중문화 매체, 잡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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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란 ‘일정한 이름을 가지고 호를 거듭하며 정기적으로 간행하는 출판물’을 의미한다. 잡지의 성격에 따라 장르가 세분화된 다양한 내용의 글이실리며, 간행 주기에 따라 주간, 순간(열흘 간격), 월간, 계간(계절별)으로 나눈다. 잡지는보통 신문과 비교되는 편이다. 이 둘은 정보를 담아낸다는 점은 같지만 다른 점들은 상당히 큰 차이를나타낸다. 우선 신문은 일반적으로 일간지로써, 속보성이 뛰어난대신 객관성은 비교적 떨어진다. 하지만 잡지의 경우 일정한 기간을 두고 발행되는 것으로써 속보성은 떨어지나객관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독자층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데,신문은 보편적인 독자층을 타겟으로 하는 반면 잡지는 특정 독자층을 위한 글을 싣는다. 따라서잡지는 좁은 범주의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는 데에 주된 초점을 맞추고 있고, 특히 두드러지는 특징은그 표현 방식에 있어서 ‘창의적인 글’과 ‘사진’, 그리고 ‘센스있는디자인’이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다양한 정보 매체들 사이에서 잡지는 단연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나름의 특징도 확고하다. 최초의 잡지는 전문 정보를 담은 학술지 계열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현대에 가까워지면서 잡지는 조금씩 대중화되었다. 그 가운데 인쇄 기술의 발달로 고화질의 사진을 잡지에 담을 수 있게 되고, 또한사회가 다원화되며 사람들의 관심 분야가 다양해졌다. 그 결과 잡지는 여러 시각적인 것들 것 담아내기좋은 수단이 되었고, 특히 디자인, 패션 등의 시각예술 분야와대중 문화에 대한 관심이 결부되어 황금기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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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는 빙산과 비유될 만 하다. 흔히 떠올리곤 하는 생활 정보를 담은잡지나, 패션계열의 잡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많고 다양한, 그리고세세한 분야들을 다루고 있다. 일본에 발행되는 잡지 중에는 ‘한류피아’라는 잡지도 있다. 이 잡지는 이름 그대로 한국의 연예계, 아이돌, 가수 등 한류 문화를 전문적으로 다룬다. 지금은 폐간된 잡지지만 몇 년 전까지 발행된 ‘다꾸부꾸’의 경우 10대 및 20대여성을 주된 타겟으로 하여 다이어리 꾸미기에 관한 내용을 담아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애견 전문 잡지등 다양한 장르의 잡지가 존재한다. 대중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맞게 관련 정보를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있도록 했다. 그 예로, 건축 및 인테리어 잡지의 경우 그냥‘건축’이나 ‘인테리어’의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세분화 되어있다. 인테리어디자인을 다루되 생활적인 물품 소개에 무게를 두는 것, 실내 시공 마감재에 집중된 잡지, 실내 데코레이션을 주로 다루는 잡지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이처럼,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잡지는 특정 독자층에게 전달될 만한좁은 범위의, 깊이 있는 정보를 다루는 매체이다. 또한 일정기간을 두고 발행되므로 충분한 해설과 분석이 가능하며, 어떤 사회 문제를 다룬다면 그에 대한 처방을깊이 있게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신문과는 달리 지면의 제약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논평활동을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종합하자면 잡지는 문화적인 가치가 집약된 깊이 있는 매체라고할 수 있겠다. 문화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할 정도로 효율성이 높은 매체. 일반 매스미디어가 얕게 다룰 뿐인 여러 지식과 정보까지 한 눈에 보여주는 전문적인 매체. 그러면서도 대중들에게 편안하고 쉽게 다가가고자 늘 노력을 거듭하는 매체. 그것이잡지인 것이다.
 

잡지가 이처럼 좋은 면면을 가지고 있음에도, 요즘은 예전에 비해 잡지를구독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줄었다. 이런 잡지가 대중들의 시선에서 점차 멀어지게 된 것은 사회적인 변화로인해 맞이한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인터넷으로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방송이나 일반 서적의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저널리즘이라고도 불리는 현 저널리즘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매체가점차 디지털 중심이 되면서, 종이로 발행되는 것이 기본인 잡지에게는 사람들의 관심이 이전보다 덜 가게되었다. 이는 하드웨어적으로, 다른 포맷을 강구하여 해결책을논해야 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논란이 되는 몇몇 사건을 보면, 최근의잡지는 소프트웨어적으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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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중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 하나가 있었다. 남성잡지 ‘맥심 코리아’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성적 판타지로 미화했다는 주장이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맥심 9월호 표지는 검은 승용차 트렁크밖으로 여성의 다리가 삐져나와있는 장면이 담겨있다. 잡지 속 화보에도 표지 배우가 여자 시체가 담긴트렁크를 열거나 검은 비닐을 끌고 가는 장면이 있다. 맥심 코리아 측은 소개글에서 ‘나쁜 남자의 바이블을 표방하는 맥심에서,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스타일의 진짜 나쁜 화보를 그리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과연 섹시한 남성의 행위로 비춰지는지는 의문이다. 본래 컨셉이 그렇다 할지라도, 도가 지나친 자극적인 요소, 간접적인 폭력성을 담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최근 국내 잡지의 선정성에대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노출이 심한 선정적인 장면을 잡지 표지로 지정하는가하면, 잡지 내용에 있어서도 자극적인 내용이 꽤나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다양성이 중시되는 사회라지만 그 기반에는 반드시 윤리의 문제와 사회적 책임 의식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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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적인 문제를 짚어보자면, 디지털화에 무딘 잡지산업의 경우 관련계열의 점유율에서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다양한 미디어들이 디지털 컨텐츠를 확장하고 있으나 잡지산업의경우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비율이 절반밖에 미치지 못한다.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 업체들은‘필요성을 못 느껴서’ 라는 이유로 온라인 서비스 제공 계획이없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비영리 기업이나 단체에서 만드는 잡지도 포함한다고 생각하면,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디지털화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유료지, 전문지 외의 잡지에서 정기구독자 비율, 연간 매출구성을 보았을 때에도 한국 잡지 업계가 처한 현실이 나타난다. 유료지나 전문지 외의 잡지가 정기구독자비율이 높고, 잡지판매 수입은 감소되고 있다. 우리나라의잡지는 컨텐츠 중심으로 구매되는 상품이라기보다는 부차적 서비스 상품에 가깝게 여겨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소위잡지를 사면 달려오는 ‘부록’의 존재 역시,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잡지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을 낮아지게 만드는 위험이 있다.
 

잡지. 대중들에게 여러 분야의 전문정보, 문화예술의 다양한 모습을 풍부하게 담아내어 설명해주는 독특한, 아날로그적인매체. 하지만 최근 대중들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점점 잡지와멀어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잡지는 명백히 대중문화에 있어서 사람들에게 넓은 시야를 터주는 역할을 했다는점이다. 또한 지금도 그러한 잡지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 이런잡지가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요소가 아니라 내용으로 승부하고, 물밀 듯 밀려오는 시대에흐름에 발맞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잡지가 하루빨리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사람들과 함께 대중문화의 지평을 틔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참고 자료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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