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베를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 DMZ 스토리 展 - '미안해, 정말 미안해'

글 입력 2016.02.1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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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전역한 남자친구가 GP에서 근무한 수색대이었기에 이번 전시회는 내게 조금 더 가깝고 흥미 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남자친구가 근무하면서 보았던 DMZ 풍경들과 북한 군인들의 모습들을 종종 이야기해주었기에 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 DMZ와 전시회 속 DMZ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였다.
 
전시는 크게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DMZ 스토리관, 베를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관, 전시 체험관이다. 사실 전시명만 접하였을 때는 DMZ보다는 베를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관이 중심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전시회에 들어가 보니 나를 가장 먼저 반겨주었던 것은 DMZ 스토리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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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전시회는 내가 기대하였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전역을 얼마 전에 했던 남자친구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전시 보는 내내 마음이 뭉클해지고 여운이 잔뜩 남는 전시회였다. 박수근 화가의 그림 항아리, 철원평야의 미망 두루미, 4일 동안 10차례의 공연을 했던 마릴린먼로 그리고 궁예의 꿈까지 정말 다양한 스토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영상도 굉장히 많이 있었는데 길이도 적당하고, 쉽고 간결하게 제작되어있었다. DMZ 스토리 전이라는 이름이 딱 어울렸던! 보는 내내 얼마 전까지 군인이었던 그리고 DMZ를 바라보며 근무를 섰던 남자친구와 함께 전시회를 왔으면 더욱 이야깃거리도 풍부함도 느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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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스토리 전이 끝나면 전시체험관이 있다. 전시체험관 앞에서는 3D 안경을 쓰고 독도의 모습들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전시체험관 안쪽으로는 VR 체험관으로 DMZ 모습을 360도 볼 수 있는 기회를 접할 수 있다. 총 4대의 기계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모두 같은 풍경이 아닌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초점이 잘 맞지 않는 기계가 있어 보다 선명하게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10대의 기계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관람객분들께서 사용하시면서 고장이나 A/S도 안될 정도로 망가져 4대만 남았다고 한다. 정말 예민한 기계라고 하니 우리 모두 조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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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체험관까지 끝이 나면 베를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전이 시작된다. 베를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그리고 오래된 베를린 장벽의 그림들을 캔버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여러 나라 화가들의 작품을 모아두어서 그런지 정말 다양한 그림들이 많았는데 전체적으로 그림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 직설적인 느낌이 들었다. 다만, 준비된 작품들에 비해 전시관 장소가 협소한지 그림들 하나하나가 잘 연출되지 않은 것 같았다. 너무 위쪽으로 배치되어 잘 보이지 않는 그림이 있었고, 빛을 너무 많이 받는 그림들 또한 있었기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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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보고 난 지 얼마 안 된 지금. 남북 관계가 악화되어 '통일'이라는 단어하고는 한 발자국 더 멀어진 기분이 들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을 정도로 좋았던 전시회였다. 크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을 울리고 움직여줬던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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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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