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엄마와 함께 보는, 아빠가 들려주는 동화 "사랑해, 엄마"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 건 아닐까, 그런 말도 있는데. 과유불급
글 입력 2016.02.0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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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4일, 연극 허튼웃음을 보러 가기도 했던 선돌극장으로
가족극 사랑해엄마를 보고왔다.
엄청난 한파가 기승을 부렸지만, 
처음 보는 가족극 게다가 그림자극까지 함께 보기에 더욱 기대가 컸다.


사랑해엄마 _ 포스터(최종본).jpg
 

 극장을 들어서자마자 보였던 건 꽤나 많은 아이들이었다. 초등학생이 채 되보이지 않은 어린 관객들이 엄마나 아빠와 함께 극장을 찾은 경우가 대부분인 듯 했다. 아, 정말 가족극이 맞구나 싶으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약간(?) 당황했던 것 같다. 장난감들과 인형들로 조금은 어지러진 세트에 어떤 한 남자가 들어오더니, 말을 하기 시작했다. 공연이 시작된건가? 그러면서 남자와 함께 주인공인 아들 돌단이와 엄마가 등장했다.

 아이 돌단이와 그의 엄마가 전반적으로 극을 이끌었다.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점점 자라 초등학생 그리고 사춘기를 맞는 나이까지 성장과정을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그 사이사이 그림자극이 들어가곤 했다. 처음에는 일단 알지 못하는 내용이 전개되기 시작하니까, 극 전개가 흥미로웠다. 극을 이끌던 모자 역할의 배우 분들의 연기 또한 정말 훌륭했다. 하지만 점차 반복되고 예측이 되는 전개가 계속 되자,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지루해지기 시작하니, 앞에서 아무리 좋은 연기를 펼치고 있다고 한들 눈에 잘 들어올리가 없었다. 다수의 어린아이들에게도 80분의 러닝타임은 꽤나 버겁게 느껴졌을 것이다. 점차 공연 중에 말을 하거나, 칭얼거리는 어린 관객들이 늘어났다. 


IMG_1551.JPG



시놉시스


당신이 꼭 다시 보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말이야…”


한 남자(어른이 된 돌단) 가 거실로 들어와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낡은 장난감을 만지며 추억에 잠긴다. 돌단이는 어린 시절 3단 변신 로봇을 좋아했던 기억, 화장실을 무서워해서 목소리가 나오는 장치를 설치했던 특별한 사건들을 떠올린다. 그러자 다시 보고 싶은 순간들이 하나 둘 눈 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어린 시절 엄마가 잠자리에서 들려주던 <아기 캥거루 가출소동>의 주인공 거루가 튀어나와 통통 뛰어다니기 시작하는데….

아기 캥거루 거루는 엄마 캥거루의 주머니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친구들이 절룩절룩 절름발이인 엄마를 업신여기는 걸 보고 상처받게 됩니다. 부끄럽고 화가 난 거루는 엄마의 주머니속에서 벗어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찾아 엄마 삼기로 하고 가출을 감행합니다. 반짝반짝 밤 하늘을 수놓는 별님, 눈 부신 뭉게구름님, 향기 나는 꽃님, 노래하는 시냇물님을 만나 자신을 엄마 없는 고아라고 소개합니다. 고아인 척 거짓말을 하며 자신의 엄마가 되어 달라고 하지만, 이내 짙은 어둠과 먹구름, 가시꽃, 황톳물에 꾸지람을 듣게 된 거루는 도망치게 됩니다.  또 다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찾아 길을 헤매이는 거루.
 
 한 편, 거루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눈 하나 없고, 귀 하나 없고, 한 쪽 다리도 짧아 절룩거리는 엄마 캥거루는 아기 거루를 찾아 간절히 소리치며 세상을 떠돌게 되는데… 거루를 찾아 떠나는 길에서 만난 별님에게 거루의 행방을 묻지만 이내 짙은 어둠의 방해로 대답을 듣지 못하고 맙니다. 아기 거루를 찾아 간절하게 바라는 엄마 캥거루에게 짙은 어둠은 거루의 행방을 알려주며 대신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엄마로 삼고자 하는 아기 거루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나의 아기를 찾아 떠나는 엄마 캥거루의 이야기, 과연 둘은 어떻게 될까요?



 극의 전반적인 내용은 아이의 엄마가 정말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려주기에는 충분한 듯 보였으나, 너무 그 하나에만 치중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물씬 느껴져, 나 역시 공연을 보며 순간순간 뭉클한 장면이 있긴 했지만, 이게 과연 전 세대의 연령을 공감시킬 수 있는 가족극일까 라고 생각해 보았을 땐 의구심이 들었다. 러닝타임 또한 과하게 길단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짧았더라도 훨씬 관객들의 집중을 모을 수 있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IMG_1560.JPG
 

 가족극이다 보니, 어쩐지 내 가족들과 함께 보러 가고 싶었던 날이었다. 그 날은 특히나 제일 춥다고 했던 날이었는데, 내가 공연을 보러 가잔 말 한 마디에 함께 해준 가족들에게 고맙고, 또 한 편으론 한파에 외출을 하게 만든 게 미안해지기도 한 날이었다. 어쩐지 낯 간지러울 것 같지만, 그래도 가족극이 무슨 말을 하고 있든 지금 내 가족들에게도 항상 고마운 마음이 크다. 은연중이라도 그 마음이 전해졌음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극 중에서 엄마와 돌단이는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물론 아이들을 겨냥해서 한 말 같긴 했지만(극의 이해를 돕기 위해) 어쩐지 그 말을 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공연을 함께 본 나의 가족들은 좋으나 싫으나 언제나 함께 무엇이든 공유하고 있고, 또 언제나 뭘 하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이 날 공연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오히려 더 든든한 날을 보낼 수 있었기에 이 작품을 오랫동안 잊지 못 할 것 같다.


사랑해 엄마 _ 상세페이지 (수정2).jpg
 

문화홍보팀 팀장_황주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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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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