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던 체코 인형극, 다락에서 여행

가지 각색의 다양한 인형들의 이야기, 이를 하나로 이어주던 따뜻함
글 입력 2016.01.2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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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7일, 합정역 부근에 위치한 다락극장에 다녀왔다.
꽤나 추운 날이었지만, 도착하자마자 마주했던 거대한 목각인형이
그리고 극장 내의 다양한 인형들과 커다란 개 한마리가
다락극장을 찾는 사람들을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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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형극은 처음이었지만 내 상상속의 인형극은 뭐랄까 동화 속에서 본 잔상으로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 다락극장을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무대는 내 상상 속의 모습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다. 생각보다도 더 작고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극장 내부를 비추던 모든 조명들은 언젠가 영화 속에서 본 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를 띄고 있었다. 인형극, 인형을 말로만 들어봤지 실제로 자세히 보는 건 처음이라 더 흥분한 것 같기도. 나무인형이 선(?)과 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이를 움직이면 마치 인형도 살아있는 것 마냥 움직이는 게 참 신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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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형극은 여러 개의 스토리가 인형극과 애니메이션을 번갈아 가며 진행되었다. 그래서인지 조금 아쉽기도 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의 시작이고 끝인지 명료하진 않았기 때문에. 또한, 아무래도 체코 인형극이었기에 극의 전반적인 진행은 체코어로 진행되었다. 물론 체코어를 알아듣지 못했더라도 극을 보는 데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대강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따로 만들어진 팜플렛이라도 미리 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기도 했고.

 그래도 <다락에서 여행>은 따뜻했다. 재미있고 즐거운 스토리로만 이루어진 건 아니었지만, 뭉클하고 조금은 심각한 스토리에서조차 난 어쩐지 그럼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난 그게 극을 진행해 주었던 배우님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나 사랑스러운 눈으로 인형들을 바라보고 또 조심스레 디루시던지... 내 아이를 어루만질 때의 어머니의 마음이 그런 것일까 란 생각이 들었다. 내 비유가 조금 과장되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극을 본 사람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고싶은 것인지 조금은 알 것이다. 인형을 직접 만들고, 그 안에 진심을 담고 많은 사랑을 담기에 그 것이 묻어나온다고 생각이 든다. 인형에 대한 그 마음이 참 예쁘고 따뜻하기에 <다락에서 여행>이 내게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All about 극단퍼즐


-2000 Mrazik / 흐라데츠 끄랄로베 – 세계문화센타극장
전통적인 러시아 크리스마스 동화를 무대화 한 작품. 연극과 인형극을 함께 연출하여 극단 퍼즐에서 인형연기 부분을 공연하였다.

-2002 러시안 룰렛 / 프라하 - Na Pude Theatre
약 500명의 관객을 공연에 참여시키는 설정으로 연출했던 인형극. 관객과 배우, 인형의 벽을 허물고 관객 스스로가 다음 장면을 선택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2009 RH + / 프라하 - Inspirace Thertre 
영상, 음악, 춤, 인형 등 다양한 장르를 복합시켜 연출한 작품. 괴테의 Faustus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비유하여 연출한 작품. 

-2009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 / 프라하 – DISK Thertre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타이터스 엔드러니커스에서 영감을 얻어 대안연극으로 공연했던 작품. 6개 유럽 국가에서 공연 되었고, 주요 상을 받았다. 때문에 체코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얻어 여러 축제에서도 2년간 공연 되었다.

-2010 / 어린이 캠프 청소년 연극 / 공연, 워크샵
에피소드 공연의 형태로 어린이 캠프와 공동으로 극단 퍼즐이 주최되어 청소년을 위한 공연과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배우와 청소년들이 함께 인형과 연극을 만들어 함께 공연하는 형태.

-2010체코 슬로바키아 회의 / 프라하 – Atelier16 
전 체코 슬로바키아의 독립과 분할의 상황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 되었다. 서로가 이웃이 될 수 없는 두 사람의 상황을 배우와 인형이 함께 공연하였다. 

-2011년에서 2013년까지 / 칼과 장미 / 올로모우츠 - 벨루오리 극장
올로모우츠의 여러 극단들이 함께 제작한 공연으로 극단 퍼즐의 배우들이 함께 제작에 참여하였다.

-2011Obligatorium / 프라하 – Underground Theatre
현대인들의 꼭두각시 같은 인생을 희극화한 작품. 한 사무실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다양한 삶을 연출했다.

-2011 갤러리 GAMU /프라하 / Story of puppets / 전시, 연극 공연
-2011 Puppets / 서울 / Biim 갤러리 / 전시, 연극 공연

-2011 Story of puppets / Puppet house 갤러리 / 전시
체코와 일본 한국의 인형작가와 공연을 보여주며 3개국을 투어하며 전시와 공연을 함께 하였다. 인간의 형태를 통해 인간에 대해 사색하고 부토와 인형극을 통해 오브제에 인간성을 부여한다는 설정으로 전시와 공연을 진행하였다.

-2012 호두 까기 인형 / 서울, 부산 - 한국
극장공간에서 벗어나 연극적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준비되어 있지 않은 관객과 함께 플래쉬 몹(Flash Mob)을 실현하였다.

-2012 연안이 퍼포먼스 / 한국 - 여수 엑스포 2012
거대한 스케일(12m)의 다른 물성을 지닌 극적 인간의 등장으로 인해 변화되는 공간의 에너지를 디자인하였다. 

-2013 체코 인형 워크숍 / 프라하 – VOS Herecka School / 워크숍
극장 퍼즐이 진행한 워크숍 체코 인형의 현대사회의 쓰임에 대한 워크숍으로 애니메이션 영화회사, 컴퓨터게임 제작회사, 인형극단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2013 년 후의 마리오네트 / 서울 / 주한 체코 문화원 / 전시
주한 체코 문화원과 체코 국립 마리오네트 극장이 협력하여 극단 퍼즐의 인형과 공연 사진들이 전시되었다.

-2014 Papier Papier / 프라하 - Pidivadlo / 연극 성능
밀라 보우타의 일러스트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빠삐에 친구들'을 다시 인형극으로 연출한 작품. 한국의 배우들을 인형극 교육시켜 프라하 현지의 극장에서 공연하였다.

-2014 눈사람 /청소년 연극 /
체코 어린이 캠프와 공동으로 극단 퍼즐이 주최한 어린이를 위한 연극 공연. 어린이들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어 이야기를 만들어 공연했던 작품

-2014 프랭키와 친구들 / 서울 / 정동극장
어린이 애니메이션 프랭키와 친구들을 연극화한 작품에 극단 퍼즐이 인형 디자인과 제작을 맡아 서울에서 선보였던 작품.

-2014 체코국립인형극장 / 전시 - 프라하
체코 국립 인형극장에서 열린 9회 페스티벌에 퍼즐 극작의 연출가이자 인형 제작자인 문수호 작가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어 퍼즐극단의 인형들을 전시하게 되었다. 

-2014 / 얼음 강 / 프라하 - 체코 국립 인형 극장 FESTUM 
북한의 강제 수용소의 현실과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한국의 판소리와 마리오네트, 영상을 접목시켜 연출한 작품

-2014 다락에서 ... / 서울 - 다락극장
성인을 위한 에피소드 모음 형식으로 진행되는 인형극.

-2015 프라하 - 체코 국립 인형극장
판소리 수궁가를 인형극으로 소개하는 작품으로써 체코국립극장의 권유로 극단퍼즐이 한국전통예술과 인형극의 조합을 연출하였다.

-2015 다락에서 여행 / 서울 - 다락극장
성인을 위한 에피소드 모음 형식으로 진행되는 인형극.인 다락에서의 두 번째 이야기

-2015 창조경제 혁신센터 페스티벌 / 대전 - 카이스트
사라진 우리의 전통문화 산대놀이의 복원을  박근혜 대통령 및 문화부장관등 주요인사들 앞에서 발표

-2015 프라하 아리랑 / 체코 국립 인형극장
한국과 체코의 문화교류 행사로 양국의 대통령과 주요인사들 앞에서 다락에서와 수궁가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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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


현재 한국의 인형극은 아동을 위한 공연으로 많이 인식되어있고, 또 그렇게 대부분 공연되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단어의 유실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일제시대 이전에 꼭두나 목우, 괴뢰 등의 단어들이 극 인형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지만, 일제 식민지 시절 人形(닌교)라는 일본어가 한국식으로 발음되며  꼭두나 괴뢰,  목우라는 단어를 인형이라는 한 단어로 묶어버리는 결과를 만들어내었다. 이 때문에 현재에도 인형은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사물, 그런 사물을 이용하는 극은 어린이들을 위한 아동극으로 오해하는 경우들이 많다. 또 인형극에서 인형의 표현이 인간의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단어에서 오는 관념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런 관념은 극적 상상력에도 많은 제한을 가져온다.  

'사람의 형태를 닮은 인형'의 개념이 아니라 '연극적 오브제'라고 개념을 달리 한다면 우리는 더 다양한 극인형의 표현과 과감한 상상력으로 창조적 확장을 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 극단에서는 '인형'과 '극 인형'의 의미적 정리를 출발점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에 따른 실험을 현대 한국 인형극의 다양성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다. 

첫번째로 인형극의 메카로 잘 알려져 있는 체코 국립 인형극단과 교류하며 선진화, 대중화 되어있는 체코 인형극의 제작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두번째로  성인을 위한 인형극장을 서울에 설립하여 인형극이 아이들의 교육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극이 아닌 어른들의 감성을 자극시키는 공연을 만들어 알리고 있다. 세번째로 국악, 판소리 등을 사용하여 마리오네트 인형극이 유럽문화의 전유물이 아닌 한국의 문화와 정서가 담겨있는 공연을 만들어 유럽지역에서 공연하며 우리의 문화를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극단은 다시 한국에 여러 다양한 공연 문화가 꽃피우길 바라며, 또 우리의 문화가 세계 여러 곳에서 독특하게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닌 인문주의 예술로서 사람들의 감성을 보듬길 바란다.



 한 가지 내가 놓친 부분이 있다. 분명 프리뷰를 쓰고 갔음에도, 제대로 공연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 공연의 진정한 기획의도가 무엇인지, 왜 어른을 위한 인형극이어야 했는지. 내가 정말 공연에 대해 제대로 알았다면 좋았을 걸. <다락에서 여행>은 어린아이들의 교육용이 아닌 대안연극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고자, 한국과 체코의 문화협력으로 만들어진 인형극이다. 만 14세 이상의 관람가였던 공연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은 채 나의 편견과 마주했고(당연히 나의 어린 사촌동생들도 볼 수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문화예술을 대함에 있어 갈 길이 멀었음을 깨달았다. 어쩌면 조금은 자만했을 수도 있다. 몇 개월 간, 짧지 않은 시간에 참 많은 공연과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접했기에, 이제는 나도 뭔가 안다라고 생각한 것일지도.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전하는 많은 사람들의 그 수많은 노력과 땀을 이해한다면, 섣불리 자만해야하지 않음을 이 인형극 덕분에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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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인형극은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즐겁게 극을 시작한다. 그리고 곳곳에 웃음을 유발하는 귀여운 인형들이 참 많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노래하는 장면, 가수가 노래부르는 그 곡도 원래 참 좋아하는 곡인데 말이다. 그 밖에도 생소하지만 여러 인형들의 움직임들은 하나하나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한다. 공연을 보았던 나의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는 이런 공연은 더욱 처음이었기에, 꽤나 생소해 하셨다. 그도 그럴 것이 옴니버스식의 스토리이기 때문에 어른들에게는 조금은 낯설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른을 위한 인형극인만큼 더 많은 어른들이 이 인형극을 낯설어 하지 않고, 조금은 친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이 공연이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아닐까. 일상에 지친 어른들이 한 분이라도 더 다락극장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과 함께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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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체코인형극 <다락에서 여행>

일시 ㅣ 2014년 12월 12(금) ~ Open Run / 금 17시, 20시 / 토▪일▪공휴일 15시, 18시 
장소 ㅣ 퍼즐인형극장 다락극장
가격 ㅣ 전석 3만원(비지정석)
          (2016년 01월01일 ~ 2016년 02.월 28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 2장 - 2만원)
예매 ㅣ 인터파크 1544-1555 
문의 ㅣ 070-8237-6082
주최 ㅣ (주)푸즐레 
후원 ㅣ 주한체코대사관, 체코문화원, 체코국립인형극장

연출 : 문수호
극작 : 문수호
인형제작 : 문수호
음악 : JAN KLAS(혼자 클라스)
기획 : 문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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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공연은 아트인사이트(ART insight)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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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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