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천만 영화와 십만 영화 그 사이 [문화전반]

너무나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관객 수가 작품성과 비례할까요?
글 입력 2016.01.2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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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천만 영화와 십만 영화 그 사이 [문화전반]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배우부터 감독은 물론이고, 관객들까지 영화의 관객 수를 주시합니다.
뿐만 아니라 언론은 영화의 관객 수, 즉 스코어를 실시간으로 보도합니다. 

관객 수가 천만에 가까워질수록 언론은 점점 더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국제 스포츠 경기를 보는 기분입니다. 16강, 8강, 4강 그리고 결승까지 
A영화 드디어 600만! 곧 800만! 천만이 코앞! 이라며 소식을 쏟아냅니다.

물론 영화사 역시 때를 놓치지 않고 홍보에 박차를 가합니다.  
영화가 잘될수록 홍보와 마케팅팀은 더 바빠지고, 배우들 역시 공약을 지키고 무대인사 다니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1(S).jpg▲ 출처 : movie.twitaddons.com

 
2016년 1월 현재 대한민국 역대 천만 영화는 15편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십만 관객 영화는 몇 편이나 될까요? 

마음만 먹으면 그 개수를 셀 수야 있겠지만, 사실 그 누구도 십만 관객 영화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2(S).jpg▲ 출처 : saduk.net
 

최근에야 다양성 영화나 독립영화가 조금씩 주목 받고 있지만, 관객과 언론 그 누구도 십만 영화의 비중과 무게를 천만 영화보다 무겁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너무나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관객 수가 작품성과 비례할까요? 
십만의 관객이 관람한 영화의 질이 천만 영화의 그것보다 낮은 것일까요? 

단언컨대 그 누구도 ‘그렇다’고 확답을 내릴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작품의 질과 완성도가 영화의 흥행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3.jpg▲ 출처 : tenasia.hankyung.com
 

미셸 공드리가 감독하고 짐 케리와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했던 ‘이터널 선샤인’은 2005년 개봉 당시 16만 9000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상한 포스터도 한몫했지만 우리에게는 코믹연기의 대가로만 기억되던 짐 케리의 진지한 연기 자체를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았습니다. 미셸 공드리 역시 2005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극소수의 마니아층만이 알고 있는 비주류 감독이었습니다. 


제목 없음.jpg▲ 출처 : www.blogcdn.com
 

하지만 이후 수많은 입소문을 통해 많은 이들이 영화를 관람했고 이터널 선샤인은 속된 말로 사람들의 ‘인생영화’로 일컬어지며 재개봉까지 하게 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재개봉 46일 만에 개봉 당시 동원했던 관객 수에 2배를 가까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4.jpg▲ 출처 : www.lifetoday.co.kr
 

작년 한해 숨겨진 영화 천국인 발리우드에서 막을 올린 영화는 200편이 넘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약 70편이 넘게 많은 영화가 개봉 된 셈입니다. 
 
여기서 이터널 선샤인처럼 ‘묻혀진’ 영화는 얼마나 될까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비단 영화뿐만이 아닙니다. 
관객 수가 들지 않는다고 음악가들이 무대를 잡지 못해 공연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6.jpg▲ 출처 : blog.joins.com
 

예술에 더욱 생명력을 불어넣는 방법 중 중 기본은 ‘다양성 확보’입니다. 
다양성을 확보하고 지킨다는 것이 상업성을 버린다는 말과 동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다양성 있는 영화와 음악, 미술, 책은 이해하기 어렵고 재미없다는 편견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5(S).jpg▲ 출처 : fineartamerica.com
 

이번 주말, 당신도 알려지지 않은 명작을 발견하여 여기저기 소문내는 첫 번째 입소문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성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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