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선우 예권 - 금호아트홀

글 입력 2016.01.14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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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 선우 예권 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사본 -IMG_6376.jpg
 

첫 곡 알프레드 그륀펠트의 '빈의 저녁'은
요한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라타 '박쥐'의 주요 주제를 자유롭게 변형해 이어붙인 것으로
그륀펠트는 이곡을 1905년 직접 연주해 녹음하기도 했습니다.
선우 예권의 연주는 발랄하고 화려했습니다.


이어서 모차르트 소나타 10번입니다.
모두가 잘 알기에 한번쯤은 다들 터치 해봤을 모차르트 소나타는
피아니스트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지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명의 피아니스트 모차르트곡을 듣는 편인데,
듣기에는 그져 쉬워보이고 즐거운 곡이지만,
워낙에 광범위한 감정을 곡에 녹아내야 하기에
피아니스트 개인의 내공이 엄창나야 하는 곡이 모차르트 곡입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모차르트 소나타는
1악장에서 통통 튀는 듯 하다가도,
2악장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애잔하고
3악장에서는 다시 활기차게 연주되며 끝을 맺는 연주로
오늘 들은 연주 중 가장 공들인 곡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세번째 곡은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로슈카입니다.
페트로슈카는 러시아 농민 이름 페터의 애칭입니다.
발레에서는 결국 살해되는 인물이지만,
피아노 곡에서는 비극적이기 보다는 뭔가 발랄하고 상큼하게 느껴지는 곡입니다.
스트라빈스키는 발레음악 페트로슈카를 작곡한지 10년뒤에
친구 루빈스타인을 위해 피아노를 위한 페트로슈카를 작곡했습니다.
소재 자체는 발레곡에서 왔지만
피아노에 어울리는 악상과 연주자의 기교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연주입니다.
왠지 치다가 '오늘의 요리' 음이 겹쳐 생각날 정도로 노다메드라마의 여파가 컸던 탓인지
자꾸 연주자가 악보를 까먹는... 쓸 떼 없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곡입니다.
연주자의 바쁘게 움직이는 손이 내는 소리를
너무 가볍게 들은건 아닌지 살짝 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곡 라벨의 라발스 입니다.
라벨이 구상한지 15년이 지나 완성된 곡 '라발스'는
관현악 곡보다 피아노 곡이 먼저 작곡 되었습니다.
요한 스트라우스에게 경의를 표할 목적으로 이곡을 썼지만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우아하고 자유분방하고 생명력 넘치는 청출어람의 대곡이 만들어졌습니다.
낮음음에서 들리는 어두우면서도 신비롭게 시작한 곡은
왈츠의 리듬이 나오면서 점차 고조되고,
화려하며 성대하게 마무리 되는 곡입니다.
통통 튀는 듯한 가볍고 화려한 왈츠의 느낌보다는
살짝은 소박하면서도 퉁박한 마주르카적인 춤곡 느낌이었습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유명한 곡이라
전반부에 너무 잘 치면 나중에 힘빠질까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어려운 앵콜을 무려 세곡이나 해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들은 곡 중에 가장 좋았던 차이코프스키 사계중 10월은
다시 들을때까지 계속 생각날 곡이었습니다.
아슬아슬 하면서도 사뿐하게 건반을 누를때마다
숨죽여 들을 정도였습니다.

이어서 작정한듯 터키 행진곡 편곡버전을 연주하고,
라 캄파넬라까지 들려 주셨습니다.
아마 앵콜도 따로 연습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터미션이 없었지만
전반부 공연에 이어, 앵콜공연이 2부 공연처럼 느껴질 정도로
풍부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계속 추워지는 겨울입니다.
선우 예권 인터뷰의 한 구절 인데,
기쁜 순간은 잠깐이고 어둡고 슬픈 건 오래간다 했습니다.
기쁜 연주로 오래오래 기억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했는데,
간만에 피아노 리사이틀로인해 훈훈한 기억이 오래 지속되는 하루였습니다.
남은 공연도 기대되는 샛별 같은 연주자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주 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장 소: 금호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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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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