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알레산드로 멘디니展, 디자인으로 보여주는 삶의 미학

멘디니의 디자인으로 쓴 시
글 입력 2016.01.09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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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알레산드로 멘디니展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배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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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3일 일요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의 알레산드로 멘디니展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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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에서 내리고 1번 출구에서 잠시 걸어갔더니 배움터에 도착했다. 

주로 가족들 중심의 관람객들이 대다수였고, 간혹 연인들이 보이기도 했다. 
일단 전시장에 입장하니 한쪽 벽에 위와 같은 멘디니의 자기소개 영상이 비춰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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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디니의 작품들은 총 12개의 테마구간으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었다. 입장 직후에 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바로 위의 회전목마처럼 생긴 조형물이었다. 외관 디자인은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처럼 보였는데, 안쪽에서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주방기구들을 보면 단지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끄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테마가 ‘어린이의 눈으로 본 세상’인 것을 고려하면,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잊어버린 성인들에게 어린이의 감성을 불어넣는 키덜트적인 작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단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도 걸음을 멈추어 자세히 들여다 본 작품이었다.

 전반부에서는 주로 기능성을 배제하고 단지 감상만을 위한 디자인작품들로 이루어졌다. 디자인은 실용성과 심미성을 주로 하지만, 멘디니는 실용성을 버리고 심미성 중심의 오브제들로 작품들을 창조하고자 하였기에 ‘Redesign’의 방법을 채택하였다. 디자인의 예술성을 강조한 ‘재창조’를 통해서 기존의 디자인이 가졌던 목적성을 버리고 순수성을 획득한 것이다. 이 구간에서는 ‘앉을 수 있다’는 의자의 기능을 부정한 불안정적인 구조의 의자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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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찬히 둘러보며 전시의 중·후반부에 이르니 수많은 점과 색, 그리고 작은 단위의 원재료들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의자들이 나타났다. 크기는 5미터에 이르는 것까지 있었으며 부드럽고 푹신해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면 딱딱한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점묘법이나 붓을 사용해 그려진 그림처럼 멘디니는 의자 위에 다양한 미술적 시도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물질과 크기의 조합으로 원 기능을 벗어난 작품들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예상을 깨부숨으로써 일상적인 디자인들을 전혀 일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와 닿게 해 주었다.
 


그의 예술성에 담긴 의도는 바로 ‘낯설음’인 듯하다. 
일상과는 다른 조합을 통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효과의 ‘낯설게 하기’기법처럼
 사람들이 삶 속에서 그냥 지나쳐 버리던 사물들의 평범함을 거부함으로써 
더욱 주목하고 다시 생각해 보게끔 만드는 것. 

여러 요소들을 삭제하고 또 덧붙이고 나면,
그저 평범했던 사물의 실용성과 기능성이 사라지고 남은
디자인의 순수함 그 자체가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만들어진 그의 작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물 속에 담긴 새로움과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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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성을 회피하고 디자인에 순수미술적 요소를 도입했던 그의 시도는
 디자인이 실용성을 버림으로써 품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들을 제시하였다.
 2월 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건축물, 생활용품, 가구, 소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펼쳐지는 멘디니의 상상력을 탐구해보며
 더욱 창의적으로 삶을 바라보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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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레산드로 멘디니展-디자인으로 쓴 시 ]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 / 2015. 10. 9 ~ 2016. 2. 28  
* 매주 월요일, 구정 당일 휴관

                                        일반  14,000원 
                                        대학생  12,000원 
                                        청소년(만13~18세)  10,000원 
                                        어린이(만7~12세)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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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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