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하퍼리건

거짓말을 그만두기로 했다
글 입력 2015.12.29 17:4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하퍼리건 리뷰


★하퍼리건.jpg
 

거짓말을 그만두기로 했다!
주인공 하퍼 리건은 무대 중심에서 외친다. 거짓말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연극 <하퍼리건>은 주인공 하퍼가 임종을 앞둔 아버지를 만나러 집을 떠나면서 겪는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을 담고 있다. 한 중년 여성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가끔은 삶이 너무 무섭고 거대해서 도망가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깐깐한 직장 상사, 가정적인 남편, 똑 부러지는 딸, 완만치 못한 부모와의 관계로 둘러싸인 주인공 하퍼.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러 직장 상사에게 양해를 구하지만, 무참하게 거절당한다. 

그 후 떨어지는 벽돌에 맞아 죽을뻔한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다니던 직장과 가족들에게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무작정 집을 떠나 고향으로 향한다. 도착하였을 때에는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하퍼는 새로운 곳에서 여러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아버지의 간병인, 인터넷으로 만난 남자, 술집에서 만난 남자 등
처음 만난 사람에게서 이질감은 물론 때로는 강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직장에서 성과도 좋았고 가정적인 남편과 딸에게 신경 쓰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았을 때 하퍼는 지극히 평범한 중년의 여성임을 알 수 있다. 그러한 하퍼가 충동적으로 집을 떠나 고향으로 떠나는 사건은 역설적으로 그녀가 괜찮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오히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애써 괜찮은 척 감추어왔던 것이다. 지금까지 하퍼는 거짓말을 해왔다. 극이 진행될 때 무대 주변을 걸어 다니는 하퍼의 모습은 항상 쫓기는 듯하고 숨 가빠 보이는 것이 정리되지 못한 하퍼의 심리를 나타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어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아버지의 모습을 알게 되며 하퍼의 심리가 고조되기 시작하면서 숨겨왔던 남편의 이야기를 펼쳐 보이기 시작한다. 극 초반부터  다다를 때까지 불안하고 초조해 보이는 하퍼는 집으로 돌아온 후 어딘가 해소된 듯한 안정감을 찾는다. 아마 하퍼는 이번 일을 통해서 조금 더 성숙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지고 있던 아픔과 상처를 묻어두지 않고 꺼내서 마주하였기 때문에 즉, 그녀 자신의 인생에 거짓말을 포기하였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다소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개인적으로 부담스럽고 무겁게 다가온 공연이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연기자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 덕분이다. 주인공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다양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매력도 만나 볼 수 있는 무대였다.  


[김소망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2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