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누구를 위한 ‘해피 투게더’인가?

글 입력 2015.12.2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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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sight의 59번째 문화초대로 12월 19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으로 연극 <해피투게더>를 보고 왔다. 프리뷰를 작성하면서 연극 <해피투게더>의 기획의도와 배경을 한 번 알아보며 연극 제목과는 다르게 굉장히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연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어떠한 무대 연출과 연기들로 연극을 풀어나갈지 다른 연극들보다 궁금함을 가득 가지고 소극장으로 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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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무대로 시작이 된다. 어두운 상태의 무대가 30초 정도 유지되다가 가해자 형제복지원 원장에게 핀 조명이 들어오며, 1인칭 화자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름 논리적으로 풀어나간다. 원장은 자신을 옹호하며 관객들을 설득시키는데 한 가지 예로,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친구와 길을 걷는데 냄새가 나고 꼬질꼬질한 노숙자가 웃으며 자신의 여자친구의 다리를 빤히 쳐다볼 때 그를 어떻게든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냐고 말을 한다. 솔직하게 말을 하자면, 나는 이 연극의 기획의도와 작품의 배경을 몰랐다면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고 생각을 하였을 것 같다. 이렇듯 원장의 주장은 관객들을 계속해서 흔들며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원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부분적으로 무심코 동의하는 내 모습이 혹시 있지는 않았을지, 그런 내 모습이 올바른 것인지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원장의 이야기가 끝이 나면, 평범한 수용자들의 이야기들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형제복지원에서의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너무나 잔인하고 끔찍하여, 이런 일이 정말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실제로 일어났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정도로 이야기는 그 어떠한 것보다 무겁다 못해 무섭게 느껴졌다.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 굉장히 절실하고 그들의 고통스러움이 너무나 잘 느껴졌지만, 이번 연극에서 조금은 특이하게 느껴졌다는 것인 까만 옷을 입은 두 명의 여자 배우분들이었다. 무대 한 쪽에 자리를 잡아 다양한 목소리와 역할을 맡고 계셨는데, 꼭 뮤지컬처럼 무대에 필요한 음악들과 소리들을 그때그때 라이브로 연출해주셨다. 단순히 특이하다고만 느껴지는 것이 아닌, 무대의 장면이 더욱 극대화되고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눈 내리는 배경을 휴지로 연출하였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눈 대신 비슷한 휴지를 사용한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원장이 수용자들에게 눈싸움을 해보라고 하였고, 원장의 말에 수용자들은 정말 있는 힘껏 던져보지만 정말 휴지는 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코앞에서 약 올리는 듯이 힘없이 살랑살랑 떨어진다. 이 장면을 통해 '아무리 발버둥 치고 있는 힘껏 노력을 해봐도 소용없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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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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