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왕이 사랑한 춤, 발레 [공연예술]

왕의 춤, 발레
글 입력 2015.12.2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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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사랑한 춤, 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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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14세의 어린 시절


 태양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프랑스 절대권력의 상징 루이 14세.(Louis XIV, 1638.9.5~1715.9.1)

 실제로 '짐이 곧 국가'라는 말로 대표되는 그의 시대는 왕권이 절정에 이른 시대였으며, 태양왕이라는 그의 별명은 그에 걸맞는 위용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가 태양왕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은 바로 그의 발레에 대한 열정때문이었다.

 루이 13세가 세상을 떠나자 5살밖에 되지 않았던 그는 어린 나이에 왕이 되었으나, 실제 왕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어머니와 추기경의 섭정으로 스스로 아무런 결정도 내릴 수 없었으며 신하들의 반란에 쫓기고 휘둘리는 힘없는 어린 왕일뿐이었다. 그렇게 우울하고 고독한 어린 시절을 꽤 길게 보낸 그는 어려서 부터 다른 어떤 분야보다 예술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엄청났다. 예술에 대한 높은 관심만큼 빼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7살때부터 발레를 배우고, 발레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스스로 배우가 되어 무대위에 올랐다. 15세때는 [밤의 발레]라는 작품에 태양신 아폴로 역으로 출연하였는데 '태양왕'이라는 호칭은 바로 이때 얻은 것이다.


무대위에서 열연하는 루이 14세 - 영화 <왕의 춤>에서


 영화 <왕의 춤>을 보면 그의 발레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예술가를 사랑하여 항상 곁에 두기를 원하였고, 스스로 무대에 올라 예술의 일부가 되기를 원했던 왕. 태양왕 루이 14세. 그는 궁정의 무대나 일반 대중들이 많은 광장의 발레 공연에도 직접 출연하여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다.

 또한 그는 실제적으로 왕위에 오른 후에도 베르사유에 커다란 궁전을 짓고 왕립 무용 아카데미도 설립하는 등 그의 점점 사치스러워지는 자신의 예술적 취미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권력을 잡은 후에도 정사를 보는 틈틈히 예술을 즐겼다. 일각에서는 그의 예술에 대한 투자는 고도의 정치적인 전략이었다고 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위태롭고 외로운 어린 시절 그의 마음을 그토록 온통 빼앗을 수 있었던 것은 실로 권력에의 탐욕이 아닌 심미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면 그가 사랑한 발레는 어떤 춤인가? 일단 발레공연이라고 하면 대부분 느끼는 것이 '어렵다''라는 것이다. 전문적인 식견이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 비싼 관람료는 안그래도 어려운 발레공연을 더 가까이 하기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발레는 몇번만 접해 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공연예술이다. 다소 기하학적으로 느껴지는 유려한 몸짓은 직관적으로 해석가능한 메세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중력을 거스르는 기예에 가까운 발레의 동작들은 동시에 현실과 동떨어진 세상의 것인 듯 카리스마 넘치고 신비하며 아름답다. 아름다운 음악과 어우러진 우아한 동작, 화려한 의상과 무대소품으로 이루어진 발레는 인간의 몸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종합무대예술로 역사깊은 문화유산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발레리노와 발레리나들은 중력을 거스르는 몸동작을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단련시키며 무대 위에서 기예에 준하는 몸동작으로 인간의 신체의 아름다움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이렇게 극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불가능조차 가능하게 만드는 발레는 어떤 예술인가?
 


발레의 역사

발레라는 단어는 이탈리어어 ‘발라레’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16세기 카트린 드 메디치가 프랑스의 왕 앙리2세와 혼인하면서 프랑스로 전해졌다. 이후 루이 14세 시대에 궁정춤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하였고 18세기에는 오늘날 발레의 원형과 유사하게 그 모습을 갖추었다. 유럽의 낭만주의 정신에 힘입어 19세기에는 프랑스에서 로멘틱발레가 크게 발달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레는 왕족이나 귀족뿐 아니라 노동계급의 사람들까지 접할 수 있게 되었는데 계급이 낮은 발레리나들은 더 나은 후원자를 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후원자의 입맞에 맞는 공연을 올리기에만 열을 올리는 풍조와 함께 발레는 타락하기에 이른다. 이후 실력파 안무가와 관계자들이 러시아로 이동하면서 19세기 중후반에 러시아 고전발레(클래식발레)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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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무용수 카마르고(Camargo, 1710-1770):
여성무용수의 수직동작 획득 및 기법 확대를 이루어냄



발레의 장르


○ 낭만발레(로멘틱발레)

    19세기 전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인기를 누린 장르로 주로 감정의 표현을 중시하여 하체의 섬세한 움직임을 중요시 하였다. 목가적 분위기의 무대를 바탕으로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장면으로 연출되었으며, 정교한 구성보다는 여성무용수를 돋보이게 하는 안무가 중요시 되었다. 남자는 여성무용수의 지지대 역할을 하였으며, 요정의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발끝으로 서는 ‘포인트 동작’이 이때부터 등장하였다. 여성무용수들은 ‘로멘틱 튀튀’라고 불리우는 하늘하늘한 재질의 우아한 의상을 입었다. <지젤>, <악마 로베르>, <라 실피드> 등의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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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튀튀>


○ 고전발레(클래식발레)

    17세기에 러시아에서 태동한 발레로 19세기 후반에 꽃을 피운 발레이다. 주로 테크닉의 정확한 구사를 중요시하며 하체뿐 아니라 상체의 드라마틱한 표현력에도 중점을 두었다. 전설이나 동화를 바탕으로 한 낭만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면에서 낭만 발레와 유사하지만 좀더 화려하고 입체적인 무대장치를 바탕으로 화려한 기교와 정확한 동작을 바탕으로 일정한 규칙과 절차가 도입되어 정형화된 아름다움을 구현하였다. 남녀주인공의 2인무인 ‘그랑 파드되’, 여러명의 솔리스트들이 차례대로 1인무를 보여주는 ‘디베르티스망’등이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 남성 무용수들도 다양한 기교를 구사하며 무대 위 주인공으로 설수 있었고 여성무용수들은 화려한 발동작이 잘보이게 하기 위하여 뻣뻣한 재질의 ‘클래식 튀튀’를 주로 입었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돈 키호테> 등이 대표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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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튀튀>


○ 모던 발레

   전통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각으로 개성적인 표현을 추구하는 발레이다. 젊음과 패기가 분출되는 활달한 춤을 통해 현대인의 생각과 감성을 자유롭게 담아낸다. 음악, 연극, 민속무용, 심지어 서커스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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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발레> : 모던발레의 의상은 다양하다



발레작품들

<지젤>, <라 바야데르>, <라 살피드>, <로미오와 줄리엣>,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마이얼링>, <마농>, <오네긴>, <호뚜까기 인형> 등



아름다운 무용수들


○ 안나 파블로바 (Anna Pavlova, 1881~1981): 러시아 출신의 무용가, '무용계의 보배'라고 불리움

[The Dying Swan] by Anna Pavlova


○ 마고트 폰테인(Margot Fonteyn, 1919~1991): 영국출신의 발레리나, 아름다운 외모에 친근한 미소로 사랑받음.


○ 루돌프 누레예프 (Rudolph Nureyev, 1938~1993): 잘생긴 외모에 따를자 없는 독보적 실력으로 발레리나에만 집중되던 관객의 시선을 발리리노쪽으로 돌리는데 큰 역할을 함.
 
[Giselle] by Margot Fonteyn and Rudolph Nureyev


      ○ 강수진 (1967~ ): 대한민국 출신의 발레리나, 동양인 최초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해 솔리스트와 수석 무용수르 승진하였다. 1999년 '브누아 드 라당스 상' 수상. 1985년 스위스 로잔 콩쿨에서 동양인 최초로 수석 차지. 

[Romeo and Juliet]  by Sujin Kang


○ 로베르토 볼레 (1975~ ): 이탈리아 출신으로 발레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발레리노로 꼽힌다. 황금비율의 완벽한 신체 비율을 자랑한다.

[Sylvia] by Roberto Bolle


 물론 발레가 다소 가까이 하기 어려운 공연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발레공연의 스토리 자체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스토리로 공연을 보기 전 잠깐 읽어보면 이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최근에는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해설이 있는 발레공연도 이루어지고 있고, 이원국 발레단의 월요발레를 통해 항상 가까이에 있는 예술공연으로 쉽게 접할 수 있다. 충분히 예술보다도 아름다울 가치가 있는 우리의 삶 속에서, 일상에 지쳐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감각을 잊어버린 사람이 있다면, 발레공연를 찾아서 눈정화 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자료

영화 <왕의 춤>
도서 <에로스의 예술 발레>
네이버 발레용어사전, 메디컬코리아 편집부, 2011. 9. 5., 메디컬코리아
네이버 캐스트 <인물세계사>, 루이1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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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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