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독특하고 색다른 애니메이션을 찾는다면 “판타스틱 Mr. 폭스” [시각예술]

Fantastic Mr. Fox (2009)
글 입력 2015.12.1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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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Mr. 폭스(Fantastic Mr. Fox)>(2009)


개인적으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꽤 끌렸던 작품이다. 포스터만 봐도 요즘 극장에 걸리는 3D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판타스틱 Mr. 폭스>는 동화 작가 '로알드 달'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개봉년도는 2009년인데 지금 봐도 재미를 느끼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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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은 제목에도 써있듯 Mr.폭스이다. 폭스의 특기는 인간의 집에 있는 음식이나 동물들을 훔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물건을 자꾸 훔치면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동물은 위험해지기 마련이다. 폭스는 펠리시티와 결혼하면서 더이상 위험한 도둑질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왕년에 꽤 훔치던 본성이 어디 갈까? 신문 칼럼니스트로 살던 폭스가 바깥 세상으로 이사 오면서오면 절도 본능이 되살아난다. 그런데 하필 그 대상이 인간 마을의 악덕 농장주 3인방이었다. 분노한 농장주들은 폭스와 그 주변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파괴하려고 한다. 
결국 지하 세계에 갇혀버린 폭스와 그를 질타하는 동물들. 폭스는 열심히 머리를 굴려 ‘판타스틱한’ 작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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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인간의 대립은 많이 볼 수 있는 소재다. 이것에 대한 주제는 특히 마지막 부분, 늑대의 등장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사실 이 부분은 조금 쌩뚱맞아서 아쉬웠지만 크게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니다.
<판타스틱 Mr.폭스>는 담고있는 주제에 비해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 중 첫 번째는 Mr.폭스가 사람 같이 능청 맞고 매력적이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동물들이 순순히 당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에게 한 방 먹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보면 인간이 이기는 게 당연한데 농장주 3인방은 폭스를 잡지 못해 안달난다. 인간의 기술과 탐욕에 힘 없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꾀를 써 위기를 모면하고 생계를 해결하는 동물들의 모습이 보는 사람에게 통쾌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 영화는 폭스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본성을 따르며 살아야 행복하다는 주제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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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면 제작과정에 매우 흥미가 간다. 이 영화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데, 스톱모션은 한 프레임마다 대상에 변화를 주면서 한 컷씩 촬영하고, 나중에 이것을 합쳐 연속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기법이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는 퍼핏(인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작품 역시 컴퓨터 그래픽보단 인형을 이용해 만들었다. 아무래도 인형으로 만들다보면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것처럼 표정이나 동작을 자유롭게 만들 수가 없다. 그래서 제작자는 인형의 표정과 동작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줘야하는데, 이걸 하나하나 컷으로 찍다보면 많은 노동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로 이 작품의 애니메이터들은 <유령 신부>와 <코렐라인>에서 작업한 베테랑들이었지만, 인형을 뒤덮고 있는 털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았다는 후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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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Mr.폭스>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동물의 털이 바람에 휘날리는 것처럼 움직이고, 작은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에 공들인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스톱모션의 특성상 움직임이 실사처럼 부드럽진 않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약간의 뻣뻣함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묘미이기 때문이다.
동화책에 등장할 법한 캐릭터들은 저마다 개성있는 성격을 지녀서 매력이 있다. 심지어 악덕 농장주 3인방도 어딘가 허술해서 마냥 밉지만은 않다. 스펙터클한 디지털 영화에 익숙하다면 이 영화가 이질적이고 정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동화와 아날로그적 감성까지 맛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누군가 독특하고 색다른 애니메이션을 찾는다면 나는 이 <판타스틱 Mr.폭스>를 추천해주고 싶다.


[이해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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