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엄마가 좋아!'

글 입력 2015.11.1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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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엄마가 좋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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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인 힘이 있다. 언제나 좋은 느낌이다. 엄마를 생각하면 괜스레 웃음이 난다. 한편으로는 애틋하다. 학창시절 말썽 한두 번 안피워본 사람 없 듯 나도 남들만큼 엄마 속을 썩인터라 미안함이 마음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엄마와 함께 엄마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본 날이 있다. 그 시절 엄마는 참 단아하고 예뻤다. 풍성한 파마머리와 자주빛 정장이 참 잘어울리는 엄마였다. 그 모습에 반한 아빠는 왕복 10시간의 거리를 주말마다 오고갔단다. "내가 이렇게 예뻤는데"하며 푸념하는 엄마에게 해줄 말은 정해져 있다. "지금도 예쁘고 내일도 예쁠거야." 엄마와 어린 내가 함께 있는 사진을 보면 더 뭉클해진다.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만을 보여주고 싶은 듯 나를 바라보는 엄마의 따스한 눈빛은 사진 속에 선명하다. 내가 분유를 그렇게 잘 먹었다며, 동생들이 남긴 분유까지 다 먹어서 지금 그렇게 큰 거라고 깔깔 웃는 엄마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아이같다. 그렇게 앨범을 계속 넘기다보니 엄마의 앨범이 어느새 나와 동생의 앨범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엄마의 인생은 우리로 가득 차 있었고, 나는 엄마의 앨범을 다시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후 엄마의 사진을 많이 찍는다. '엄마와 딸'을 그린 연극을 말하려다보니 엄마 이야기만 한 것 같아 아버지께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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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우리네 삶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다. 서른이 넘도록 취직도 결혼도 못한 딸과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딸을 키우는 엄마의 감동 드라마이다. 여성스럽고 활동적인 그리고 탱고를 좋아하는 엄마와 언제나 츄리닝 차림에 컵라면이 할 수 있는 음식의 전부인 딸이 투닥거리는 모습이 참 나와 엄마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사별한 남편과 환상 속에 만나는 장면이다. 바스락거리는 낙엽길을 걷다 남편이 홀로 떠나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머금었다. 갑작스러운 전개, 그리고 당황스러운 커밍아웃과 같은 극 전체를 흐리는 요소를 제외하고는 엄마를 상상하며 좋은 기분으로 볼 수 있는 연극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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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공연명 : 내가 가장 예뻤을 때
ㅇ 기간 및 장소 : 2015.10.02~2015.11.22 / 예그린 씨어터
ㅇ 티켓가격 : 전석 4만원
ㅇ 공연시간 : 화, 수, 목, 금 오후 8시 / 토 오후 3시, 6시 / 일 오후 3시 * 월요일 공연 없음
ㅇ 공연기획 : 마루컴퍼니
ㅇ 공연제작 : 프로덕션 옆집누나/ 예그린 씨어터
ㅇ 공연후원 : 슈나이더
ㅇ 공연문의 : 010-2867-6235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우리네 가정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억지스러운 웃음도 감동도 없는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공연 관람 후 누구나가 동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딸'은 '엄마'에 대해서, '엄마'는 또 자신들의 '엄마'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잔잔한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실제 극작가이며 연출자인 오승수 연출자와 그 엄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며 리얼한 대사 또한 이들 모녀의 실제 언어인 까닭에 진정성이 묻어난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네 가지 사랑이야기를 보여준다. 딸에 대한 엄마의 독특하면서도 여유로운 사랑, 엄마에 대한 딸의 뒤늦은 사랑, 그릭 딸과 수양 아들로 자란 남자아이의 친구같은 사랑, 무엇보다도 엄마도 여자였구나 하고 생각하게 하는 엄마의 가슴 설렌 사랑!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사랑이지만 그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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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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